[시사오디세이] 교육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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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교육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김정태 배재대 영어과 교수

  • 승인 2022-04-18 08:35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정태 배재대 영어과 교수(시사오디세이)
김정태 교수
지금은 인구절벽의 시대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0년 기준 0.84명으로 전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CNN 뉴스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이 아이를 낳아 18세까지 양육하는데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나라로 나타났다. 그 뒤는 중국과 이탈리아였다.

왜 이런 인구절벽의 시대가 온 것일까? 1997년 발생한 IMF 사태(동아시아 경제 위기)의 영향으로 그 이듬해부터 청년들이 결혼을 못 해서 출산율이 급감했다. 그런데 이 출산율 급감의 주범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양육비 부담이 꼽히고 있다. 양육비 중 가장 높은 비중은 바로 자녀교육비다. 며칠 전 신문기사를 보니 미국의 대학 교육비는 훨씬 비싸지만 학자금 대출을 통해 부담이 학생 본인에게 전가되고, 부모의 부담은 그만큼 덜게 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자녀교육비 부담은 오롯이 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자녀교육비 부담은 대부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에 지출되는 사교육비로 인한 것이다. 즉, 대학교 서열화로 인해 상위권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입시의 무한경쟁 늪에 빠진 학부모와 자녀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무한경쟁의 대학입시로 인해 초중고 통틀어 행복한 청소년이 거의 없다. 대학입시의 후광효과가 초등학교까지 내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학원과 과외를 통해 선행학습을 받아야 한다.



둘째, 학부모들도 사교육비 부담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살 수 없다. 자녀교육에 쏟아 붓는 비용은 가족들의 여가생활을 포기하게 만든다. 자녀의 학원비와 과외비에 들어갈 돈은 가족들이 즐거운 여행을 가거나, 연극이나 영화관람 등의 문화생활을 못 하게 만든다. 심지어 조부모댁을 방문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진다.

셋째, 노후자금을 미리 끌어다 자녀교육에 올인하면서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들 중 최고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이렇게 높은 노인 빈곤율은 심각한 자살률로 이어지고 있다. 노인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상 매우 심각한 사회현상이 아닐 수 없다.

넷째, 높은 자녀교육비는 저출산으로 이어져 인구절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소득의 양극화로 인해 결혼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부담스러운 자녀교육비에 자신들의 미래를 볼모로 잡히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200조의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이 문제를 해결한 근본적인 처방은 교육개혁에 있다. 20∼30대 청년들이 결혼을 많이 하고 자녀를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소득 양극화의 해결책은 논외로 하겠다. 만약 정부가 가장 가성비가 높은 교육개혁에 투자해서 높은 교육비 부담을 줄여준다면 간단히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교 서열화로 인한 대학입시의 후광효과로 발생하는 무한경쟁을 해결해 주기만 하면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문제의 절반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전국 대학교들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지방대학교들에 대규모 재정지원을 하자. 특히 지방 거점대학교와 사립대학교에 서울 수도권 수준의 재정지원을 해주어서 교육수준을 상향 평준화 한다면 굳이 내 고향을 떠나 서울로 대학을 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론 학사를 부실하게 운영하는 비리 대학교들은 과감히 징벌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현실은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OECD 국가 평균의 2배가 넘고, 대학교 등의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예산이 초중고교 투자 예산보다 적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우리 정부는 고등교육 투자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둘째, 대학교 서열화 타파를 위해 대학교 공동입학제를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국공립대학교의 비율은 약 13%이고, 사립대 비율이 87%에 달하는 기이한 구조다. 이런 구조 속에서 아무리 국공립대학을 네트워크화해도 서울·수도권지역의 대형 사립대학교들의 굳건한 지위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공립대들과 사립대들을 포함한 공동입학제를 시행해야 대학 서열화 타파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수능시험의 수준을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으로 낮추고 주관식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교과서 수준으로 낮추어 고등학교 자격고사화하여 학생들이 학습량을 줄이고, 객관식 찍기를 유발하는 문항들을 주관식으로 바꾸어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협업을 통해 길러주는 교육활동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넷째. 초중고 국가교육과정의 간소화를 통해 미래인재 개발에 필요한 역량을 계발하도록 하자. 현재의 국가교육과정은 너무도 세밀하고 방대하여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내용은 이해하지도 못한 채 진도 나가기에 급급하다.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가교육과정을 간소화하고, 교사 수업의 자율권을 보장해야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창의적인 문제해결역량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300년경에 민족 소멸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저출산 인구절벽을 해결할 방책 중 교육투자는 가장 가성비가 높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새 정부는 과감한 교육개혁을 외치면서 정시확대 정책이 답이라고 말하는 대신 진짜 교육개혁에 나서길 바란다. /김정태 배재대 영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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