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30년 후 금산의 미래를 생각한다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30년 후 금산의 미래를 생각한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4-02-27 16:30
  • 신문게재 2024-02-28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서울에서 유턴해 금산에 소아과 의원을 개설한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화학적으로도 금산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되던 1999년부터 지역의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섯 분의 충남도지사를 만났다. 이 분들 중에 금산에 애정을 갖지 않은 분은 한 분도 없었다.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했고, 지역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원하는 현안은 이뤄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훌륭한 충남도지사들이 오랫동안 금산에 애정을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었지만 지난 30년 간 금산의 인구는 반토막 났다. 인구 5만을 지키기 위해 박범인 군수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금산이 인삼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20년일 거라고 생각한다.'던 김행기 군수의 예언은 현실이 되어 지역 경제는 매우 힘들다. 이완구 지사는 '북쪽(천안/아산)에 가면 입이 벌어지는데, 남쪽만 내려오면 머리가 아프다. 무엇으로 먹여살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니...' 라고 했다. 급변하는 세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며 살았던 금산의 지도자들과 주민들 책임이 가장 클 것이고 금산은 그 대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30년이 흐른 뒤의 금산의 모습은 어떨까? 이대로라면 아마도 인구 2만 5천의 농촌이지 않을까? 이렇게 온도 올라가는 냄비 속에서 목욕을 즐기는 개구리의 신세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요즘 정치권에서 이슈로 떠오른 메가시티에 길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충청권 메가시티는 아마 내 생전에 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니, 대전과의 통합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963년에 금산의 지역 선배들이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가게 해달라고 청원했을 때 그 분들이 원한 것은 '충남'이 아닌 '대전'으로의 접근이었다. 전주는 길도 험하고 거리도 70㎞나 되지만 대전은 30㎞ 밖에 되지 않아 교류가 활발하니 대전으로 가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대전이 광역시가 되면서 금산은 충남에 남았고,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전하면서 더욱 외로워졌다. 대전도 세종시로 인구를 빼앗기면서 150만 인구가 무너졌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도하려 해도 부지 마련이 어렵다고 들었다. 금산은 대전보다 면적이 더 넓다. 인구는 대전의 1/30이다.

만약 통합이 된다면 과연 금산은 좋아질까? 30년 전에 시도했던 지역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1995년에 대전과 광주를 제외한 광역시들이 농촌 지역을 하나씩 품었다. 30년이 거의 지난 지금, 그 동네를 보자. 섬 지역인 강화와 옹진은 큰 변화가 없다. 대구시 달성군은 인구가 12만에서 26만으로 늘었다. 달성군 구지면은 면적의 거의 반이 국가산단으로 조성되어 있다. 대구시가 계획한 프로젝트를 면적 넓은 달성군에 몰아준 덕분이다.

부산시 기장군은 멸치와 미역밖에 없던 어촌 마을이었지만 관광도시 부산이 새로운 인프라를 모두 기장으로 유치했다. 아난티를 비롯한 휴양시설, 관광단지, 과학관, 롯데월드 등이 기장으로 들어오면서 어촌 마을 기장도 천지개벽했다. 울산시 울주군은 각종 교육시설을 비롯한 많은 시설들이 입주하면서 10개 읍면 중 면 5개, 읍 5개인 동네가 울주군이다.

금산이 가야 할 길도 달성/기장/울주의 방향이라야 한다. 대전에서도 대덕연구단지를 확장해서 제2 연구단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우주단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금산이 부지를 제공할 수 있다. 충남 금산은 15개 시군 중 하나일 뿐이지만 대전시 금산은 대전의 유일한 농촌이 될 것이니 금산이 신선한 농산물의 주요 공급처가 될 수 있다. KAIST를 비롯한 연구기관들이 인삼의 현대화를 위해 힘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고, 광역교통망도 쉽게 개설될 수 있다. 대전과 금산은 서로 윈-윈할 수 있다.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이 있다. 이 분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 오해는 풀고, 소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산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대전시 <금산군>을 원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물품 전달식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