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 아카이브] 32-오류동 동전 압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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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학 아카이브] 32-오류동 동전 압사 직전

박헌오 (사)한국시조협회 고문

  • 승인 2025-04-28 16:49
  • 신문게재 2025-04-29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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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중구 오류동 공영주차장 한켠에 세워진 '박용래 시인의 옛 집터' 비석 /중도일보DB
지난 4월 14일 가랑비가 내리는 오류동 길을 걷게 되어 마침 박용래 시인 창작의 산실이었던 청시사 옛터를 찾아갔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눈물짓고 시를 쓰시던 시인의 모습이 생각나서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100인의 시인 가운데 한 분이며 전국적으로 '대전의 시인'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시인 박용래는 오류동 골목 집을 '청시사'라 이름 짓고 시만 쓰다가 생을 마쳤다. 한국의 수많은 문인이 방문한 기념적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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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옛 집터' 비석 앞에 그려진 주차면 모습. 대전을 대표하는 시인의 옛집터 비석을 위한 주차면 1개면조차 배려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중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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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입구에 세워진 박용래 시인 옛집터 알림판 /중도일보/DB
여기에는 문인들이 앞장서 조촐하게 「시인의 옛 집터」라는 비석을 세우고 비석 아랫부분에 「오류동 동전」이란 유명한 시를 새겨 놓았다. 대전이 문화의 고장이라 하고 대전시민을 문화시민이라고 한다면 소중한 문화적 명소로 여기는 것이 당연한 문화자산이다.

그런데 자동차가 앞을 가리고 서 있어서 그 시비 앞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 차가 뿜어대는 매연을 견디고 있었고 자칫 운전을 잘못해서 후진한다면 그 시비(詩碑)는 압사당할 것만 같았다.

그러잖아도 아까운 시인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생각까지 떠올라 가슴이 저렸다.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주차장에서 단 세대의 주차공간만 줄여서 꽃을 심어준다면 주민들에게도 또 아이들에게도 얼마나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공간이 될 것인가?



박헌오 (사)한국시조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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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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