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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
명분 없는 정치에 감동은 없고, 절차를 무시한 권력에는 정당성이 없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대통령 만들기 시즌2'는 그야말로 자멸을 향한 폭주다.
김문수는 당내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선후보다.
그런 김문수에게 "한덕수와 단일화하라"고 요구하는 건, 경기로 치면 예선을 치른 선수에게 부전승으로 올라온 후보에게 우승컵을 넘기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정당이 스스로 마련한 룰을 뒤엎는 모습은 더 이상 보수정당이라 부를 수 없다.
국민의힘은 지금 명분도, 체제도, 색깔도 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 모든 무리수의 핵심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있다.
대선도, 총리도, 이번 단일화 시도도 윤석열 낙하산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윤석열식 '비정치 정치'의 전철을 다시 밟겠다는 무모함이다.
이쯤 되면 정당이 아니라 캠프에 가깝다.
진짜 보수라면, 최소한 정당이라면, 내부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그 과정을 명예롭게 지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부에서 치열하게 갈등하고 충돌하더라도 밖으로는 일사불란한 조직력으로 뭉치는 모습이 정당의 기본이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만들어낸 절차를 무시하고, 당의 정체성과 철학을 희생하는 순간, 그 당은 더 이상 보수도, 정당도 아니다.
그저 권력을 위한 껍데기일 뿐이다.
해체가 답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 새로운 체제, 새로운 사람.
지금 국민의힘엔 이 세 가지가 모두 없다.
그렇다면 남은 건 단 하나다.
기존의 모든 틀을 부수고 다시 시작하는 것.
보수가 다시 살아나려면, 기득권과 단절한 참된 보수부터 복원해야 한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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