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면접에서 불합격한 터여서 반가움은 더 컸다. 당초엔 3월 6일, 오늘이 직접 면접 예정이었다. 하지만 더욱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영상통화 형식의 면접으로 바뀌었다.
그에 대한 대비를 하던 중 모 일보에서 다음과 같은 뉴스를 봤다. = "[反조국 집회 후원금 냈다고… 수천 명 계좌 뒤진 경찰]
- 주부 A(53)씨는 지난 2월 21일 은행이 보낸 '금융거래 정보 등의 제공사실 통보서'를 받았다. 서울 종로경찰서의 요청에 따라 A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넘겨줬다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 경찰이 A씨 은행계좌를 추적했다는 것이었다.(중략)
경찰이 작년 개천절 서울 광화문 범(汎)보수 집회를 주도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소액 후원자 계좌까지 대대적으로 들여다본 사실이 2월 26일 확인됐다. 계좌를 조회당한 사람은 최소 수천 명으로 추정된다.(중략)
고발인은 '나꼼수' 출신 친문(親文) 방송인 김용민씨가 이끄는 시민단체였다.(중략) 계좌를 조회당한 사람은 수천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범투본 계좌에는 수년간 약 8000명이 돈을 보냈다고 한다.(중략)
범투본 계좌에 3만원을 보낸 한 시민은 "불법 모금을 조사하려면 돈을 모은 사람들의 통장만 조사하면 될 것 아니냐"며 "무서워서 어디 성금이나 낼 수 있겠느냐"고 했다.(후략)" =
이 뉴스를 보는 순간. 정나미가 십 리, 아니 백 리 이상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集會)의 자유는 기본이다. 오죽했으면 국어사전에서 '집회의 자유'를 검색해도 다음과 같은 설명이 등장할까!
= "언론·출판·결사의 자유와 함께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자유의 하나. 여러 사람이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한곳에 모이는 자유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으나 계엄법·형법·보안법 따위의 규정에 따른 특정한 경우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
따라서 경찰이 범투본에 성금을 낸 소액 후원자 계좌까지 대대적으로 들여다본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계엄법과 보안법 따위의 규정에 따른 특정한 경우'라는 셈법이 도출되는 셈이다.
아무리 친문 방송인이 이끄는 시민단체가 고발 주체였다곤 하되 너무 했다는 느낌에 반발심이 쓰나미로 들이닥쳤다. 사람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이다. 따라서 사람마다 모습이나 생각이 저마다 다른 것이다.
이를 포용하고 관용으로 보듬는 것이 국가이며 정부고, 정부기관이다. 평소 '도전 DNA(유전자의 본체)'가 남다르다고 자부하는 터다. 그래서 고작 초졸 학력임에도 두 권의 저서를 발간했으며, 다수의 기관과 지자체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기사와 인터뷰 등이 채택되면 고료를 받을 수 있는 때문이다. 모 정부기관의 2020 정책기자단 공모 합격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내 양심에선 더 이상 그것을 용인하지 않았다.
그 기관의 담당자에게 전화할 작정이다. "나는 더 이상 현 정권의 주구(走狗) 노릇은 하기 싫습니다. 그러므로 2차 면접은 스스로 포기하겠습니다!"
평소 '포기'란 배추를 셀 때나 쓰는 용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다르다. 포기(抛棄)도 때론 용기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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