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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기는 찜통더위와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감기에 걸리거나 생활리듬이 깨져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전지역 병·의원에는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로 인해 에어컨에 지나치게 노출돼 여름 감기에 걸리거나 무리한 운동 등으로 더위를 먹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비롯해 콧물, 코막힘, 기침, 재채기 등의 일반적인 증상 외에 인후통, 고열, 객담, 설사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조 모(34)씨는 “처음에는 더위를 먹은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콧물에다가 편도선까지 부어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증세가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며 “말로만 듣던 냉방병에 호되게 당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름철 감기는 크게 습(濕)과 고온에 의해서 발생하게 된다.
습에 의한 감기는 비를 맞거나 물놀이 후 젖은 채로 에어컨, 선풍기를 쏘였거나, 장시간 습한 장소에 머물렀거나, 소나기 등으로 습한 기운이 인체에 침입했을 때 나타나며 주로 장마 때 많이 나타난다.
습한 기운은 주로 관절에 영향을 주어 전신 관절이 쑤시고 식은땀을 많이 흘리게 되며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가래가 많아진다.
최근에는 발열과 함께 목이 헐어서 오는 환자들도 많은데 고온, 다습한 날씨가 계속돼 인체의 저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가 많아진 결과다.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는 “지나친 냉방으로 인한 급격한 온도 변화는 인체의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냉방병의 경우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름철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가급적 실내온도를 외부온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유지하고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을 자제해 병을 예방해야 한다”며 “의심증세가 나타날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달 초까지 폭염을 동반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밤과 새벽에도 최저 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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