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오페라 '마탄의 사수' 콘체르탄테

  • 문화
  • 공연/전시

[공연리뷰] 오페라 '마탄의 사수' 콘체르탄테

심성식 전 침례신학대학교 교수

  • 승인 2022-09-15 15:30
  • 신문게재 2022-09-16 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심성식
심성식 전 침례신학대학교 교수
얼마 전 음악회장에 갔다가 대전시립합창단이 대전예술의전당과 공동으로 오페라 '마탄의 사수'를 콘체르탄테로 공연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콘체르탄테는 실제 오페라 공연이 아니라 오페라를 연주회로 진행하는 공연이다.

일반적으로 오라토리오나 칸타타를 오페라 형식으로 바꿔 공연하는 경우는 자주 있으나 오페라를 연주회형식으로 공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 드문 기회를 이번 대전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에서 만나게 되었다.

오페라 '마탄의 사수(Der Freischtz)'는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창시자 베버(Carl Maria von Weber)의 7번째 오페라로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으며 후대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사랑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 악마와 거래한 젊은 사냥꾼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원작과 달리 해피엔딩 결말을 맺고 있다. 이 오페라의 용서와 화합의 메시지는 작금의 우리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 우리에게 더욱 큰 울림으로 전해진다.

8월 30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대전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새로운 형식의 연주회가 시작을 알리며 대전시립합창단원들이 무대에 입장한다. 이내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진다. 지휘자가 등장할 때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인데 합창단원들이 무대에 모두 입장할 때까지 계속 박수를 보내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러한 박수 세레모니가 시립합창단 연주 때마다 반복되는 것은 대전시민들의 합창단에 대한 깊은 애정의 발로가 아닐는지.



이윽고 서곡이 시작되면서 빈프리트 톨 지휘자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음악적 해석이 연주회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서곡이 흐르는 가운데 호른 주자들이 연주하는 '내주여 뜻대로'의 찬송가 선율은 우리에게 경건한 감동을 준다. 또한 오페라 3막에서 우리 귀에 익은 '사냥꾼의 합창'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인해 행복한 감정에 빠져든다.

이번 오페라 콘체르탄테가 성공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연주회 전체를 이끌어가는 빈프리트 톨 지휘자의 탁월한 통솔력과 합창단의 뛰어난 연주력, 오케스트라의 세련된 앙상블, 제한적 공간을 극복한 연출력, 위트 있는 해설자의 역할, 그리고 주요 배역을 맡았던 연주자들의 돋보이는 연기력과 연주 기량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사실 독일 오페라는 징슈필(Singspiel)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원어로 공연할 때 어려운 점이 가사의 발음이다. 징슈필은 이탈리아 오페라처럼 대사를 노래형식에 의존하지 않고 대화형식으로 진행해야 하므로 원어민이 아니고서는 발음의 문제를 극복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런 발음문제도 훌륭히 소화해낸 연주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대전시립합창단이 기획하는 다음 연주회가 기다려진다. 그것은 그동안 우리에게 보여줬던 합창단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도전에 대한 결과물을 설렘으로 기다리는 것이리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3.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4. [대전다문화] 열대과일의 나라 태국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 두리안을 즐기기 전 알아야 할 주의사항
  5.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1.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2.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3. [대전다문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4. [대전다문화] 7월 17일 '제헌절', 대한민국 헌법이 태어난 날입니다
  5. 한국영상대 학생들, 웹툰·웹소설 마케팅 현장에 뛰어들다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대통령, 4일 취임 후 첫 대전 방문 ‘타운홀미팅’

이재명 대통령, 4일 취임 후 첫 대전 방문 ‘타운홀미팅’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대전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 시간을 갖는다. 국민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과 질문을 하는 자리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해 과학기술인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미팅은 사전에 참석자를 선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전날인 3일 오후 2시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일정을 공개하고 행사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300여 명을 참석시킨..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