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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에 설치된 인구 현황 안내판. /사진=이은지 기자 |
실제 2023년 2월 39만 명을 돌파한 이후 2년 4개월째 증가세 둔화로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30년 완성기 기준 약 70만 명 목표 인구에 이르려면, 매달 1000여 명이 늘어야 하나 최근 추세는 월평균 316명으로 1/3에 그치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 직원 850여 명을 포함한 최소 1000명 안팎의 대이동이 연말부터 시작되면, 39만 명 대 박스권은 3년 가까이 유지될 것이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로선 악재만 있을 뿐, 추가적인 인구 유입 요인도 찾기 힘들다.
14일 세종시에 따르면 7월 11일 기준 인구는 39만 8617명(외국인 포함)으로 출범 당시 옛 연기군 9만여 명에서 30만 명 늘었다. 2012년 7월 10만 751명이던 인구는 불과 6년만인 2018년 5월 3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앙행정기관을 세종시와 대전시가) 다가졌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표현에 해당하는 중앙행정기관 이전(행복도시 건설 1단계)에 힘입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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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인구는 수년새 박스권에 갇혔고, 수도권 과밀 해소 취지는 퇴색되고 있다. 사진=세종시 통계 갈무리. |
2020년 수도권이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을 확보할 사이 세종시는 뒷걸음질을 이어갔다. 연간 1만 명 대에서 다시 7000명, 3900명대로 가파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2025년 6월 유입 인구는 12명에 그쳤다.
수도권은 2024년 개통한 광역급행철도(GTX)에 힘입어 남하 저지선을 더욱 확고히 구축할 사이, 세종시로 유입 노선은 수년간 엉뚱하게도 대전과 충남·북으로 향했다.
세종시가 출범 초기부터 완성기인 2030년까지 목표로 세운 80만은 차치하고, 65만 명도 버거운 상황이다. 2040년 78만여 명 도시 진입도 물음표를 달게 한다. 이 역시도 낮춰 잡은 수치다.
시의 장래 추계인구와 출산율을 고려하면, 이 수치도 장밋빛 미래에 가깝다. 통계청이 2022년 발표한 세종시의 장래 추계인구는 2030년 49만 7000명, 2040년 58만 5000명에 그쳐 시의 계획인구와 수십만 명의 간극을 보여준다.
평균연령 39.4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세종시의 출산율도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시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1.89명)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2016년(1.82명)부터 반락해 지속 내림세다. 2012년 출범 이후 꾸준히 1%대를 유지하던 출산율은 2023년(0.97) 처음으로 1%선이 붕괴됐고, 2024년엔 1.03%으로 소폭 반등해 전남과 함께 전국 1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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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2040 도시기본계획에 게재된 연도별 인구 현황. /세종시 제공 |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한 '윗돌' 대신 해수부 이전이란 '아랫돌' 빼가기는 결국 세종시의 인구 감소세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내 공동주택 입주 물량만 보더라도 2030년까지 20만 호 공급을 계획한 가운데, 현재 공급된 13만 5000호를 제외하면 남은 물량은 6만 5000호뿐이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임대아파트거나 면지역 등 외곽 공급이 많아 2027년 이후 합강동 스마트시티 등의 공급 물량에만 기대야 하는 현실이다.
결국 인구 유입과 행정수도 건설의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여성가족부·법무부·감사원, 대통령 및 국무총리 직속 위원회 이전 등 해수부 이전에 상응하는 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21년간 미뤄진 행정수도의 꿈도 이제는 현실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구소멸 위기에 놓은 읍면지역 활성화 효과도 이끌어 내야 한다.
세종시 도시과 관계자는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산은 표준적 인구증가 추세를 고려한 것으로, 행정수도 계획도시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그간 행정수도 개발사업이 신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2030년 완성기를 앞두고 인구 10만 명의 읍·면 지역으로도 개발 수요가 확산되도록 국가산단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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