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협회(회장 임채청)는 14일 '새 정부 신문산업 활성화 정책과제'를 대통령실과 국정기획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에 각각 전달했다.
신문협회는 "신문의 위기는 저널리즘의 위기이며 이는 곧 국가경쟁력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뒤, "정부는 신문을 단순한 산업이 아닌 민주주의와 공공가치 수호의 주체로 인식하고, 지원 정책·제도를 추진해야 한다"며 신문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신문협회가 정부에 전달한 신문산업 활성화 정책과제는 △신문-포털 불공정·불평등 거래 정상화 △뉴스 저작권 보호 위한 관련 법 개정 △언론 지원 기금 확충 △언론 규제 법안 폐기 △신문 지원 법·제도 도입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활성화 등 여섯 개 분야다.
신문협회는 먼저 '신문-포털 불공정·불평등 거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현재 포털은 독과점인 반면, 포털의 뉴스 제휴 매체는 1,000여 개로 공정한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 이 때문에 언론사가 고비용을 들여 생산한 뉴스정보가 헐값으로 포털에 넘어가는 불평등·불공정 거래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신문협회는 공정한 디지털 뉴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적정 전재료 산정 기준 마련'과 '뉴스 배열 알고리즘 공개 의무화'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생성형 AI의 뉴스 콘텐츠 무단 학습을 막기 위해 'AI 학습용 뉴스콘텐츠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도 제안했다. 신문협회는 특히 "정부가 차세대 AI 국가 전략으로 '소버린 AI'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AI 학습용 뉴스데이터 활용에 대한 명확하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협회는 두 번째 정책과제로 '뉴스 저작권 보호 위한 관련 법 개정'을 제안했다. 언론사가 막대한 투자와 수많은 정제과정을 거쳐 생산한 뉴스 콘텐츠를 누구나 손쉽게 생성형AI와 거대 포털의 뉴스 유통망을 통해 무료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저작권 침해행위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뉴스 저작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률 규정은 미흡한 상황.
이에 신문협회는 AI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뉴스 저작권 보호 법률 체계가 시급하다고 보고, '저작권법'과 'AI 기본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저작권법의 저작물 예시에 '뉴스기사'를 포함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로 규정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AI기본법에 AI 학습데이터 출처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신문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 번째 정책과제는 '언론 지원 기금 확충'이다. 언론은 민주주의 발전에 꼭 필요한 공적인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진흥기금(2024년 기준 479억 5800만 원)은 문화예술진흥기금(2조 2704억 원), 방송통신발전기금(9054억 원), 정보통신진흥기금(9825억 원) 등 타 산업 진흥기금에 비해 초라한 수준.
신문협회는 "현재 운영 중인 언론진흥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토대로 기금 재원과 규모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기금 확충 방안으로는 ▲언론진흥기금에 대한 국고 출연 ▲언론진흥기금 확충을 위한 별도의 재원 발굴 ▲정부광고대행 수수료 수익의 기금 출연 확대 ▲인터넷 정보통신 관련 기금 일부를 뉴스콘텐츠의 제작에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뉴스 콘텐츠를 활용해 검색·광고·AI학습 등 상업적·기술적 용도로 활용하는 포털 및 AI사업자에게 '디지털 저널리즘 기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가했다.
'언론 규제 법안 폐기'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신문협회는 "22대 국회가 출범하며 언론보도에 '징벌적 손배제' 도입, 정정보도시 원보도의 크기 및 분량으로 게재토록 하는 등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언론중재법·신문법·정부광고법 개정안들이 내용의 수정·보완 없이 그대로 발의됐다"고 지적한 뒤, "이러한 법률 제·개정안은 언론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으므로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신문사 세제 지원 확대 ▲기자 교육 지원 ▲신문 수송·우송비 확대 편성 등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활성화'도 신문산업 활성화 정책과제에 포함됐다.
신문협회는 "정부의 미디어 정책의 기본 원칙은 양질의 뉴스 콘텐츠가 원활하게 생산·유통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허위 조작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게이트키핑과 팩트 체킹을 충실히 수행하는 저널리즘이 활성화되도록 선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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