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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중심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2025년 7월 양 도시 간 우호 협력도시 양해각서(MOU) 체결은 상호 강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세종시 입장에선 역발상으로 스플리트시의 관광 산업 강점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세종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통계 기준 2019년 259만 1000명, 2023년 175만 명 방문으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계단 앞선 순위의 광주는 499만 2000명에서 209만 8000명으로 줄었다.
관광객이 넘쳐나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원하는 스플리트시가 세종시에 시사하는 부분은 분명했다. 길거리와 보도에 자연스레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 데크에서 여유와 쉼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우선 눈에 띄었다. 일정한 기준과 구역을 정해 음료·음식존을 충분히 허용한 효과로 다가왔다.
세종시도 지난해 12월부터 이 같은 개념의 전면 공지 활성화 구역 신청을 받고 있으나 상권별 체감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구역 지정을 받으면, 나무바닥(데크) 등 일부 시설물의 설치가 허용돼 상가의 영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폭은 기존 시범구역의 최대 2m에서 3m로 넓혔다. 신청 기회도 연간 1차례에서 상시 접수로 전환하고, 소유자 동의 비율도 기존 67%에서 50%로 완화했다. 제도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방문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담아내는 그릇의 크기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플리트시의 중심 상업구역 기능 집적화도 참고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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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축제가 열리는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주변 상권. 사진=이희택 기자. |
이에 반해 세종시의 메인 관광지로 통하는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국립수목원, 국립박물관 일대로 다양한 연계 기능은 부재한 게 사실이다. 금강 이남의 이응다리 앞 수변공원도 이 점에선 마찬가지다. 방축천 상업거리와 어반아트리움 특화 거리 등 또 다른 거점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제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일대에는 카페 2곳과 가성비 레스토랑 1곳, 자전거,매점 등 이색 교통수단 대여소 등만 자리잡고 있다. 방문 후 다음 행선지를 정하려면, 도보로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을 보완할 부지와 소유자가 있음에도 13년째 방치되고 있다.
국립수목원 역시 1~2층 2개 식당과 카페테리아를 구축하고 있지만, 쇼핑이나 먹거리, 놀거리 등의 기능과는 동떨어져 있다. 숙박시설 역시 호텔 중심이고, 차량 이동 거리에 있다. 이응다리 인근 수변 상권은 먹거리 수요만 일부 충족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같은 현주소는 업종 등 각종 규제가 여전히 경직된 상태로 남아 있는 데서 비롯한다. 살아 움직이는 상권 공식은 세종시에서 통하지 않는다. 이에 상당수 상권과 시민들은 도시 미관 저해 우려에 앞서 과감한 규제 완화를 원하고 있다.
현재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해법이란 인식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선 세종시민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외지로 나가 역외 소비를 하고, 방문객들은 1박 2일 이상 체류할 유인 요소를 찾지 못해 거쳐만 가는 모습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관광 전문가들은 미래 행정수도 특화 관광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특화 요소들을 발굴, 육성하다 보면, 스플리트시처럼 넘쳐나는 관광객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예 불라스(Duje Vulas) 스플리트시 관광공사 실장은 "이제는 지역 주민들이 안정적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소음과 혼잡, 주택 재고 감소, 물가 상승 등의 난제로 인해 외곽으로 떠나고 있다"라며 "주변 도시로 관광 수요를 분산시키고, 관광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시 발전 동력을 찾고 있다.
첨단 AI 시스템으로 관광객 관리·통제를 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기법을 필요로 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 부분이 바로 세종시와 연결되는 접점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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