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리트시 vs 세종시' 관광산업 비교 불가...이면의 접점은

  • 정치/행정
  • 세종

'스플리트시 vs 세종시' 관광산업 비교 불가...이면의 접점은

스플리트시, '오버 투어리즘' 행복한 고민...국내 17개 시·도 중 관광객수 최저인 세종시
행정수도로 나아가는 세종시...지속가능 도시 숙제 안은 스플리트시
양 도시 간 우호 협력 강화...강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인 시너지 효과 기대

  • 승인 2025-07-31 05:11
  • 수정 2025-07-31 05:31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730_120029036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중심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관광객이 넘쳐나지만 새로운 미래 동력을 필요로 하는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시'. 미래 행정수도로 나아가고 있으나 유동인구 부족으로 베드타운 우려에 놓인 '세종특별자치시'.

2025년 7월 양 도시 간 우호 협력도시 양해각서(MOU) 체결은 상호 강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세종시 입장에선 역발상으로 스플리트시의 관광 산업 강점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세종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통계 기준 2019년 259만 1000명, 2023년 175만 명 방문으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계단 앞선 순위의 광주는 499만 2000명에서 209만 8000명으로 줄었다.

관광객이 넘쳐나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원하는 스플리트시가 세종시에 시사하는 부분은 분명했다. 길거리와 보도에 자연스레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 데크에서 여유와 쉼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우선 눈에 띄었다. 일정한 기준과 구역을 정해 음료·음식존을 충분히 허용한 효과로 다가왔다.



세종시도 지난해 12월부터 이 같은 개념의 전면 공지 활성화 구역 신청을 받고 있으나 상권별 체감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구역 지정을 받으면, 나무바닥(데크) 등 일부 시설물의 설치가 허용돼 상가의 영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폭은 기존 시범구역의 최대 2m에서 3m로 넓혔다. 신청 기회도 연간 1차례에서 상시 접수로 전환하고, 소유자 동의 비율도 기존 67%에서 50%로 완화했다. 제도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방문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담아내는 그릇의 크기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플리트시의 중심 상업구역 기능 집적화도 참고할 대목이다.

KakaoTalk_20250730_120029036_06
매년 여름 축제가 열리는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주변 상권. 사진=이희택 기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고대 유적(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중심으로 ▲명품 및 아울렛, 기념품, 공예품, 플리마켓 상업구역 ▲리바(Riva) 해안 산책로 ▲각종 먹거리와 주류·취식존 ▲숙박시설 등의 기능을 도보 이동권으로 연결했다. 연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에 반해 세종시의 메인 관광지로 통하는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국립수목원, 국립박물관 일대로 다양한 연계 기능은 부재한 게 사실이다. 금강 이남의 이응다리 앞 수변공원도 이 점에선 마찬가지다. 방축천 상업거리와 어반아트리움 특화 거리 등 또 다른 거점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제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일대에는 카페 2곳과 가성비 레스토랑 1곳, 자전거,매점 등 이색 교통수단 대여소 등만 자리잡고 있다. 방문 후 다음 행선지를 정하려면, 도보로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을 보완할 부지와 소유자가 있음에도 13년째 방치되고 있다.

국립수목원 역시 1~2층 2개 식당과 카페테리아를 구축하고 있지만, 쇼핑이나 먹거리, 놀거리 등의 기능과는 동떨어져 있다. 숙박시설 역시 호텔 중심이고, 차량 이동 거리에 있다. 이응다리 인근 수변 상권은 먹거리 수요만 일부 충족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같은 현주소는 업종 등 각종 규제가 여전히 경직된 상태로 남아 있는 데서 비롯한다. 살아 움직이는 상권 공식은 세종시에서 통하지 않는다. 이에 상당수 상권과 시민들은 도시 미관 저해 우려에 앞서 과감한 규제 완화를 원하고 있다.

현재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해법이란 인식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선 세종시민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외지로 나가 역외 소비를 하고, 방문객들은 1박 2일 이상 체류할 유인 요소를 찾지 못해 거쳐만 가는 모습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관광 전문가들은 미래 행정수도 특화 관광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특화 요소들을 발굴, 육성하다 보면, 스플리트시처럼 넘쳐나는 관광객 관리에 골머리를 앓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예 불라스(Duje Vulas) 스플리트시 관광공사 실장은 "이제는 지역 주민들이 안정적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소음과 혼잡, 주택 재고 감소, 물가 상승 등의 난제로 인해 외곽으로 떠나고 있다"라며 "주변 도시로 관광 수요를 분산시키고, 관광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시 발전 동력을 찾고 있다.

첨단 AI 시스템으로 관광객 관리·통제를 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기법을 필요로 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 부분이 바로 세종시와 연결되는 접점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국여성경제인협 대전지회, 여성기업주간 맞이 디지털 역량 강화 '톡톡'
  2. 대전신세계, 무더위 피해 실내 공간 찾는 이들 위한 백캉스 쿠폰팩 선봬
  3. "서민 보양식은 옛말"...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6400원까지 고공행진
  4. [현장취재]고 오기선(요셉) 신부 35주기 및 돌아가신 모든 사제를 위한 추모미사
  5. "법 사각지대가 만든 비극"…대전 교제폭력 살인에 '방지 법 부재' 수면 위
  1. [인터뷰]김정수 오기선요셉장학회 회장… "‘고아들의 아버지’ 오기선 요셉신부를 기리며"
  2.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3. 대전교육청 "여름철 물놀이 조심하세요~" 안전 캠페인
  4. 을지대병원, 임금협상 잠정 합의…'진료 공백 없어'
  5. 과기연전 "PBS 폐지, 과기 생태계 정상화 첫걸음… 실질적 구조 개편 이어져야"

헤드라인 뉴스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본격적인 도시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 호남선 분기점으로서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철도망은 고속철도의 등장과 함께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서울역·수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대부분 경부고속선 또는 호남고속선을 따른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충청권광역철도와 충청급행철도(CTX) 등 신속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더불어 국가철도의 지역 연결성 강화로 재설정해 대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발굴과 5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충청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충남은 17개 시·도 중 2위의 수출실적을 자랑하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로 전반적인 탄력이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7월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25..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계룡건설산업(주)가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전지역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7월 31일 전국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시공능력평가' 결과 계룡건설산업이 전년 대비 2633억 원(9.7%) 증가한 2조9753억 원으로 5년 연속 2조 원을 돌파했다. 전국 순위도 두 계단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주)금성백조주택이 3884억 원으로 2위(전국 75위), 파인건설(주)는 2247억 원으로 3위(전국 114위), 크로스건설(주)는 1112억 원으로 4위(전국 217위),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송치완 학생’ 대통령상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송치완 학생’ 대통령상

  •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