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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화학과 장영태(왼쪽) 교수와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 연구그룹 김범수 박사. |
'신경세포'만 정확하게 찾아 형광으로 염색하는 'NeuO(뉴오)'의 비밀이 드디어 풀렸다.
포스텍 화학과 장영태 교수,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 연구그룹 김범수 박사 연구팀이 신경세포에 대한 'NeuO'의 선택적 염색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국제 화학 권위지인 '앙케반테 케미'에 게재됐다.
NeuO는 쥐부터 원숭이, 사람에 이르기까지 여러 동물의 살아있는 신경세포만을 염색하는 독특한 형광물질이다.
2015년 처음 개발된 이 분자는 이미 상업적으로 판매되며 세계 연구자들이 널리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NeuO가 어떻게 뇌 속 신경세포만 골라 형광을 내는지 그 원리는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고 그로 인해 NeuO 응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연구팀은 네 가지의 가설을 세웠다. ▲NeuO가 신경세포 단백질과 직접 결합한다는 가설 ▲세포막의 특정 통로를 통해 신경세포에서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가설 ▲NeuO는 모든 세포에 들어갈 수 있으나 비신경세포에서는 능동적으로 제거된다는 가설 ▲신경세포 안에서만 특정 효소에 의해 구조적 변형을 겪는다는 가설 등이다.
가설을 하나씩 검증한 결과, NeuO의 선택적 염색 메커니즘은 네 번째 가설로 설명됐다. 연구팀은 NeuO 오직 신경세포 내부에서 'PAK6(단백질 인산화 효소)' 효소에 의해 특수한 화학적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산화(Phosphorylation)'라고 불리는 이 화학반응은 단백질이나 분자에 인산기가 결합하는 과정이다. NeuO는 이 인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형광이 더 강해지고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신경세포의 내부에 머물게 된다. 즉, NeuO가 신경세포 속 특정 효소와 만나 '빛을 내는 분자'로 변환돼 세포 안에 축적되면서 형광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장영태 교수와 김범수 박사는 "연구는 뇌 속 신경세포를 세포 특이적 효소 활성에 기반해 더욱 정밀하게 추적·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진단에 활용할 신경세포 염색법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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