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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경제 화면 캡쳐 |
우리네 인생길은 고해(苦海)의 연속이라 했던가.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인간 세상은 괴로움이 끝이 없는 길이니 말이다. 여름 내내 지독스런 폭염으로 말미암아 얼추 반쯤은 죽었다 겨우 살아났다.
천만다행으로 태풍이 개입하여 무더위를 한순간에 쫓아냈다. 뿐만 아니라 찬바람까지 불어 아침저녁으론 제법 춥기까지 하니 이젠 ‘완전히’ 살아났다는 기분이다. 지난 8월의 무더위 때 절감한 거지만 추울 땐 옷을 껴입으면 된다.
하지만 더위엔 천하장사도 못 당한다. 그렇다고 발가벗고 활보할 수도, 천정부지로 부과되는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맘대로 켤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우려했던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한 요금 폭탄 우려가 그예 현실로 나타났다.
주변의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하나 같이 정부(한전)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주택용 전기 판매 단가는 123.69원/khw라고 한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는 107.41원/khw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동안 산업용 전기 우대라는 핍박에 시달려온 셈이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 국민들이 추가로 지불한 요금은 최근 5년간 6조6089억 원에 달하는 반면 산업용은 같은 기간 7조5000억 원의 절감 혜택을 받았다고 하니 마치 주객이 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하여간 서두부터 ‘고해’ 운운한 것은 다 까닭이 존재한다. 지금이야 잠시 시원하지만 곧 추운 겨울이 닥친다. 추우면 응당 난방을 해야 되는데 여기에도 전기 내지 가스, 혹은 등유 등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없는 서민의 입장에선 다시금 지난여름 폭염에 시달렸던 만큼의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는 논리가 쉬 성립된다. 어제 통장으로 근로장려금이 들어왔다. 많은 액수는 아니었지만 흡사 빈 집에 소가 들어온 듯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한데 그 돈을 찾아 아내에게 주면서도 눈치를 살펴야 했다. “이 돈으로 추석은 못 쇠겠지?” 아내의 눈꼬리가 뺑덕어멈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근로장려금은 저소득 근로자 또는 자영업자 가구에 대하여 가구원 구성과 총급여액 등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근로빈곤층의 근로를 장려하고 실질소득을 지원하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제도이다.
1975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한 이래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선진 7개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의 '근로 장려를 위한 조세특례'에 따라 2008년부터 시행하여 2009년에 첫 근로장려금을 지급하였다.
천양운집(千洋雲集)이란 천 가지의 좋은 일들이 구름처럼 모인다는 의미다. 그러나 가파르고 고된 우리네 인생길에 어찌 좋은 일이 무려 천 가지나 발생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얘긴데 천 가지는 고사하고 다만 다음의 세 가지만이라도 보였으면 참 좋겠다.
우선 가정용 전기료의 시급한 조정이다. 이어 급여의 현실화다. 끝으로 내년부턴 근로장려금을 안 받아도 될 만치 주머니가 넉넉했음 하는 것이다. 세상살이 참 힘들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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