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돈 걱정없이 병원 치료 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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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돈 걱정없이 병원 치료 받으려면

  • 승인 2017-09-12 15:20
  • 신문게재 2017-09-13 22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조강희 재활의학회 이사장
우리나라의 OECD 평균에 비해 적은 의료비를 사용하면서도 평균보다 높은 기대수명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나 많다. 얼마 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진료 부분의 급여화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율이 지난 10년간 60% 초반에서 정체돼 여전히 국민들이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선진국보다비해 매우 높으며,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제한할 정도로 심각하다. 또한 인구당 진찰 건수, 의사당 진찰건수, 평균재원일수 등도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일면 생산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제공되는 의료의 질이 떨어지며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재활의학과는 전문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 즉 뇌 손상, 뇌졸중, 척수손상, 절단 등으로 신체 기능의 손실을 발생한 환자를 재활(再活), 즉 다시 활동하게 하는 진료 분야이다.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재활치료가 장기간의 입원 및 통원치료가 필요하며, 입원치료 후에도 장애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 여명 동안 전문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장애가 발생하고 고착이 된 경우 이러한 재활치료의 목적은 장애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장애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가정, 직장, 학교로 최대한 빨리 복귀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독립적으로 생을 영위하게 해주는 것이 목표이며, 오히려 장기간의 입원 재활치료는 환자의 사회복귀를 방해한다.



원인 질환마다 다르지만 젊고 의지가 충분한 척수손상 하지 마비 환자는 수상 후 빠른 경우 3개월의 집중재활치료로 병원에서 스스로 자동차를 운전하고 퇴원할 수 있다. 물론, 퇴원 후에도 정기적인 외래 통원치료, 약물, 추적검사 등이 필요하며, 본인의 관리, 의학적 지원, 사회적 배려가 충분하면 정상인과 다름없는 여명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많이 다르다. 장애가 고착됐다는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보다는 본인과 가족의 오랫동안 입원 치료하면 걸어서 퇴원할 수 있고, 이 병원이 안 되면 다른 병원에서라도 나을 때까지 입원치료를 받겠다고 태도를 고수하는 분이 안타깝게도 많이 있다. GDP 대비 국민 의료비 수준이 매우 낮은 것이 첫 번째 이유이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OECD에 비해 이런 과도하게 높은 평균재원일수와 진찰 건수 등으로 초기 집중적인 수술과 전문재활치료를 위한 의료비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환자에게는 과도한 본인 부담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증가시키면서도, 적정수가를 제공하고, 한편으로 재정마련을 위해 진료비의 효율적 관리가 강화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의료기관 대상으로 우리나라 진료비 관리는 현재도 충분 이상으로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보장률을 올리는 방법은 당연히 국민의료 비에 투입되는 건강보험료, 세금, 기금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환자가 원하면 무한대로 입원치료와 외래 통원치료를 하는 경우 OECD 평균보다 높고,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네덜란드 수준으로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올리더라도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국민에 대한 홍보와 협조를 요구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플 때 원 없이 건강보험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의학적 불필요한 입원 및 통원치료를 줄여야 한다. 의학계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논쟁하면서 확립된 임상진료지침에 근거하여 의학적 치료 필요성과 불필요성을 판단하고 있다. 정부도 국민감정이나 호불호, 선거 유불리가 아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진료부분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충분한 건강보험 보장율 달성을 위해선 오직 과학적 근거에만 입각한 보건의료정책과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을 국민께서 존중해주기를 바란다.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충남대학교 재활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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