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감사합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박광기의 행복찾기] "감사합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7-10-13 00:00
  •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꽃556
게티 이미지 뱅크
우리나라 국민은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에 비해 감사하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는 말을 아는 교수님에게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언어가 영미권이나 유럽국가의 언어에 비해 표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 동안 감사의 표현을 얼마나 하고 살았나를 생각해 보니 부정만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나 독일어, 불어에서 감사하다는 표현은 정말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기가 다소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을 하면서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한다면 생활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을 때도 그렇고 카페에 가서 차를 시킬 때도 그렇고 아니면 정말 사소한 어떤 일에도 상대방에게 감사의 표현을 직접 한다면, 아마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감사한다는 표현이나 말에 대해 화를 내거나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일 분들은 정말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래도 10여년을 외국에서 생활한 탓인지 나는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한 것 같습니다. 그냥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를 대신해서 또는 나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 주는 것이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 생활 할 때 경험한 것이지만, 독일 사람들은 이런 감사의 표현을 말 그대로 입에 달고 살고 있습니다. 상점이나 마트, 음식점 등에서 늘 마지막 인사는 다시 보자는 "Auf Wiedersehen'과 함께 'Danke!'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길거리에서 그리고 승강기에서 만나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항상 건네는 인사와 같이 독일에서 고맙다는 말은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고맙다는 표현에 인색한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고맙다는 것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느낌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더구나 이 고맙다는 표현은 남에게는 그래도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더 인색한 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혹시 내가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고맙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정서상 가족이나 친구는 그냥 이해 할 것이고 알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추석은 참 긴 연휴였습니다. 연휴가 길었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모여 있다 보면 처음에는 반갑고 기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갈등과 불화가 생기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반갑고 기쁜 감정이 점차 식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내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께서 '모든 것에 감사하고 그래서 행복합니다'라고 생각하라는 처방을 주셨는데 참 공감이 갑니다.

신부님 말씀이 아이가 자기 방에서 게임만하고 있더라도 밖에 나가서 사고를 치지 않으니 감사하고, 혹시 부부간에 갈등이 있더라도 그렇게 화를 낼 만큼 건강하니 감사하고, 할 일 없이 TV만 보고 있더라도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많은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더라도 내게 할 일이 있으니 감사하고, 이렇게 감사할 일이 많으니 행복하다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약 이러한 경우가 실제로 발생했음에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하면 아마도 정신이 좀 이상한 것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부님 말씀이 좀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이 말씀이 절대로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행복이라는 것을 가져다 줄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고 고마워할 것이 없는 것도 문제이고 또 불행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결국 내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을 위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내 자신을 위해 하는 표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내 스스로도 마음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감사의 표현을 일상화하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작은 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고마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면 마음이 행복해 질 것입니다. 이번 주말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한번 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박광기교수1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4.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5. <인사>대전시
  1.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2. 당진시, 신규 공무원 임용식 개최
  3.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4.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5.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이재명 정부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것을 둘러싸고 지역 관가에서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선 현장에선 76년 만에 독소조항 폐지 기대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환영기류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일각에선 개정안 국회 통과 때 자칫 지휘체계가 휘청이면서 오히려 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6일 대전 지역 공직사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전날 입법 예고한 국가공무원법 상의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둘..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