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사성 물질 배출 30년 동안 몰랐다니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방사성 물질 배출 30년 동안 몰랐다니

  • 승인 2020-03-25 17:51
  • 신문게재 2020-03-26 23면
대전에서 인공방사성 물질이 30년 동안 배출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개를 숙여 사죄했지만, 시민들은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넘어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방사성 물질 1만 5000ℓ가 외부로 누출됐고, 방사선환경조사 결과 모두 최소검출농도 미만으로 확인됐다는 발표도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조사 결과, 세슘137 등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시설 내 바닥 배수탱크가 인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탱크는 외부 배수구와 연결된 상태로 지난 1990년 8월부터 매년 4~11월 사이 운영됐다. 하지만 연구원 직원을 비롯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 규제기관은 시설 자체를 알지도 못했으며, 방사성 물질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놀랍고 충격적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7년 방사성폐기물 불법 폐기 사건 때도 '3대 제로 안전대책'이라는 안전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으로 원자력연구원의 관리체계·설계기반 형상관리 미흡, 수동식 운영체계, 안전의식 결여 등이 나왔지만, 시민들의 공분을 해소시키기에는 충분치가 않다.

앞으로 100개가량의 원자력·방사선 이용 시설의 인허가 사항 및 시공도면과 현재 시설 상태 간 차이에 대한 전면조사가 이뤄진다고 한다. "모든 역량을 모아 예방 조치를 취하고 조속히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는 연구원의 고개 숙인 다짐이 또 다시 허언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조사 참여자에 대한 범위를 연구원 관계자들에게만 맡겨서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대전시와 유성구가 전문적인 영역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투명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2. 성남시, 1기 분당신도시 정비구역 확대 가능성 검토
  3. 경기 광주시, 470만 명 중부권 광역급행철도 JTX ‘조기 추진’ 촉구
  4. 경산시, 경산역~경산시장 야간경관 조성
  5. 대전시 조건 안 맞는 중수청 대안 냈었다… 청사 선정 배경 논란
  1. 세종시 신규 사무관 8명... 새로운 출발 다짐
  2. [르포] "오늘 영업 안 하나요"… 갑작스러운 휴업에 멈춘 홈플러스 유성점
  3. 코스피 7000선 붕괴에 개미들 '통곡'... 매도 사이드카에 서킷브레이커까지
  4. 산부인과 병·의원 중 분만가능 대전 21% 충남 30%…심평원 의료데이터 공개
  5. 신산업·신기술 분야 직업계고 학과 재구조화 속도

헤드라인 뉴스


"버스 한번 타기 어렵다"…유성구 마을버스 노선개편 수년째 공회전 주민 불편

"버스 한번 타기 어렵다"…유성구 마을버스 노선개편 수년째 공회전 주민 불편

대전 유성구 마을버스 노선 개편 문제가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해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신도심과 외곽 지역 등을 중심으로 버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구비 부담이 커 노선 증설이 어렵고 시내버스와 운행이 겹치는 일부 노선의 적자도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행정당국의 재정부담이 마을버스 노선 개편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인데 일각에선 향후 대전시 순환버스 도입 과정에서 마을버스 노선을 통합,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유성구 마을버스는 총 18대, 3개 노선으로 1번(충대농대종점~청벽산공원)..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

촉법소년 `1살 하향` 제동… 연령 기준 다시 논의되나
촉법소년 '1살 하향' 제동… 연령 기준 다시 논의되나

강력·중대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추려던 정부 방안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성평등가족부의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받고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한 살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국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다시 토론하자고 주문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시민참여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