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
이와 같이 고령자 관절운동범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은 대부분 퇴행성관절질환이다. 퇴행성관절질환, 즉 골관절염은 25세 이상 성인의 14%, 65세 이상에서는 34%가 발생하는 고령자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 고령자 인구가 우리나라에서는 15% 정도이나, 앞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서 퇴행성관절질환을 가진 인구의 숫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 질환은 관절면의 연골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정상구조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치고, 없어지면서 관절의 통증과 운동제한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고령자 중 무려 1/3 이상이나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질환이라 하기에도 무리가 있을 정도이다. 심각한 건강 이상을 초래하는 퇴행성 질환은 치매, 파킨슨병, 퇴행성 관절질환 및 척추질환, 골다공증, 운동신경원질환, 황반변성 등이 있으며, 좀 더 넓게 보면 암, 심혈관질환까지 포함된다. 외상이나 감염을 제외하면 은퇴한 고령자를 고생시키고, 많은 의료비 부담을 하게 하는 대부분의 질환이 포함된다. 또 이들 질환은 서로를 악화시키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지게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퇴행성질환은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고, 악화를 지연시키거나 잘해야 중지시키는 정도이기 때문에 할 수만 있으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젊었을 때부터 내 몸 관리는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빠른 경제성장 못지않게 급격하게 국민의 수명이 증가하였다. 앞으로 50년 동안에도 그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나이 들어서 희귀하게 보이던 질병들이 내 가족 중에도 있을 것이며, 늘어난 수명에 따라서 건강 수명, 즉 질환이 있더라도 조절이 가능하고, 생활에 큰 문제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기간이 동시에 연장돼야 하나, 우리나라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이는 우선은 필자와 같은 전문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치료 못지않게 끊임없이 바르게 살아라. 살찌지 마라. 운동해라. 등의 잔소리를 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고 하지 못했다.
퇴행성질환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노령이다. 하지만 모든 노령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력, 가족력, 직업, 외상, 다른 질환 등도 원인이지만, 필자는 생활습관의 차이가 모든 퇴행성질환을 발생시키고, 심하게 만드는 가장 크고, 인간이 조절 가능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규칙적인 생활습관, 관절과 척추의 바른 자세, 주기적인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정상체중 유지, 절제된 음주와 금연, 과식과 폭식을 피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신체 이상에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진찰과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건전한 생활습관이 건강에 좋고, 특히 나이 들어서 건강수명을 늘려 줄 것이란 당연한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 중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알면서도 안하는 이유는 귀찮기도 하지만, '설마 내가 이런 병이 생겨도 심각하게 고생할 정도로 오래 살겠어?'라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의료 통계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크고, 정말 재수 없으면 모든 국민이 100세 넘겨 살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60세 정년 하고 나서 40년을 더 건강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제발 '죄 짓지' 말고 바르게, 바른 생활을 30, 40대부터 하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