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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5시간 미만, 3~6개월만 일할 근로자를 찾는 공고 |
주휴수당과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한 ‘꼼수 고용’이라 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포털인 '알바천국'에서 대전지역 공고를 확인한 결과, 동구의 한 편의점은 월, 화 8시부터 12시까지 하루 4시간 일할 근무자를 찾고 있다.
서구의 한 카페도 근무 기간을 최대 6개월로 한정하고, 하루 5시간, 주 이틀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중구의 식당도 마찬가지로 하루 5시간씩 주말만, 주당 총 10시간만 일할 근로자를 구하고 있다.
초단시간 고용이 늘어나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고 주휴수당과 퇴직금 지급이라는 법망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근로기준법상, 일주일 평균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4주간을 평균해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에 3개월 등 단기로 일할 사람만 찾고 있는 것이다.
알바를 하는 이모(22) 씨는 "일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근무 현장도 좋아질 텐데 금방 하다 나갈 거라는 생각에 대충 하는 사람이 많다”며 "주 15시간 미만으로 주휴를 안 주려고 하니까 저처럼 자급자족하는 20대들은 투잡(job)으로 눈 돌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사업자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주휴수당이 붙으면 시급이 1만원대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원래 평일에도 알바생을 썼었는데,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져 주말에만 두고 있다. 인건비를 빼면 장사를 해서 남는 돈이 얼마 없다. 차라리 알바생을 두는 것보다 문을 닫는 게 나을 정도"라고 말했다.
알바노조 대전충남지부 관계자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많아지는 경우 한 가지 업무로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해 투잡, 쓰리잡으로 일하게 돼 노동강도를 높이게 된다"며 "사업장 입장에서도 업무의 연장성이나 전문성 면에서 위험 관리에도 적절치 못하다. 일 잘하는 노동자를 뽑기도 어려워진다"라고 했다.
유채리 기자 Deedee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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