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 승인 2020-05-25 06:07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준원교수
이준원 교수
생명체라는 화학기계는 자신의 화학적 원리를 이용해 태양으로부터 온 에너지를 사용하고 광합성을 하거나 단순하지 않은 무수히 많은 기능을 작동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세포 내의 화학적 노동자인 단백질은 20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고유한 구조들을 만들어내며 많은 화학작용을 통해 생명에 필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질서가 부여된 결과체다. 세포를 구성하는 유전체와 단백질들은 세포막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들은 얇고 부드럽지만 튼튼해 선택적으로 영양소들을 흡수하거나 내보내며 중화한 독소를 배출한다. 유전체인 DNA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복제가 일어나지만, DNA는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암호로 저장하고 전달한다.

DNA를 수선하는 시스템은 인간의 안정성을 유지하며 진화를 지속하게 하는 자연적인 과정이다. RNA를 사용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수선하지 못하는 오류가 더 자주 일어난다. 신체의 면역계가 완전히 이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많은 RNA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은 실제로 치료약이 마땅하지 않다.

생명체는 세포들로 구성된 장기들의 균형 상태가 끊임없이 조절되고 치유되며 유지되고 있다. 단백질들이 행동하는 화학적 현상은 이들이 가진 구조적 친근함에 따라 견제되고 경쟁하도록 설계돼 있다. 에너지와 균형 감각은 세포와 이들로 구성된 신체에서 공존하는 미생물과 감염성 물질들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이러한 상호 의존적인 균형 시스템은 인간의 진화와 생존에 있어 공존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현대 의학의 성공적인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생명은 무한대로 늘어날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과학의 발전이 미래사회의 밝은 운명을 보장하진 않는다. 생물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은 끊임없이 분해와 성장을 반복하고 있다. 성장이 조절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이는 암세포의 발달로 이어지고, 우리는 항상 죽음의 문턱에서 줄타기하는 것처럼 위험한 자연 현상, 감염 같은 외부요인들과 내부적 요인들 앞에 놓여 있다.

자연의 선택에 따라 생존한 인간의 진화는 유전자 변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적응을 이루고 있었지만, 지금 시대는 너무도 빨리 변화하고 진보하고 있기에 인간이 가진 유전자의 변화는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렵게 느껴진다. 이를 넘어서는 인간의 적응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면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타주의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간의 문명 안에서 개인 간의 상호작용은 너무도 복잡해져 가고 있고 이젠 그 행동 양상을 컴퓨터가 해결하고 가상의 감각은 사회의 현상들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인간의 신체 내부는 하나의 기관들이 서로 고립돼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개인의 의식과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래전 인기 있던 TV 오락프로의 단골멘트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의식은 우리와 다음 세대가 짊어지고 타파해야 할 부적절한 문화 의식이다. 모든 국민이 상호보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태원에서 잠시 즐기던 클럽의 어지러운 조명은 잠시 내려놓고 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든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고 누군가의 생명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빙하시대 말기에 인류는 수렵과 채집으로 생존해왔고 1만 1000년 전부터 농업인구는 증가하며, 우리의 사회적 뇌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폭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통신의 발전과 거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SNS와 매체를 통해 동기화되고 있다. 방법만 다를 뿐 사회적 상호작용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나는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난 존재한다'는 아직도 유효하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2.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3.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4.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5.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1.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2. 대전국토청 ‘2026년 상반기 충청권 교통안전협의체’ 개최
  3. '반국가단체' 몰렸던 청람회… 대전지검, 45년 만에 무혐의 처분
  4. 국방과 우주과학 기술과 전문가 대전서 총집합
  5.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보행친화도시라더니… 세종 도심 보도블록 관리 `허술`

보행친화도시라더니… 세종 도심 보도블록 관리 '허술'

'보행친화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정작 도심 내 보도블록 관리에는 소홀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이순열 의원(도담·어진동,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열린 제1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보행친화도시 세종을 위한 보도 안전 및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세종은 지금, 걷고 싶은 도시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도담동 먹자골목의 보도블록 파손과 단차 등 열악한 보도 환경의 실태를 꼬집었다. 실제 세종시의 '영조물 손해배상 공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지방선거 패배` 사퇴 요구 거센 충청 출신 정청래·장동혁 대표
'지방선거 패배' 사퇴 요구 거센 충청 출신 정청래·장동혁 대표

충청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연일 당내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론이 명분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지가 불안해진 정 대표는 고심이 깊어지는 반면 장동혁 대표는 '재선거'를 내세우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충청 출신의 집권당과 제1야당 대표가 탄생한 만큼 대화와 타협의 상생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젠 당내에서조차 입지가 초라해지고 있다. 국힘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개혁 성향의 국회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