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아이 키우기 좋은 태안' 함께 만들어요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아이 키우기 좋은 태안' 함께 만들어요

13. 태안 마을학교 이야기

  • 승인 2020-08-05 10:49
  • 신문게재 2020-08-06 11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지난해 8월 충남교육청, 태안군, 태안교육지원청은 태안행복교육지구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첫걸음을 시작했다. 태안행복교육지구 사업은 '자연의 품에서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드는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 태안'이란 비전 아래 관내 유·초·중·고교와 마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공교육 혁신, 마을교육 활성화, 마을교육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남행복마을학교1
고남행복마을학교는 마을주민은 물론 초·중학생에게도 시설을 개방해 다양한 배움의 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남행복마을학교, 고남면 제2의 학교 '양대산맥'=고남행복마을학교는 고남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초등학생, 중학생, 학부모,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자치센터와 고남6리 마을회관에서 중국어 배우기와 문패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고남면은 태안군 최남단에 위치하고 인구가 적으며 고남초등학교가 유일한 교육기관이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어업에 종사해 늦게까지 바다에서 일하기 때문에 아이 돌봄이 절실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 마을주민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고남마을학교가 시작됐다.



고남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고남마을학교를 운영하기 전까지는 고남초에서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영항지역아동센터에서 10년 이상 학교 밖 아이들의 돌봄을 맡아왔다. 인근의 고남초와 협력이 잘 돼 학교 밖 돌봄 뿐만아니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일부도 영항지역아동센터에서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지역아동센터에 다닐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친구와 함께 다니고 싶은 아이들까지 품어준 영항지역아동센터는 고남면에서 제2의 학교와 같은 곳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고남행복마을학교2
고남행복마을학교 평생학습 프로그램 모습.
고남마을학교가 자리잡은 고남면 주민자치센터는 고남초에서 1km가량 떨어져 있고 고남면의 중심지에 위치해 초·중학생, 학부모, 마을주민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고남마을학교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까지 마을주민회의와 어른을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여는 곳이었다. 이제는 이곳을 초·중학생에게도 개방해 다양한 배움의 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친절한 마을교사가 돼 마을 아이들이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함께 돕고 있다.

그동안 이런 활동을 영항지역아동센터에서만 해왔다면, 이제는 고남마을학교가 하나 더 생겨 그 역할을 나누게 된 것이다.

고남행복마을학교 관계자는 "이제 문을 연 고남마을학교가 10년 넘는 돌봄의 역사를 가진 영항지역아동센터처럼 또 하나의 마을학교가 되려면 더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처럼 고남의 모든 어른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고남마을학교가 지속성과 공공성을 갖춘 마을학교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초겨울방학돌봄(갈두천) (2)
대기초와 대기마을학교는 지난 겨울방학 당시 돌봄교실을 나눠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대기마을학교, 폐교 위기에서 안정적인 학교로 발돋움=지난 겨울방학, 대기마을학교는 인근 대기초등학교와 함께 돌봄교실을 나눠 운영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학교에서 교사와 돌봄전담사가 돌보고, 3~6학년 학생은 학교와 이웃한 대기마을학교에서 마을교사가 담당했다.

이 같이 돌봄교실을 병행, 운영한 결과 주민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태안교육지원청도 이점에 주목, 2021학년도에 대기초의 돌봄과 방과후학교 업무를 대기마을학교로 완전히 이관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을주민, 교직원,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왜 돌봄과 방과후학교가 마을로 나가야 하는가?'에 관한 철학 공유, '누가 어떻게 마을학교를 운영해야 하는가?'에 관한 협의, 마을교사 양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기마을학교와 대기초가 돌봄과 방과후학교를 함께 하려는 배경에는 단순히 지난 겨울방학 중 돌봄교실 일부를 마을과 나눠 운영했다는 경험 때문만은 아니다.

대기초는 지난 2007학년도까지 태안군에서 폐교 1순위 조건을 두루 갖춘 학교였다. 태안읍과 원북면의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학교이며, 인구 감소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와중에 마을 학생들이 읍내 학교로 전학가는 등 학생 수가 30명 대로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폐교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위기를 느낀 당시 근무하던 교사, 마을 주민이자 졸업생인 학부모, 총동창회 등 대기초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2008년부터 10년 이상 학교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교사와 마을주민이 사비를 들여 통학버스를 운행했고, 갈두천커뮤니티센터에서는 학교행사 개최 및 밴드활동 장소 제공했다. 또 졸업생들은 논 농사 지원하는 자발적인 운동이다. 이 같은 교육공동체의 노력 끝에 현재 대기초는 학생 수 60명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학교를 운영을 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동안 학교와 마을이 함께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마을도 학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해송마을돌봄공동체만들기 (1)
해송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해송마을학교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해송마을학교 '마을 주민 힘으로 개교 준비 척척'=해송마을학교는 약 770세대가 거주하는 해송마을아파트 주민들이 마을 돌봄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판단, 준비 단계에 있는 마을학교다. 해송아파트는 가장 가까운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고, 최근에 태안으로 이사 온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아 소통의 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송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대기초 학부모 그림책공부모임 동아리인 '책주마' 회원들에게 이 같은 고민을 전했고, 이후 동아리 회원들은 '해송마을 돌봄공동체만들기 제안서'를 만들어 아파트 이장과 관리소장 등을 찾아가 건의했다. 이 제안서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마을주민들이 함께 만든 이번 계획이 태안군청과 태안교육지원청의 적극 행정으로 받아들여진다면, 태안지역 최초로 자발적 마을 돌봄공동체로서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돌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마을의 공동체성이 살아나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로 거듭날 것이며 이웃 마을까지 확산돼 태안 마을학교들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송마을돌봄공동체만들기 (2)
해송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해송마을학교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해송마을학교를 준비하는 한 주민은 "마을사람 모두 차별 없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우리 마을을 만들고 싶고,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로 함께 키우고 싶다"며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배움터와 쉼터, 돌봄과 놀이가 풍족한 마을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태안지역은 행복교육지구 사업 1년차로 마을교육공동체의 걸음마 상태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모습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연의 품에서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드는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 태안', '아이 키우기 좋은 태안'을 만들기 위해 민·관·학이 모두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열린 '2020 상반기 태안 행복교육지구 운영 협의회'는 이를 확인하는 자리였으며, 앞으로 열릴 실무단 협의회가 꾸준히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내포=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명무실한 대전시·교육청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치유 조례
  2. GM세종물류 노동자들 다시 일상으로...남은 숙제는
  3. “정부 행정통합 의지 있나”… 사무·재정 담은 강력한 특별법 필요
  4. 성장세 멈춘 세종 싱싱장터 "도약 위한 대안 필요"
  5. 한국효문화진흥원 설 명절 맞이 다양한 이벤트 개최
  1. 충남대병원 박재호 물리치료사, 뇌졸중 환자 로봇재활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2. [사설] 김태흠 지사 발언권 안 준 '국회 공청회'
  3. 지역대 정시 탈락자 급증…입시업계 "올해 수능 N수생 몰릴 것"
  4. 으뜸운수 근로자 일동, 지역 어르신 위한 따뜻한 나눔
  5. 무면허에 다른 이의 번호판 오토바이에 붙이고 사고낸 60대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블랙홀로 떠오른 행정통합 이슈에 대전 충남 등 전국 각 지자체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통합 당사자인 광역자치단체들은 정부의 권한 이양이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데 시민단체는 오히려 시민단체는 과도한 권한 이양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 등 행정통합 배제 지역은 역차별론을 들고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전남·광주, 충남·대전, 대구·경북 등 3개 권역의 행정통합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한 병합 심사에 돌입했다. 이..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호조세와 피지컬 AI 산업 기대감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충청권 상장사의 주가도 함께 뛰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의 강세로,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한 달 새 40조 1170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0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2026년 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211조 8379억 원으로 전월(171조 7209억 원)보다 23.4% 증가했다. 이 기간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의 시총은 14.4%, 충북은..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세종에서 해장국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A 씨는 2024년 한 대기업 통신사의 '테이블오더(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문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장 운영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자리 잡지 못했다. A 씨의 매장은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에 있었고 대다수 손님이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다. 주문법을 설명하고 결제 오류를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며 직원들은 '기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A 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