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언택트 시대, 필요한 것은 시민 중심 마을공동체

  • 정치/행정
  • 대전

[기고]언택트 시대, 필요한 것은 시민 중심 마을공동체

강영희 대전시 지역공동체과장

  • 승인 2020-09-23 08:17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KakaoTalk_20200911_135127400
강영희 대전시 지역공동체과장
봄부터 엄습해 왔던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서 마스크가 마치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속으로 격리와 경계를 미덕으로 하는 지금, 우리는 외로운 섬처럼 각자들 힘겹게 버티고 있다.

마치 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의 톰 행크스와 같은 모습이랄까.



주인공은 갑작스러운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홀로 살아남게 되었다. 그와 함께 파도에 쓸려온 배구공을 '윌슨'이라 칭하고, 유일한 대화 상대 친구로 삼으며 4년을 버티어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파도에 놓쳐 헤어지게 되고, 마치 가족을 잃은 듯이 슬퍼한다.

윌슨은 주인공에게 단순한 무생물체가 아닌, 유대감의 대상이었다. '윌슨'을 통해 사람은 언제나 관계를 그리워하는 사회적인 동물이며, 사람 간의 소통이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의 관계가 잠시 멈춘 지금, 주인공 척이 무인도에서 배구공을 친구로 삼고 사람을 그리워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코로나 이전의 일상적인 소통들이 너무 그립기만 하다.

이러한 언택트 시대에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윌슨'은 무엇일까? 필자는 마을공동체가 윌슨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발적인 마을공동체 활동들이 그 좋은 예다.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구하기 어려워지자 서구 월평동 마을공동체에서는 주민들이 이틀 동안 밤낮으로 면마스크 400여개를 만들어 노인복지관 등 소외된 계층에게 나누어 주었다. 마을공동체의 궁극적인 가치인 '나눔'의 실현을 통해 어려운 환경을 이웃과 함께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대전시에서는 이러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첫째,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지원한다. 마을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사람중심의 도시재생을 꿈꾸는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올해에는 236개의 마을공동체가 참여하여 동네부엌과 공동육아, 환경,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둘째, 마을계획 수립사업을 지원한다. 마을계획 수립사업은 주민 스스로 마을의 의제를 발굴해 조사하고 마을계획과 마을총회를 거쳐 마을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마을자치의 공론장으로 올해 25개 마을이 참여해 마을 의제 45건을 발굴하였고 2021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7억여원의 사업비를 신청해 공모했다.

셋째, 마을리빙랩 사업은 상반기 마을계획 등에서 발굴된 의제 및 지역밀착 생활실험 방식으로 주민 스스로 해결해 보는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내동마을의 '아파트 간 담장 트기로 소통산책길 조성' 등 6개 마을리빙랩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넷째, 마을의 유휴공간이나 행정의 공간을 마을사랑방 운영이나 공유부엌, 공동육아 등의 마을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민에게 돌려주는 공유공간 지원사업을 올해에는 7개소 정도 7억5000만원 사업비로 9월 공모 추진 중이다.

마을자치를 만들어가는 사업들은 무엇보다 사회적 신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코로나19 국면을 대면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연결을 찾아가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공동체 모임, 마을회의들을 비대면으로 운영하고, 온라인플랫폼인 '잇닷'을 활용하여 마을총회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마을의제를 정하였으며, 줌(ZOOM)을 이용한 마을기획단 회의와 온라인마을교육, 키트배달방식의 워크숍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마을 속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민들과 함께 다양하게 찾아가면서 이웃 간 신뢰와 소통이 아름다운 '시민중심 도시 대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강영희 대전시 지역공동체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4.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1.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2.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3.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4.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5. 대청호 조류경보 발생 139일만에 전부 해제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