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미디어와 정치의 함수관계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미디어와 정치의 함수관계

이성만 배재대 교수

  • 승인 2020-10-26 13:17
  • 신문게재 2020-10-2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재만
이성만 배재대 교수
미디어는 언제나 새로운 생활환경을 만들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베를린의 독일 역사박물관에서 "루터부터 트위터까지"라는 타이틀로 언론의 정치적 중요성을 조명하는 500년 미디어 역사가 금년 9월부터 내년 4월까지 전시 중이다.

이 전시회는 인쇄언론에서부터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와 정치의 함수관계, 이를테면 루터와 인쇄술, 비스마르크의 언론정책과 마르크스와 '공산당선언' 팸플릿, 나폴레옹과 텔레그래프, 괴벨스가 선전도구화한 라디오방송, 케네디와 텔레비전, 그리고 디지털 여론, 즉 SNS가 사회 변화의 주역으로 자리한 21세기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갖는 범세계적 영향력에 이르기까지 극히 시사적인 미디어의 역할에 천착하고 있다. 언제나 미디어에 의해 움직인 억압과 해방이라는 대중여론의 구조변화의 지속성과 분열성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7년 대통령직 초기에 자신의 트윗을 통해 정기적으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는 '마녀사냥', '가짜뉴스', 'dumb business' 같은 것을 트윗했다. 언론은 그의 '파격적인' 메시지가 나올 때마다 민간하게 반응했다. 트윗의 의미도 대개는 모호했다. 예컨대 인터넷은 언젠가 트럼프의 메시지 끝에 등장하는 'Covfefe'란 개념에 열띤 반응을 보였다. 단순 철자 오류에 불과했지만 인터넷 밈(internet meme)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그런데 최초의 현대적인 미디어 스타는 누구였을까. 마르틴 루터가 아닐까. 16세기 종교개혁가 루터와 현직 미국 대통령 트럼프 모두 미디어의 파워를 인지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로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현행 언론규칙을 무력화하는 길을 찾았다. 이 길을 통해 그는 '정치적인' 대통령이 아니라 '현대적인'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었다.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한 때는 1450년 무렵이다. 루터가 이 발명품의 부가가치를 인지한 때는 이후 70년이 지나서였다. 루터의 독일어판 신약성서는 역사상 최초의 베스트셀러였다. 그는 전단지와 팸플릿도 퍼트렸다. 이른바 '루터 브랜드'를 개발한 것이다. 이 전시회는 종교개혁을 '유럽 역사상 최초의 위대한 미디어 사건'으로, 루터를 '최초의 현대적인 미디어 스타'로 선언한 셈이다.

트위터가 시작된 때는 2006년이었지만, 정치인들이 그 유용성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신수단으로서 이것의 유용성을 깨닫기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뉴미디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루터는 어떻게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가를 입증하였다. 네트워크 방법이 인쇄술에서 디지털로 변화했을 뿐, 각 매체가 전파하는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서 미디어는 부단히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한 셈이다.

이 전시회의 또 다른 도전은 인터넷 시대의 정의에 대한 물음이다. 인터넷 시대를 세 분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하나는 사용자가 결정을 조작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효과에 관한 것이다. 전시회의 또 다른 하나는 방문객들에게 오늘날의 인터넷 역동성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끝으로 디지털 행동 인식과 사회적 평가를 통해 중국에서처럼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감시의 위험과 정치적 전체주의 형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이 전시회는 인터넷 네트워크의 구축 가능성을 통해 기후행동에 나선 세계 청소년의 연대모임인 'Fridays for Future'나 홍콩의 저항운동 같은 생태 운동을 찾아내거나 여론 조성이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소셜 미디어가 정치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터넷의 기술 능력과 소통 능력을 활용하여 우리의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느냐 하는 물음이지 트럼프와 구글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지를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성만 배재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갈마지구 노후주거지정비계획 고시… 사업 추진 구체화
  2. 서산시 신청사 건립 속도, 해체 부지에 100대 규모 임시 주차장 조성
  3. [대전 체육의 내일을 묻다] 오주영 “대전 체육의 미래 100년, 새로운 성장 기반 만들겠다”
  4. 대전역세권 개발 줄줄이 난항…쪽방촌 사업 준공도 2033년으로 지연
  5. 49년 된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청사 새로 짓는다…395억원 투입
  1. 따뜻한 지역사회의 힘으로 맺은 ‘백년가약식’
  2. "받아줄 병원 없다"… 대전서 출산 임박 산모 구급차 출산·부산 원정 이송
  3.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충남도, ‘맞춤형’ 전략 총력전
  4. [충남·대전 통합, 방향을 묻다] [르포] 옛 시청 남긴 가오슝… 통합청사보다 중요한 것은
  5. 아산시, '청년들이 만드는 아산페스티벌' 성료

헤드라인 뉴스


맞고 물려도 대책 없는 특수교사… 교권 보호 `사각지대`

맞고 물려도 대책 없는 특수교사… 교권 보호 '사각지대'

특수교육 대상 유아를 담당하는 세종시 공립유치원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교사 폭행 등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할 법적·제도적 장치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특수교사 A 씨가 교권 침해를 인정받고도 원아와 분리되지 못한 채 교육활동을 이어가다 방임 혐의로 고소되면서다. 이에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 교사들의 안전과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세종시교육청은 지역 공립유치원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사건과 관련, "교원들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이후 열차 운행과 좌석 공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이 전년 대비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임 할인과 마일리지 등을 통한 교통비 부담 완화 효과도 5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일 고속철도 통합 60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운영 성과와 향후 서비스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고속철도 일평균 이용객은 32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 6000명(12.6%) 증가했다. 월별 증가율도 9월 11.9%에서 10..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올 연말 2100세대 공동주택 공급이 예고된 세종 합강동(5-1생활권)의 초·중학교 설립 심사가 모두 완료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각각 2곳, 중학교 한 곳의 설립이 확정됐으며, 내년에는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절차도 밟아나갈 계획이다. 5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정기4차 중앙투자심사에서 5-1생활권(합강동) '가칭' 합강2초등학교 설립 심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중투심을 넘어서면서 합강동에 계획된 유·초·중등 설립이 모두 확정됐다. 합강2초의 총 사업비는 481억 원 규모다. 초5-7 부지에 50학급(특수2 포함) 12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 울긋불긋 물든 도심 울긋불긋 물든 도심

  •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쏠린 눈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쏠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