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비효율 설계로 세금낭비" 주장 제기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중이온가속기 비효율 설계로 세금낭비" 주장 제기

중이온가속기구축단 등 국제연구진 논문 발표
2015년 아르곤연구소 설계 따랐다면 비용 절감
전문가 "고에너지구간 디자인 최적화 필요하다"

  • 승인 2021-01-26 19:00
  • 신문게재 2021-01-27 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라온 드론
대전 신동에 조성 중인 중이온가속기 현장 모습. IBS 유튜브 채널 제공
1조 5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규모 국책사업인 중이온가속기구축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설계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억 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 연구 용역을 진행했지만, 이 결과를 무시한 채 성능이 떨어지는 설계를 고수했다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연구진 3명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미국 브룩해븐 국립연구소 소속 연구진 등 총 6명은 지난 2일 자로 국제적인 학술지 NIM-A(Nuclear Inst. and Methods in Physics Research, A)지에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 추진 과정과 과거 설계안을 비교하는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지난 2015년 미국 아르곤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비교해 작성됐다.



논문에 따르면 과거 아르곤연구소가 제안한 저에너지가속구간(SCL3) 대안 설계안이 구축·운영 비용이 보다 적게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자체 제작한 설계를 적용했다. 2015년 아르곤연구소 설계용역 비용에만 1억 원가량이 투입됐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해 해외 여러 중이온가속기 프로젝트가 긴 저온유지모듈을 택하고 있지만,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의 디자인은 짧은 저온유지모듈 디자인을 기초로 하고 있다. 가속관 수도 현재 설계대로라면 124개가 필요한데 대안 설계를 적용하면 64개로 가능하다. 저온유지모듈 수 역시 54개에서 9개로 대폭 줄어 구축비와 운영비가 절감될 수 있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설계 방식 결정 과정에서 아르곤연구소 설계를 채택했다면 사업 기간이 지연되는 것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시각이다. 또 앞으로 아르곤연구소 설계를 재디자인해 적용하면 200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고에너지가속구간(SCL2) 구축·운영 비용 역시 상당 부분 절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CL2는 당초 연말까지 제작·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 기간과 방식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이 아닌 대안을 제시한 격이다.

IBS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저에너지 가속구간은 이미 주요장치들의 양산 계약이 완료됐기 때문에 지금 디자인을 수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실패하더라도 그대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 시제품 성능검증이 끝나지 않은 고에너지가속구간이라도 가속기 디자인 최적화를 통해 비용·일정·기술적 리스크 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권영관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부단장은 "저에너지가속구간에 대해 선택지 확보 차원에서 용역을 했던 건데 당시 책정된 예산보다 추가 예산이 필요했고 납품 기한이 당시 2023년으로 늘어나 자체 설계를 했다"며 "효율성 부분은 기술적인 측면이라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고에너지구간에 아르곤연구소 설계를 적용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3.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4.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5.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1.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2.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3.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4. '성찰 다이어리'와 '21일 좋은 습관 만들기'에 쑥쑥… 대전동문초 인성교육 호평
  5. 학교 밖 청소년들이 만든 따뜻한 한포기, 지역사회로 전하다

헤드라인 뉴스


이대통령 "위대한 용기,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

이대통령 "위대한 용기,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기리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1년을 맞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특별성명, ‘빛의 혁명 1주년을 맞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을 함께 기념하고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들어 대한민국과 비슷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친위 쿠데타가 발생한 것..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