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체계 하나 때문에’… 탁상행정으로 22년간 피해 입은 대전 대덕구 법1동 주민들

  • 정치/행정
  • 대전

‘신호체계 하나 때문에’… 탁상행정으로 22년간 피해 입은 대전 대덕구 법1동 주민들

2000년부터 주민 3500여명 교통정체로 민원… 탁상행정, 소통부재로 답보
20일 구청과 대덕서 협의, 3월 차선 추가 공사

  • 승인 2022-01-23 17:44
  • 신문게재 2022-01-24 5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 대덕구 법1동 주민들이 차량 정체 유발 때문에 요구해온 신호체계와 차로 개선 민원이 22년 만에 해결의 물꼬를 트게 됐다.

하지만 대덕구청과 대전경찰청, 대덕경찰서 등 관련 기관의 탁상행정과 소통 부재가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제의 장소는 계족로 690번길과 연결되는 계족로 8차선 도로다. 이 도로에 좌회전 신호가 없어 인근 주민 3500여 명이 아침마다 교통지옥을 겪어왔다. 2000년부터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해결되지 않았고, 2년 전에도 주민들이 신호체계 개선을 요구했지만 안됐다.

사진
대전 대덕구 법1동 선비1단지와 연결된 계족로 690번길 2차선 도로. 8차선도로인 계족로에 좌회전 신호가 없어 주민들은 아침마다 출근길 교통체증을 겪었다.
신호체계 변경은 대전경찰청 소관으로 지난해 3월부터 관련 심의를 진행했지만 심의위원회에서 세 차례 반려하다 네 번째 심의에서 2차선 도로인 계족로 690번길에 우회전 차선을 확보하면 허락해주겠다는 조건부 허가를 냈다.



차선 확보는 대덕경찰서와 대덕구청 소관이다. 구청에선 차선 추가를 위해 설계와 함께 예산 2500만 원을 확보해 경찰서에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대덕경찰서는 우회전 차선을 확보하려면 도로 폭 30㎝가 필요해 인도 폭을 줄여야 하는데, 반대로 역 민원이 들어올 수 있다며 아파트 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주민들은 인도 폭이 넓어 아파트 담을 허무는 등 대공사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답보상태에 이르자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김태성 대덕구의회 의장과 구청 건설과 관계자 2명, 주민대표 2명이 20일 대덕경찰서를 방문해 경비교통과장과 실무자와의 협의를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협의를 통해 당장 신호체계를 바꿀 순 없으나 우선 우회전 차선을 추가부터 해 주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오는 3월부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akaoTalk_20220123_083203704_01
계족로 690번길과 연결된 계족로 8차선 도로와 인도 모습
22년 묵은 난제는 해결의 물꼬를 튼 셈이지만 주민 민원처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민원이 해결되지 않아 고질적인 차량 정체로 피해를 호소한 주민들의 요구가 관계기관의 소통 부재와 탁상행정 때문에 22년 동안 막혔기 때문이다.

대덕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공문이 내려오긴 했지만 조건부 허가 내용이 아닌 부결됐다는 내용만 전해왔다"며 "구청도 공문만 보내고 직접 협의하러 오지 않는 등 그동안 스킨십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주민 대표는 "대덕서 실무자가 현장에 직접 왔더라면 인도 폭을 넓히기 위해 아파트 공유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는 안 했을 것"이라며 "실무자가 이 일을 상부에도 보고하지 않고 구청에서도 그동안 예산까지 세워놓고 직접 찾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4.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5.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1.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2.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3.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4.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