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야외극장에서, '제4회 대전국제단편영화제' 관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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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대전엑스포시민광장 야외극장에서, '제4회 대전국제단편영화제' 관람해요!

민순혜/수필가

  • 승인 2025-07-23 11:1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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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원 대흥영화사 대표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8월 말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개최되는 '제4회 대전국제단편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별빛 빛나는 한여름 밤 시원한 바람 부는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군것질하며 영화를 관람할 생각 하니 벌써 가슴이 뛴다.

배 대표는 영화감독 외에 대전영화협회 씬영사이 대표로 이번 제4회 '대전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서 연일 동분서주하고 있다. 근래 작품으로는 2024 '삼겹살' 제작, 각본, 연출, 2022 '대전, 1960' 제작, 각본, 연출, 2021 '하루' 제작, 각본, 연출 등이 있다.

2024년 K-무비 워크숍으로 베트남 유학생들과 만든 영화 <삼겹살>은 인도의 몇몇 영화제에 출품, 당당하게 상영작으로 선정되어 공식 초청을 받았다. 제5회 인도 「케랄라」 단편영화제, 「푸네」 단편영화제 두 군데였다. '삼겹살'은 4월 인도에서 상영됐다. 케랄라 영화제는 인도 최남단 케랄라주에서 주로 예술 및 독립 영화를 초청해 매년 개최되는 유명한 영화제이다.

대흥영화사 배기원 대표는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손을 잡고 극장에 다니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어두운 영화관에서 만나는 스크린 속의 세상은 무척이나 환상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묘한 매력의 세계에 점차 빠져들었던 것 같다고 하니 타고난 영화인이 틀림없는 것 같다.



외계인과 지구의 꼬마가 목숨과도 같은 우정을 나누는 영화, ET가 있었다. 그런 감동의 세계에 빠져들다 보니 배 대표는 어느새 영화를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서 자신이 받은 감동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게 중학교 때로 기억한다고 하니 영화를 위해 태어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대전에서 영화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몰랐고 정보도 없었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막막했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뒤늦게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서울로 올라가 본격적인 영화 공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가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이토록 영화를 하고 싶고,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사실 배 대표에겐 영화가 전부다. 영화와 상관없는 직장을 다녀보기도 했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해봤지만, 영화를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영화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는 자신에게만 중요한가,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영화가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가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 계기가 있다고 한다. 영화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이야기이다. 대전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시민들과 영화작업을 하게 되는 상황도 많았는데 처음에는 출연하기 꺼리고 두려워하던 분들이 계셨다.

그건 물론 개인 성격 탓이기도 하고, 카메라 앞의 연기라는 것이 정말 부끄럽게 생각되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무튼 몇 개월 간의 연습 과정을 거치고 촬영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영화를 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되었고 커다란 스크린에 본인의 얼굴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살아왔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보다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영화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당연했을 테다. 물론 특별한 경우이긴 하겠지만.

누군가도 영화 한 편을 보고 삶이 달라진 사람이 있다. 영화 한 편, 영화 한 장면을 보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영감을 얻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 '영화의 힘'이 아니겠냐며, 배 대표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영화인으로서 자부심도 생기고 보람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계획으로는 기본적으로 죽을 때까지 영화를 만들며 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배 대표의 바람이다. 누군가 또 배 대표의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아 영화인이 되거나 더 가치 있는 삶을 향해 도전하게 된다면 배 대표는 그것으로 자신의 사명을 다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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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원 대표
지금은 사랑하는 자신의 고향 대전에서 영화제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대전국제단편영화제'는 전 세계의 우수 작품을 모아 상영하고 젊은 감독들을 소개하는 영화제이다.

올해도 전 세계 공모를 받았는데 600편이 넘는 작품이 출품되었고 그중 44편을 뽑아 상영 준비하고 있다. 우리 영화제만의 특징은 다른 영화제에서 보기 힘든 재기 발랄한 작품들 위주로 상영하고 일반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작품들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눈으로 직접 심사하는 시민 심사 제도를 두었다는 점이 다른 영화제와 구별되는 점이기도 하다. 작년에 영화 관람을 한 관객들은 대부분 '재밌게 봤다,' '독립영화가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라는 반응을 보이셨다.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정말 놀랍고 재밌는 영화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극장에서 했던 영화제를 야외로 가져 나왔다는 것이다. 대전엑스포 시민광장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무료 영화제로 준비되고 있다. 8월 30일과 31일 주말에 한여름 밤을 수놓을 매력적인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벌써 마음이 설렌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객석을 메우고 함께 웃고 함께 울지 궁금해진다.

배기원 대표가 '영화제'를 만든 이유는, 배 대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와 같다. 자신과 같은 감독들이 만든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장을 펼쳐주고 그 안에서 감동의 시간을 함께 갖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그리고 또 하나의 의미도 있다. '영화제'라는 것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요즘 K-무비, K-콘텐츠, K-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 않는가.

이런 콘텐츠의 근간은 독립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립영화라는 베이스가 단단하게 버텨줘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독립영화가 막상 제작된 후에는 딱히 보여 줄만한 창구가 많지 않다. 영화제에 출품하고 높은 경쟁률을 이겨내야 비로소 관객 앞에 상영할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인데 그마저도 힘들어서 사장되는 영화들이 매우 많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영화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 대전은 수많은 상업영화를 찍어가는 곳이기에 배 대표 자신도 물론 영화 도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영화 도시에 대표적인 영화제 하나가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대전국제단편영화제'는 시작되었고 지금도 시민들의 힘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시민들의 힘이라는 것은 우리 지역에서 영화제가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시간이 된다면 지인들과 함께 와서 즐겨주시는 것이라고 한다. 배기원 대표의 이야기를 듣는 데 영화 예술을 사랑하는 진정한 영화인을 만난 듯해서 순간 마음이 뭉클했다.

그는 덧붙여 말했다. 대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대전국제단편영화제'가 어느덧 4회를 맞이합니다.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고 재밌는 영화도 많이 관람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며 소박한 소망을 내비쳤다. 나도 만사를 제치고 가볼 참이다.

민순혜/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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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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