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하천생태공원 조성과 그린 뉴딜 사업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하천생태공원 조성과 그린 뉴딜 사업

박재묵 대저세종연구원장

  • 승인 2020-06-21 11:59
  • 신문게재 2020-06-22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박재묵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장
대전에는 금강 본류,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 4개의 국가하천과 26개의 지방하천이 흐르고 있다.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의 총 길이는 각각 91.06킬로미터와 119.81킬로미터이다. 또한 지방하천보다 작은 지류라 할 수 있는 소하천이 85개가 있고, 이들 소하천의 총 길이는 131.81킬로미터이다. 광역시 급 이상의 다른 도시와 비교해 보면, 대전의 하천 개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 길이가 특별히 긴 것도 아니다. 대전의 하천이 갖고 있는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주요 하천들이 도심을 고르게 관통하면서 흐른다는 점이다. 금강 본류는 도시의 경계선을 형성하면서 외곽지역을 흐르고 있지만,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하천은 서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도심을 흐르고 있고 26개의 지방하천과 85개의 소하천이 실핏줄처럼 도시를 파고들고 있다.

대전의 하천은 어떤 점에서 '천혜의' 공간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대전의 경우,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이든 20분이면 국가하천 또는 그 지류인 지방하천에 접근할 수 있고, 따라서 하천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시민들이 고르게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혜'라는 말을 써도 좋을 것이다. 홍수 관리와 같은 치수가 주요 문제로 남아 있었던 시절에는 하천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좋게만 받아들여질 수 없었겠지만, 오늘날처럼 치수 문제가 해결되고 하천을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시기에는 오히려 이용자의 접근성이 하천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이 국제적인 수준의 '살기 좋은 도시'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에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도시하천을 하천답게 복원하는 것이다. 이 일에 이름을 붙인다면, '하천생태공원' 조성사업이라 할 수 있다. 하천생태공원이라는 말은 필자가 처음 사용해본 신조어이다. 비슷한 말로 수변공원이라는 용어가 있지만, 하천생태공원은 하천 자체를 생태공원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수변공원과는 다르다. 하천생태공원 조성사업은 하천을 시민들이 휴식, 치유, 건강 증진 등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사업으로서, 우수한 경관 및 생태계를 보존하고 파괴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면서,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소한의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하천생태공원은 자연 상태의 물길과 수변 식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근린공원보다는 도시자연공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3대 하천을 하천생태공원으로 전환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천부지를 무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미 하상에 설치되어 있는 많은 시설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시설은 하상도로와 하상주차장이다. 대전천 쪽에는 6.26킬로미터에 이르는 하상도로가 아직 남아있고, 총 1,059면을 가진 15개의 주차장이 건설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 문제가 될 만한 시설은 체육시설이다. 153개의 체육시설이 갑천과 유등천에 집중되어 있는데, 축구장(22개), 족구장(19개), 게이트볼장(15개), 농구장(12개), 야구장(11개)의 순서대로 많다. 하상도로와 하상주차장은 철거되어야 마땅하고, 체육시설은 대체 용지를 찾아서 이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그 영향이 커지면서 지금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외 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는 사회변화들을 정리해보면 대충 50개가 넘는다. 사회변화에 대한 예측과 함께 감염병을 견디어내는 건강한 사회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서도 '생태관광 및 생태서비스 산업 육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가졌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시민들에게 휴식과 치유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하천생태공원 조성이야말로 그린 뉴딜 사업으로 최적의 사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4 충청총선]더민주-국민의힘-조국까지 대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표정
  2.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9월 개교'...차질 없이 한다
  3.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4. 가수 영호 팬클럽 '이웃위해' 100만원 기탁
  5. 세종시 호수공원 일대 '미술관 유치' 본격화
  1. [총선리포트] 강승규 "양 후보는 천안 사람" vs 양승조 "강, 머문기간 너무 짧아 평가조차 못해"
  2. 2025학년도 수능 11월 14일… 적정 난이도 출제 관건
  3.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3월29일 금요일
  4.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왕도정치와 팬덤정치
  5. [WHY이슈현장] 고밀도개발 이룬 유성, 온천 고유성은 쇠락

헤드라인 뉴스


대덕특구 재창조 속도 높인다… ‘마중물플라자’ 조성사업 순조

대덕특구 재창조 속도 높인다… ‘마중물플라자’ 조성사업 순조

대전시는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마중물 플라자 조성사업의 중간 설계를 완료하고 과기부·기재부의 총사업비 조정절차를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마중물 플라자는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아 재도약과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대전환을 위해 대전시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협업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번 중간 설계 완료와 총사업비 조정 확정으로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ETRI 부지인 유성구 가정동 168번지에 313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8782㎡로 ICT 기술사업화 거점, 전..

세종시 `관광 현주소`는...2023년 어디를 많이 찾았나
세종시 '관광 현주소'는...2023년 어디를 많이 찾았나

세종시 관광산업의 현주소는 어떤 흐름에 올라타고 있을까. 성장기에 놓인 신도시 특성과 행정중심복합도시 위상을 고려하면, 관광도시 면모를 기대하는 건 욕심에 가깝다. 그럼에도 방문객 수와 유입 지역, 자주 찾는 장소, 매출액 등의 객관적 데이터 분석은 미래 세종시의 방향성을 찾는데 유효한 과정으로 다가온다. 때마침 세종관광 MICE 얼라이언스 발대식이 3월 29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제 단체 간 발전적 협력 관계 구축을 넘어 지역 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영문 MICE는 한글로 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란 4가지..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구하는 가수 김종국 시구하는 가수 김종국

  • 한화이글스 연승에 응원할 맛 나는 치어리더 한화이글스 연승에 응원할 맛 나는 치어리더

  •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 ‘매진’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 ‘매진’

  • 홈 팬들 앞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홈 팬들 앞에서 역투하는 류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