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한국판 뉴딜, 산학협력 경쟁력으로 보완해야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한국판 뉴딜, 산학협력 경쟁력으로 보완해야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승인 2020-07-27 11:03
  • 수정 2020-07-28 10:04
  • 신문게재 2020-07-28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증명사진 2020-5-1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지역 내 어떤 농부나 회사직원이 "어찌 하오리까?" 아주 기초적인 질문을 아무 교수한테나 물어볼 수 있고, 도움요청을 하면, 하던 모든 연구 다 제쳐놓고 법적으로 답을 해줘야 됩니다".

미국 랜드 그랜트(Land Grant) 대학의 기본가치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섬유대학에서 은퇴한 교수님이 얼마전 페이스북에 남겨주셨다. 대학의 기본이 기업을 돕고 가치를 창출해서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의미이다. 한국판 뉴딜계획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고용 안전망 강화를 기저로 한 큰 그림으로 그 성과를 거두려면 지역내 대학의 몰입과 기여가 필수적이다. 1933년-1938년에 추진된 미국의 뉴딜정책도 실업자에게 일자리 제공, 경제구조와 관행을 개혁해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는데 기여했으며 여기에 한 축을 대학이 맡았다.

우리나라에는 44개의 국공립대학을 포함해 약 400여 개가 있다. 미국 공립대학협회(APLU)에는 246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1860년 모릴(Morill) 법으로 출발한 공립대학들은 지역밀착으로 미국의 공황기와 경쟁력 추락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하였다. 그 특성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유효하기에 시대별로 정리해보자. 첫째, 1860년대 농업으로부터 산업화로 큰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는 국가적 니즈와 정부-대학-민간 분야의 파트너십과 연계된 실용적 연구로 이어졌다. 둘째, 뉴딜정책, 세계 2차대전을 거치며 대학은 정부와 민간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실용연구 외에 민간과 정부, 지방정부와 파트너 역할을 하였다. 또한 사립대학도 공립대학의 역할을 수용하고,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대학들은 급성장하는 군산복합체와 긴밀히 연계되어 국방부 등 부처 외에 DARPA, NASA, 국립보건원(NIH), 과학재단(NSF) 등 기관(Agency)들과 협력하였다. 셋째, 1980년대 미국 경쟁력 하락의 두려움 속에 공공정책의 변환이 일어났다. 일본·독일과 비교하여 미국 생산성 성장률이 감소됨을 인식하고 일련의 법을 만들며 경쟁력을 높여나갔다. 베이-돌 법(1980), 국가경쟁력기술이전법(1989) 등이 그 사례이다. 그때부터 대학은 비영리 역할만이 아니라 영리도 추구하게 되었다. 지금도 공립대학은 설립 당시와 마찬가지로 기술이전에 몰두하며 이는 변하지 않는 가치이자 의무이다. 다만 변화가 있다면 여러 종류의 기술이전과 과학기술을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확산하도록 동기부여한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지역 활성화를 통한 균형발전이 그 목적이다. 직접 정부가 투입하는 114조 원의 재정 대부분도 각 지역으로 온다. 그런데 지역의 경쟁력이 뒷받침 되고, 경제구조와 관행이 개혁되어야 큰 예산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의 과학기술 기반과 사업화 역량, 창의적 인적역량, 이를 뒷받침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각 지역 내 대학과 연구소, 기업들이 지자체, 공공기관, 시민들과 협력해 '경쟁력 있는 산학관협력'을 이룰 때, 다양한 일자리와 삶의 질이 늘어날 것이다. 이를 아이디어, 니즈, 역량의 'INC 기반의 산학협력'으로 재해석해 보자. 첫째, 글로벌과 지역 내 시장, 그리고 감춰진 고객 니즈를 파악하는 역량이다. 또 대학은 중소벤처기업, 초중등학교, 원도심 등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한 예로 10대 뉴딜정책 중 '그린 스마트스쿨'에 대학생들이 다양한 소리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해 초충등교에 제공하고, 창업 기회를 갖는 방안도 필요하다. 둘째, 4차 산업환경에 부합한 인재양성과 기술 및 제품개발 역량이다. 전교생이 AI와 기업가정신을 기본적으로 공부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공감형 창의인재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중기부사업 중 이공계 대학연구실을 연구소가 없는 기업들에게 개방해 역량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이때의 성공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실제적으로 소기업에 실험실을 개방하고, 공감과 공유하는 노력에 달려있다. 셋째, 독특하고 유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 창출과 활용으로 시장기회를 확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의 도움 요청에 '하던 모든 일 다 제쳐놓고 답을 하는 자세' 등 모두의 개방된 산학관협력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서대' 연극트랙', 국내 최대 구모 연극제서 3관왕
  2. 아산시, 민관협력 활성화 워크숍 개최
  3. 천안법원, 공모해 허위 거래하며 거액 편취한 일당 '징역형'
  4. 충청남도교육청평생교육원, 노인 대상 도서관 체험 수업 진행
  5. 엄소영 천안시의원, 부성1동 행정복지센터 신축 관련 주민 소통 간담회 개최
  1. 상명대, 라오스서 국제개발협력 가치 실천
  2. 한기대 김태용 교수·서울대·생기원 '고효율 촉매기술' 개발
  3. 천안법원, 음주운전으로 승용차 들이받은 50대 남성 징역형
  4. 천안시의회 드론산업 활성화 연구모임, 세계드론연맹과 글로벌 비전 논의하다
  5. 세종시 '러닝 크루' 급성장...SRT가 선두주자 나선다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충청권 역주행...행정수도 진정성 있나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충청권 역주행...행정수도 진정성 있나

행정수도와 국가균형발전 키워드를 주도해온 더불어민주당이 '해양수산부 이전' 추진 과정에서 강한 반발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대선 득표율(49.4%)을 크게 뛰어넘는 60% 대를 넘어서고 있으나 유독 충청권에서만 하락세로 역주행 중이다. 지난 7일 발표된 리얼미터와 여론조사 꽃, 4일 공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충청권은 호남과 인천경기, 서울, 강원, 제주권에 비해 크게 낮은 60%대로 내려앉거나 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2026년 충청권 지방선..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검찰개혁 끝까지 간다`… 시민토크콘서트 성황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검찰개혁 끝까지 간다'… 시민토크콘서트 성황

조국혁신당 대전시당이 12일 유성문화원에서 '검찰개혁 시민콘서트'를 열어 당원·시민들과 함께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엔 황운하 시당위원장과 차규근·박은정 의원이 패널로 참여하고, 배수진 변호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이들은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검찰개혁 5법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수사절차법, 형사소송법 개정안·검찰독재 정치보복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 등의 내용과 국회 논의 상황, 향후 입법 일정·전망을 설명했다. 차규근 의원은 "수사절차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해 검찰의 무차별..

무더위에 수박 한 통 3만원 훌쩍... 농산물 가격 급등세
무더위에 수박 한 통 3만원 훌쩍... 농산물 가격 급등세

여름 무더위가 평소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수박이 한 통에 3만원을 넘어서는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전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11일 기준 3만 2700원으로, 한 달 전(2만 1877원)보다 49.4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2만 1336원보다 53.26% 오른 수준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인 2만 1021원보다는 55.56% 인상됐다. 대전 수박 소매 가격은 2일까지만 하더라도 2만 4000원대였으나 4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폐업 늘자 쏟아지는 중고용품들 폐업 늘자 쏟아지는 중고용품들

  • 물놀이가 즐거운 아이들 물놀이가 즐거운 아이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