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경부고속道 난공사 대전공구, 사람 손과 머리로 해냈지"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경부고속道 난공사 대전공구, 사람 손과 머리로 해냈지"

  • 승인 2021-10-27 17:53
  • 수정 2021-10-28 08:16
  • 신문게재 2021-10-28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컷-검색에






박경부 경부고속도로기념사업회장

1968년 대전공구 감독관으로 공사 이끌어

금강과 산악지형 관통 위해 터널·육교 난공사

대전국토관리청장 마티터널 개통까지 인연

 

 

"교통이 편리한 대전이라고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는 하천과 산악을 관통하는 가장 험한 공사구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설계되고 개통 직전까지 철야작업이 이뤄졌던 거죠"
 

2021102701001573800053531
박경부 경부고속도로기념사업회장
박경부 경부고속도로기념사업회장(82)은 1968년부터 1970년 7월까지 이뤄진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대전공구 감독관을 지냈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몽단이에서 대전을 거쳐 옥천군 청성면까지 총연장 74㎞의 대전공구는 삼부토건과 대림, 아주, 현대건설이 구간을 나눠 각각 시공을 맡고 육군 제1202공병대 제209대대가 지원했다. 박경부 회장은 당시 29살 건설부 소속 감독관으로서 대림건설이 맡은 청원IC부터 대전IC까지 14.3㎞의 교량건설과 포장공사를 감독했고, 해당 구간이 준공한 뒤에는 동구 가양동 대전육교에서 충북 옥천 당재터널까지 33.7㎞ 포장공사를 현장에서 이끌었다. 박 회장은 "하천이 많아 여러 곳에 육교를 놓아야했고 옥천방향으로는 추풍령의 산악지형이어서 터널을 만들어야했으니 대전공구가 경부고속도로 전 구간에서 공사하기 가장 어려운 곳으로 손꼽혔다"고 회상했다.

그는 도로를 건설하는데 현장까지 닿는 길이 놓이지 않아 산을 걸어 넘어다닐 정도로 교통여건이 열악했고, 기술과 장비가 부족해 사고도 적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박 회장은 "감독관으로서 여러 현장을 찾아갈 때 길이 마땅치 않아 산을 넘어다녔는데 언젠가는 50㏄ 오토바이를 타고 복귀하다가 산 속에서 넘어져 어깨뼈가 골절된 적이 있다"며 "어깨를 고정시키는 깁스를 하고 다시 현장을 지켰는데 그만큼 고속도로 건설이 절박했고 스스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부고속도로 교량공사_1970-04-_0
1970년 경부고속도로 대전육교 공사 모습.  (사진=대전시 제공)

건설 기술과 장비가 부족하고 고속도로를 건설한 경험도 없던터라 많은 사고를 경험하면서, 준공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만은 잃지 않았다.

유성IC 인근 국도 위에 육교를 세우는데 자제가 없으니 나무로 지지대를 세웠는데 하중을 견디지 못해 내려앉은 일이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그만큼 고속도로를 처음 만든 당시 겪은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또 대전과 충남·북에서 일손을 구해 대전공구를 건설했다.



박 회장은 "밤낮없이 일하면서도 우리나라에 고속도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힘들다기보다 성취감과 보람이 더 컸다"며 "서울~대전구간이 먼저 개통해 그동안 한나절 걸리던 거리가 1시간 30분대로 좁혀지면서 꿈같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전육교에서 당재터널까지 포장공사까지 마무리했고, 경부고속도로 준공 후에는 남해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 통일로 건설에 이어 대전국토관리청장으로써 대전~공주를 잇는 마티고개까지 개통을 감독했다.

그는 "여름에만 물난리가 있는 게 아니고 대전공구 금강제1교에서 겨울에 눈이 녹아 겪는 홍수를 이겨내며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었고, 오늘날 근대화 초석이자 하면 된다는 국민적 상징이 되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20211028_0101011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제천서 실종된 40대 남성… 여전히 행방묘연
  2. 서산을 비롯한 서해안 '물폭탄'… 서산 420㎜ 기록적 폭우
  3. 이장우 "3대하천 준설 덕에…더는 물난리로 불편 없도록"
  4.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재선출'
  5. 세종시 북부권 중심으로 비 피해...광암교 붕괴
  1. 천안교육지원청, 호우 특보 관련 비상대책회의 개최
  2. "위험경고 없었다" 금산 수난사고 주장 엇갈려
  3. 19일까지 충청권에 180㎜ 더 퍼붓는다…침수 피해 '주의'
  4. 새솔유치원, '북적북적 BOOK 페스티벌'로 독서 문화 선도
  5. [문예공론] 점심 사냥

헤드라인 뉴스


폭우 오후 다시 온다…19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폭우 오후 다시 온다…19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충남권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밤사이 강수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우려했던 추가 침수 피해는 가까스로 피해갔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대가 점차 접근하는 중으로 오늘(18) 오후부터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예상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1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우려했던 강수는 밤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며 지역에 간헐적으로 비를 뿌렸다. 17일 오후 9시부터 18일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천 춘장대 30㎜, 연무 16㎜, 태안 14.5㎜, 부여 10.9㎜, 대전 정림 9..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KITS: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KITS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관광업계 정보 제공의 장과 관광객 유치 도모를 위한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해 상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KITS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여행 콘텐츠와 국제 관광도시 및 국가 홍보, 국내외 관광 콘텐츠 간 네트워..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