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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중도일보DB |
특히, '나도고발해주세요(애국가)'라는 이름의 SNS 계정이 개설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음 불가' 애국가…이철우 지사 애창 영상도 화제
이 도지사가 집회에서 부른 애국가는 그 자체로도 화제가 됐다. 첫음을 높게 잡아 고음으로 부르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그를 '고음 불가'라 칭하며 즐기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 정도면 락 발성이다", "음이 점점 올라가서 마지막엔 따라 부르기도 어렵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보수 성향 지지층 사이에서는 그가 애국가를 직접 부른 점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지난 탄핵 반대 집회에서도 노래를 불렀던 이 도지사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애국가를 부른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나도 고발 해주세요(애국가)' 계정 등장…SNS서 빠르게 확산
이 도지사의 애국가 제창이 논란이 되자 '나도고발해주세요(애국가)'라는 계정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개설됐다. 해당 계정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과 이메일을 통해 시민들이 보내온 애국가 제창 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계정은 개설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특히 틱톡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특성상 해시태그를 활용해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영상에는 '이게 고발할 일이라면 나도 부르겠다'는 문구가 함께 달려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3)씨는 "처음엔 그냥 재미로 하는 챌린지인가 했는데 애국가를 부른다고 법적 검토를 한다는 얘기에 놀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표현 방식으로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45)씨는 "법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애국가를 부르는 게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의아하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걸 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 아니 겠느냐" 고 말했다.
◆고향 들판에서도 애국가 불렀다…다양한 참가자들
이 챌린지는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젊은 층에서는 SNS를 활용한 영상 공유가 활발한 반면, 중장년층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북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58)씨는 논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내며 "고향 들판에서도 애국가를 불렀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평소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지만, 애국가를 부른 게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어떤 의도로든 애국가가 이슈가 됐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일부 참가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기도에 사는 고등학생 정모(17)군은 "처음엔 틱톡에서 유행하길래 가볍게 따라 했는데, 댓글을 보면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그냥 장난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도 있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애국가 챌린지'
애국가 챌린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현재 '나도고발해주세요(애국가)' 계정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영상에는 학교 운동장, 지하철역, 길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현재까지 해당 계정 운영자에 대한 신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운영되면서 영상 제출 방식과 게시 과정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어떤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냥 부르고 싶어서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속에서도 자발적인 참여는 계속되고 있다. SNS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부를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향후 이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안동=권명오 기자 km162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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