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기록적인 폭우에도 수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 3대 하천 준설을 마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 침수 사태를 겪은 대전시는 지난해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 하천 준설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재해 예방 정비사업은 본격적인 장마철 시작 전인 6월 마무리됐다. 연초 설계 등 예산을 집행해 장마철까지 재해 예방 사업을 진행하던 기존의 행정 절차를 앞당긴 선제적 대응이다.
과거 하천 침수 피해가 반복되던 지점들을 집중적으로 준설하면서 수해를 벗어난 것이다. 시는 금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통해 생태계 보전과 하천 정비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번 폭우로 4대강 시설도 재조명되고 있다. 기록적인 폭우에 재해 예방 공사를 하지 않은 금강과 낙동강 지천 몇 곳은 범람했으나, 준설 등이 이뤄진 4대강 본류 주변은 큰 피해가 없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폭우와 폭염 등 극한 기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다. 4대강 시설이 홍수·가뭄 대비에 도움이 된다는 농민들이 많다. 4대강 보 철거 등은 재자연화를 빌미로 성급하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치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다. 지금은 극한 호우와 폭염 등 경험하지 못한 이상 기후에 대응할 정교한 치수 정책을 수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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