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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대전 중앙청과 청과물동 모습. 방원기 기자 bang@ |
1일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은 추석 명절에만 볼 수 있는 정겨움이 묻어나왔다. 오전 10시부터 부모님께 드릴 과일을 사러 온 직장인부터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시장을 찾았다. 대전중앙청과 청과물동 앞엔 지역 곳곳으로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는 마음을 한층 가볍게 만들어줄 사과와 배, 샤인머스켓 등이 꽃단장을 하고 소비자를 기다렸다. 새색시처럼 빨갛게 수줍음을 띠는 사과는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엄마, 사과가 너무 커요". 한 아이가 대전중앙청과 중도매인이 내놓은 사과를 가리켰다. 상인은 "한 번 맛보라"며 꺼내놓은 사과를 잘라 아이에게 건넸다. 아이는 이른 시간부터 엄마 손을 잡고 따라 나온 게 피곤했는지, 투덜대다 사과를 한 입맛보곤 금세 미소를 지었다.
상인과 소비자 간의 덕담과 미소도 곳곳에서 퍼졌다. 단골 고객과 상인은 명절에 어디로 내려가느냐며 서로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매년 명절 때마다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값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던 전과는 달리 품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저렴한 사과와 배도 곳곳에 진열됐다.
"친정에 갖다 드릴 건데, 좋은 놈으로 골라주세요". 주부 김순자(61) 씨는 명절 전 미리 대전중앙청과 청과물 동에 들렀다. 매년 명절마다 같은 중도매인에게 과일을 구매한다는 김 씨는 올해도 이곳을 찾았다. 김 씨는 "과일은 선물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중앙청과 과일은 맛없던 적이 없었다"며 "겉은 먹기 좋아 보이지만, 막상 깎아 먹으면 그렇지 못한 과일도 많아 구매하던 곳에서만 사는 게 가장 실패가 없다"고 미소지었다.
대전중앙청과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데는 중도매인들이 엄선한 과일만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맛과 실한 알맹이는 과일을 선물하는 이와 받는 이 모두를 만족시킨다. 예년보다 저렴한 가격도 올해 추석 전부터 중앙청과가 붐비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과(홍로)의 경우 10kg 평균 가격이 5만 3000원대, 배(신고)는 15kg 평균 시세가 2만 4000원대다. 샤인머스켓 4kg도 평균가가 1만 1000원대이다. 저렴한 8000원대 샤인머스켓부터 1만 원까지 다양하다. 또 여러 개를 구매할 경우 현장에서 1000원 남짓 가격을 깎는 재미도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중앙청과 앞 넓은 주차장도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인다. 통상 농수산물도매시장이라 하면 좁은 주차장이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인데, 이곳은 넓은 주차장이 매력이다.
대전중앙청과 관계자는 "대전중앙청과는 1994년 3월에 설립해 2001년 7월 16일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이전한 이래, 임직원과 중도매인이 단합해 생산자에겐 출하의 기쁨을, 소비자에겐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선한 농산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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