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평창 패럴림픽과 우리나라의 '재활난민'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평창 패럴림픽과 우리나라의 '재활난민'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 승인 2018-03-13 08:13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조강희-시평
조강희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3년 전 여름, 5미터 높이에서 떨어져서 허리골절로 수술을 받은 환자가 휠체어를 타고 재활치료를 받기위해 외래로 내원했다. 환자는 양측 하지가 완전히 마비되고, 대소변관리도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입원한지 3개월 만에 모든 일상생활동작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어 퇴원했다. 이 시점에는 필자가 근무하는 권역재활센터가 개원 후 철저한 준비로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한 시점이기도 했지만, 환자가 30대라는 젊은 나이와 배우자의 강력한 지원, 본인의 확실한 직장 복귀의지 덕분에 상당히 조기에 사회복귀가 가능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사회 복귀된 장애인이 참여하여 스포츠활동을 하는 것이 패럴림픽이다.

패럴림픽(Paralympic Games)은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다. 흔히 장애인 올림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3월 9~18일에 49개국에서 570명의 선수가 참여하고 있고,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보드,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등 총 6개 종목이고, 세부적으로 장애 정도와 시각장애인 대상으로 약 80개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6개 전 종목에서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해 사상 최대 규모인 83명(선수 36명)의 선수단이 참가하고 있다.

사고나 질병에 대한 최선의 내외과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손상, 척수손상, 절단 등의 장애가 발생하면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해야 하고, 이런 재활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 및 직장복귀다. 더 나아가서 장애인도 당연히 스포츠, 취미생활과 같은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일상생활동작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근력, 균형감각, 심폐기능 등을 유지와 향상을 위한 힘든 훈련을 해야 한다. 그래서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최고의 신체능력을 가진 분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것이 패럴림픽이다. 이런 장애인들은 단순 사회복귀가 아니라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 이상의 신체 능력을 가지고 경제, 사회, 직업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가 주로 진료하는 분야는 사지 또는 하지마비, 배뇨장애, 신경인성 통증, 보행장애, 호흡 및 연하 장애, 심한 경우 전적으로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을 할 수 있는 척수손상환자에 대한 재활치료, 즉 척수손상재활이다. 국내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율은 외국사례나 뇌졸중에 비해서 매우 낮아서 평균 약 35%이다. 물론 호흡곤란, 연하장애, 욕창, 심한 자율신경계이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척수손상환자에 대하여서는 충분한 기간의 입원재활치료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척수손상 장애인 중 사회복귀가 잘 안 되는 또 다른 그룹이 있다. 배우자가 있거나, 주로 간병할 사람이 있는 경우, 의료비가 본인 부담이 아닌 경우이다. 특히 필자의 경험으로는 본인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하지 않는 경우에는 퇴원하여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좀 더 훈련하면 직장복귀도 가능한 경우에도 타병원에서 추가적인 입원재활치료를 받기를 원하고, 실제로 병원을 전전하면서 장기간 입원하게 된다. 이는 반드시 입원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건강보험제도, 병실 및 재활치료시설 부족으로 발생하는 소위 '재활난민'과는 상관이 없다. 이런 장기간의 입원치료로 오히려 가족은 간병의 고통과 불필요한 경제적인 부담을 지게 되며, 국가는 엄청남 재정 부담이 지게된다.

객관적인 평가에 의한 필요한 기간 동안 과할 정도로 충분한 재활치료를 제공하고, 퇴원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가정과 동일한 구조의 호스텔에서 요리, 세탁, 청소, 목욕 등 일상생활훈련, 퇴원후의 주택개조, 특수휠체어의 구입, 차량개조와 이동서비스제공, 적극적인 직업재활, 병원 퇴원후 가정방문 재활서비스제공, 간병서비스 등 재활의료와는 별개로 제공되지만 현재 수준으로도 크게 부족하지 않는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통합·연계하여 제공한다면 두 번이나 패럴림픽을 개최한 나라에서 더 이상 '재활난민'이라는 단어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당 '세종시의원 후보' 확정 연기… 집현동서 제동
  2. "중증화상·중독·사지절단 응급진료 역량 확충 필요"…대전·세종 응급실 진료 분석해보니
  3. 대전 구청장 선거전 본격화…현역 "수성" vs 도전자 "변화"
  4. 청주교도소 특별사법경찰대장 박경민 대전교정청 '이달의 모범교관'
  5. '연구비 자율성 강화'에 과학기술계 "환영… 세심한 후속 관리 필요"
  1. 정치색 없다는데…교육감 선거 진영 프레임 반복
  2. 민주당, 충남 아산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전은수 영입
  3. 대전 구청장 선거전 가열…정용래·서철모 출마 선언
  4. [르포] "멈춰야 할 땐 지나가고, 지나도 될 땐 멈추고"…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현장 가보니
  5. 대전교육청 산업재해 증가세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아"

헤드라인 뉴스


"멈춰? 그냥 가? 헷갈려요"… 우회전 일시정지 시민 혼선

"멈춰? 그냥 가? 헷갈려요"… 우회전 일시정지 시민 혼선

29일 오전 9시 30분께 대전 용소네거리. 출근길 정체는 어느 정도 빠졌지만 주택가에서 도안동로와 건양대병원 방면으로 빠져나가려는 우회전 차량 흐름은 적지 않았다. 차량 대부분은 속도를 조금 줄인 뒤 그대로 우회전했다. 바퀴가 완전히 멈춰 선 차량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가 시행된 지 시간이 흘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서행'과 '일시정지'의 경계가 흐릿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오전 9시 36분께였다. 우회전 일시정지 집중단속을 앞두고 경찰 차량과 경찰관들이 교차로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자 우회전 차량들이 눈..

6·3 지방선거, 대전·충청 분위기 고조… 선대위 띄우고 공동선언도
6·3 지방선거, 대전·충청 분위기 고조… 선대위 띄우고 공동선언도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기선을 잡으려는 여야 각 정당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전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워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고,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충청권 공동대전환'을 선언하는 등 선거 열기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대전, 세종, 충남, 충북 4개 시·도지사 후보들은 29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충청권 공동대전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민주당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이재명 정부의 '지방주도 성장' 기조에 맞춰 충청을 변방이 아닌..

대전 버드내초 인근 신생 핫플레이스로 `주목`…신규 창업점포 지속적 증가
대전 버드내초 인근 신생 핫플레이스로 '주목'…신규 창업점포 지속적 증가

대전지역 곳곳에서 신생 상권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평소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다시금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신규 점포 등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어서다. 기존 상권과 달리 신규 창업 점포가 눈에 띄게 눈에 띄게 확장되자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다. 29일 소상공인 365 빅데이터가 추려낸 대전 신생 핫플레이스는 중구 유천1동 '버드내초등학교' 인근이다. 신생 핫플레이스란, 상권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소로 최근 들어 급부상하는 곳을 뜻한다. 5만 1045㎡ 규모의 해당 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

  • ‘74명 사상’ 안전공업 건물 철거 돌입…현장감식 병행 ‘74명 사상’ 안전공업 건물 철거 돌입…현장감식 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