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인물 브랜드 김호연재, 신채호, 이응노는 어떤 사람?

  • 문화
  • 문화 일반

대전의 인물 브랜드 김호연재, 신채호, 이응노는 어떤 사람?

김호연재 조선시대 여성 문학인으로 슬픔과 외로움 시로 담아
신채호 의열단 조선혁명선언, 조선상고사로 역사학자 면모 표출
전국 유일 이응노미술관 개관, 동서양 결합된 독특한 예술관

  • 승인 2020-01-26 12:0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대전의 대표 인물을 선정한다면 과연 누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의열단 조선혁명선언을 작성하고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단재 신채호, 조선시대 여성작가로 당대 명문으로 꼽히는 김호연재, 홍성 출신이지만 대전교도소에 수감 됐던 인연, 전국 유일 대전에 1인 미술관이 있는 고암 이응노까지. 이들은 대전에서 태어났고, 살아갔고, 스쳐 갔으나 대전과 인연을 뗄 수 없는 대전의 역사다.

김호연재 동화 표지
김호연재 동화 표지
*조선시대 여성문학인 동춘당 '김호연재'

김호연재(1681~1722)는 조선시대 고성군수를 지낸 김성달의 딸이자 소대헌 송요화의 아내다. 친가와 시가 모두 당대 손꼽히는 명문가로 김호연재도 문학수업을 받은 여성 작가였다. 김호연재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는데 외로운 시간 속에서 늘 친정과 형제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로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여성이었고 규방 사람이라는 한계 속에서 김호연재는 문학인이지만 세상 밖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는 시에도 드러나는데 '자상'이라는 시에서는 '깨끗하기는 흰 구름 같네 / 화려한 물건을 즐겨 하지 않고 / 뜻은 구름과 물 흔적에 있네 / 세속의 무리와 더불어 합류하지 않으니 / 세상 사람들이 도리어 그르다 하네 / 스스로 규녀의 몸임을 슬퍼하니 / 푸른 하늘은 알지 못하리로다 / 어찌하여 할 바가 없으리오 / 다만 능히 각각 뜻을 지킬 뿐이라네'라고 노래했다.

김호연재는 42년 동안 200 작품을 남겼지만,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과 비교해 작품이나 인물에 대한 재조명이 드물었다. 대덕구와 대전 문화계는 김호연재의 가치를 발굴하고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대덕구는 김호연재 문학상을, 문학계는 대전과 연고가 있는 여성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충남대 예술대학 회화과 윤여환 교수는 지난해 김호연재 영정을 제작했다. 영정 제작과정에서 김호연재 직계후손을 모두 만나 표준용모 우성 유전인자를 조합해 김호연재의 용모를 잡아가는 과정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방송되기도 했다.

2019062701002499900108241
단재 신채호 선생
*의열단, 조선혁명서, 여순감옥 '단재 신채호'

단재 신채호의 출생지는 충남 대덕군 산내면 어남리 도림마을이다. 현재의 대전시 중구 어남동 일대로 생가터가 있는 곳이다.

신채호는 태어난 대전에서는 8년을 채 살지 못했다. 할아버지를 따라 청주로 이사가면서 대전과의 인연은 꽤 짧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울과 중국, 블라디보스톡, 상해 등 각국을 돌며 독립운동에 헌신했고, 결국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뤼순 감옥에서 눈을 감았다. 신채호는 언론인이자 역사가, 독립운동가였다. 독립신문과 매일신문, 황성신문을 통해 자주, 민권, 자강운동을 적극 지원했고,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에서는 간부로도 활동했다. 영국인 베델이 사주였던 대한매일신보에서는 논설진으로 참여해 일제의 침략과 친일파 매국행위를 통렬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1910년 중국으로 망명한다. 안창호, 이갑, 이종호와 함께 중국 청도에서 신민호 동지들과 독립운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후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최초의 29인 모임에 참가했으나 의정원회에서 이승만을 국무총리로 추대하자 이를 반대하고 퇴장했다. 같은 해 상해임시정부와 한성임시정부를 통합해 통합 임시정부로 발전할 때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임시정부와 결별을 선언하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김원봉이 이끈 의열단의 요청을 받아 조선혁명선언을 작성한다. "강도 일본이 우리의 국호를 없이 하며, 우리의 정권을 빼앗으며, 우리의 생존적 필요조건을 다 박탈해 온갖 만행을 거침없이 자행하는 강도정치가 조선민족 생존의 적임을 선언함과 동시에 혁명으로 우리의 생존의 적인 강도 일본을 살벌하는 것이 조선민족의 정당한 수단이다"라고 선언하며 독립운동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역사방법론이라 할 수 있는 조선상고사, 조선사연구초는 1924년 집필됐다. 이후 단재는 무정부주의 독립운동에 관심을 가졌는데 대만에서 외국위체를 위조하는 등 독립운동자금을 염출하는 행동에 나섰다가 결국 뤼순 감독에서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1936년 옥사했다.

대전시는 ‘대전방문의해’를 맞아 단재 신채호 선생을 대전의 대표 인물로 브랜드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마당극과 연극으로 올해는 합창으로 단재 선생의 독립정신을 일깨웠다. 지난해 11월에는 서대전공원 일대에 단재 선생의 동상을 제막하기도 했다.

233333
구두 제작소를 개조한 파리 근교의 프레 생-제르베 작업실에서 작품을 하고 있는 고암 이응노.
*군상, 문자추상, 동양화, 동백림사건 '고암 이응노'

대전에는 고암 이응노 선생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있다. 오로지 고암을 위한 고암에 의한 작품 전시와 연구에 몰입하는 '이응노미술관'이다. 고암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동양화가로 이후 조각, 콜라주 등 동양화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1958년 고암은 프랑스로 건너간다. 서독에서 체류하며 박인경 화백과 부부전을 열었고, 전통 필묵과 당시 프랑스 미술계의 흐름이었던 앵포르멜을 결합해 동양적 감수성이 가미된 새로운 추상을 창작했다. 1962년 폴 파케티 화랑에서 열린 첫 개인전으로 고암은 당대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세계를 돌며 개인전과 그룹전을 50차례 열며 열정적인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며 대전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른다. 옥중에서도 작품을 쉬지 않았는데 약 300점의 작품을 남겼다. 사면 후에는 다시 프랑스로 돌아갔고 문자추상을 완성해 나갔다.

고암의 대표작품은 역시나 군상이다. 1980년부터 1989년 작고 전까지 제작된 군상에는 작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이 집약돼 있다는 평가다.

이응노미술관은 2000년 개관했으나 2005년 폐관했고 이후 2007년 대전에 이응노미술관을 개관한다. 개관 당시 문자추상과 군상 106점을 기증받았고, 2차 기증에서는 옥중화를 비롯해 101점이 추가 기증돼 2007년 개관 기념 전시회를 열었다. 이후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을 출범해 본격적인 인물 미술관으로 자리 잡았다. 재단 설립 후에는 전시와 학술, 출판 등 국내외 예술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응노미술관은 2019년 새롭게 구입한 작품을 선보이는 신소장품전으로 올해 첫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서 국내 최초 고고학 대박… 운천동서 고려 ‘청석탑’ 온전하게 나왔다
  2. 담양군,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최우수상·우수상 석권
  3.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4. 서산, 123년 전통한옥, 복합문화예술공간 '해미담'으로 재탄생 된다
  5. 충남대 통합 찬반투표 앞두고 쟁점 재점화…17일 대토론회
  1. [현장의 사람들] 불길이 남긴 흔적 쫓아 원인 밝힌다…대전동부소방서 곽맹걸·이태규·김재능 화재조사관
  2. "우주에서 본 지구, 협력이 답이었다" 우주인 이소연 박사 대전ISS서 강조
  3. 가축방역 최전선 '공중방역수의사' 처우 개선 '첫 단추' 끼웠다
  4. 성남 원도심, 대규모 정비사업 본격화…도시 균형발전 시험대 오른다
  5. 충청권 의료현안 정조준 복지부 국립대병원 육성안…상경진료·치료가능 사망률 효능 주목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벨트 `호남 투자론`에 제동 우려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벨트 '호남 투자론'에 제동 우려

<속보>=충청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던 반도체 후공정 투자 구도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본보 6월 11일자 1면 보도> 더구나 국가균형발전 기조 속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투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충청 정치권에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투톱의 충청권 기존 투자 계획 이행은 물론 신규 투자 등을 위해선 지역 정치권의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7일 지역 정·관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충남 천안·온양을 첨단 패키..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눈부신 경기력을 뽐낸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월드컵 선수들 중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축구 콘텐츠 매체인 '매드 풋볼(MAD FOOTBALL)'은 월드컵 조별리그 A~H조 1차전 중간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황인범은 4-3-3 포메이션으로 선정된 베스트일레븐에서 미드필더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아시아권에선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은 미드필더 두 자리는 자말 무시알라(독일), 페드리(스페인) 등이다. 황인범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서 만날 기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일상 속에서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비대면 문화와 개인화된 생활방식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감소한 데다, 학업과 취업 준비,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관계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온라인 중심의 만남이 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만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만남'을 갈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대전시가 마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