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2021-03-08
십수 년 전 대전살이를 시작할 즈음의 일이다. 출장을 떠날라치면 으레 대전역에 차를 주차하고 KTX를 이용해야만 했다. 지금이야 선상주차장을 포함해 공용주차장이 여러 군데 생겼지만, 당시에는 대전역 주변으로 주차 사정이 만만치 않았다. 수업을 마치고 촌각을 다투듯 바삐..
2021-03-01
오는 4월 서울시와 부산시 보궐선거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보선의 주원인이다. 박원순 전 시장은 불행한 선택을 했고, 오거돈 전 시장은 재판을 받고 있다. 부끄럽고 불행한 사건 탓에 서울시와 부산시에서 동..
2021-02-22
수업 중 자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지난 2월 11일 춘천지방법원은 수업 중 아파서 책상에 엎드린 학생을 두 차례 강제로 일으키고 "억울하면 112에 신고하라"고 말한 고등학교 교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
2021-02-15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서울 소재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지방 사립대학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45만 명 정도로 힘든 한 해가 되리라 예상되지만, 이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2030년대에는 30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기..
2021-02-08
뉴스 기사를 작성하는 AI는 언론인인가? 국내 뉴스통신사 한 곳은 작년 봄 AI가 쓴 기사를 언론사와 독자들에게 공개했다. 통신사가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더라면 이용자들로서는 AI가 작성한 기사인지, 아니면 사람 기자가 쓴 기사인지 식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AI가 작..
2021-02-01
모처럼 반짝 따스해진 틈을 타 가끔 캠핑하던 금강 변 모래톱을 찾았다. 강물은 무심한데, 흐르는 물결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저마다의 아픔과 사연을 머금은 듯 일렁인다. 이제 2021년의 첫 달이 막 지났는데, 바이러스 탓만 하며 무기력하게 보낸 지난 한 달여의 시..
2021-01-25
2021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이 다 가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1월에는 소망을 담아본다. 그것이 이루어질지 여부보다는 어쩌면 간절함의 크기에 비례하여 소망의 순위를 매길지도 모르겠지만, 새해 소망은 정월에 거쳐야 할 숙명적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2021-01-18
2020년 2월에 발생한 코로나19는 2021년이 되어서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1,000명이 넘어가던 확진자 수가 500명대로 내려오면서 정부는 5인 이상 집합금지와 9시 이후 운영제한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미국 22만 명, 영..
2021-01-11
요즘 우리 지역의 화두로 떠오른 메갈로폴리스는 '거대한'을 뜻하는 메갈로(megalo)와 '도시'를 의미하는 폴리스(polis)가 합쳐진 말이다. 자족성을 갖는 큰 도시가 점점 더 외연이 확장되는 현상을 지나 거리상 가까운 거점도시들이 거대한 벨트를 형성하는 모양을 일..
2021-01-04
해가 바뀌었지만 코로나19의 위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안 보인다. 집단감염의 영역도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 소식에 우울한 나날이다. 정부도 온 힘을 다해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공포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2020-12-28
독감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가정이나 사무실의 실내 온도인 20°C에서 17일을 생존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8일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C 온도에서 유리, 종이, 폴리머로 제작한 지폐에서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28일에 달했으며, 40°C 온도에서 신..
2020-12-21
1973년 건설이 시작되어 1992년 준공된 대덕연구단지는 이제 3년 후면 50돌이 된다. 연구단지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도 안 되던 시기에 선진국을 추격할 기술과 인력을 집중 키우기 위해 건설됐고, 80~90년대 압축 성장기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인재..
2020-12-14
미시간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시카고가 '바람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면, 세종시는 '안개 도시'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에 금강과 미호천이 감싸고 돌기에 세종시의 안개는 아름다움과 생활의 불편이라는 양면을 뛰어넘어 어느새 도시를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매김하..
2020-12-07
어느덧 2020년이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조국 사태, 코로나19 사태, 더불어민주당 총선 압승, 윤미향 사태, 행정수도 이전, 추미애·윤석열 사태,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많은 이슈가 있었던 한해였던 것 같다. 문득 그 문제들이 어찌 처리되고 있는지 정리해보면..
2020-11-30
여러 이유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이라고 해야 고작 동네를 걷는 정도지만, 차들로 넘쳐나는 대로를 건너지 않고 두 바퀴를 돌면 거의 8천보에 가까워 운동량이 제법 된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걷는다. 특히 심야에 걷는 일은 다른 이의 의도치 않은 시선도 피할 수 있고, 나름..
2020-11-23
연일 코로나19 탓에 주눅이 든 생활의 연속이다. 이 와중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감찰카드로 윤 총장 망신주기에 나섰다는 지적과 윤 총장을 때리면 때릴수록 관심과 격려가 더 커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20-11-16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보편적으로 느끼는 맛에 대한 선호도는 혀의 미뢰에서 일어나는 화학 분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다. 맛에 대한 선호도는 살아 있는 생명체의 진화적 적응도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자손을 번식하기 위한 먹이 선택에 따라 달라지고 생명체의 형태와 생활양..
2020-11-09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지난 벌금형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음주운전을 했으므로 징역형을 선택하되,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어린 자녀들을 양육하는 사정을 참작해 이번에 한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과연 옳은 양형일까? 실형은 음주운전을 되풀이할 가능성을..
2020-11-02
인류는 소통하고 체온을 나누며 생존해 왔는데, 이놈은 살려면 접촉을 끊으라고 겁박한다. 잠시 긴장을 늦추고 틈을 보이면 여지없이 파고들어 혼쭐을 낸다. 부모도 자식도 사랑하는 사람도 도대체 같이 있는 꼴을 못 보니, 적당히 아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꿈도 못 꾼다...
2020-10-26
우리는 어떤 일이 잠시 중단되거나 쉬는 동안을 뜻하는 말로 막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연극에서는 한 막이 끝나 막이 내린 뒤 다음 막이 오를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막간을 이용하여 배우들은 의상을 갈아입기도 하고, 연출가들은 무대를 점검한다. 또 관객은..
2020-10-19
사실 요즘 언론에서 말하고 있는 라임, 옵티머스 사건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라임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가 세간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유력한 검찰 출신 변호사가 김봉현 전 회장을 찾아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
2020-10-12
코로나19 시대를 살아내느라 일상이 많이 변했다. 수업이 비대면으로 바뀌어 매주 동영상을 올리느라 바빠졌고 회의도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 소통하느라 애를 쓰며 공청회도 먼발치에 있는 카메라와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누군가를 의식하며 혹 일어날 수도 있는 '악마의 편집'을..
2020-10-05
역시 나훈아였다. 코로나19 탓에 언택트(비대면) 공연이었지만, 국민은 오랜만에 신나는 감흥과 속절없이 허물어져 가는 희망과 용기를 챙길 수 있었다. 음악은 순간 예술이지만, 음을 통한 전달력이 강해서 맘 속 깊이 파고든다. 나훈아 추석맞이 공연을 주최한 KBS도 오랜..
2020-09-28
인간의 신체기계는 정교하고 복잡한 시스템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각 기관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고, 자칫하면 쉽게 고장 나기도 한다. 다행히 복원시스템이 존재하지만,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단백질과 유전자는 항상 오류를 일으키고 복제는..
2020-09-21
어쩌다 보니 김광석 님이 부른 '서른 즈음에'의 두 배를 살았다. 예순 즈음에는? "또 하루 사라져 간다. 서산에 걸친 노을처럼. 희미한 내 기억 속에 무얼 다시 채워 넣을지. 점점 더 짧아져 간다. 아쉬움 없는 인생인 줄 알았는데. 식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