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초]토론하며 책읽는 재미 두배

[선암초]토론하며 책읽는 재미 두배

둘씩 짝지어 토론하며 사고력 키워… '하브루타' 강사 초청 교내 연수도 사제동행 아침독서 10년 넘게 해와… '도서관 달빛축제' 지역사회와 호흡

  • 승인 2015-12-02 14:17
  • 신문게재 2015-12-03 13면
  • 성소연 기자성소연 기자
[책과 대화하는 대전독서교육 캠페인] 선암초

대전선암초등학교(교장 성열순)는 특색 사업의 일환으로 '하브루타 독서 교육'을 하고 있다. 하브루타는 히브리어로 '친구'를 뜻하는 '하베르'에서 유래된 말이며, 본래 '함께 토론하는 파트너'를 일컫는다. 선암초는 '혼자 독서하고, 독후 활동하는' 단순하고 수동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토론과 논쟁의 분위기를 형성해 교육공동체 간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만들었다. 또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심어주고자 특색있는 독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편집자 주>

▲ 학부모 독서동아리(책마루) 활동.
▲ 학부모 독서동아리(책마루) 활동.
▲'하브루타 독서'로 소통하는 아이들=선암초는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독서 교육'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기반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브루타 독서' 관련 강사를 초청해 교내 연수를 진행했고, 교사들 스스로 자율 연수 이수를 통해 지도 능력을 키웠다. 또 학교 도서관에 하브루타 관련 도서를 구입해 학부모,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 시간을 이용, '하브루타' 토론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교육 과정과 연계해 지도하고 있다.

선암초에서 주로 하고있는 하브루타 독서 토론 활동은 다음과 같다. 우선 2명이 짝을 지어 같은 책을 읽고 책 속에서 찬반 토론이 가능한 주제를 선정한다. 저학년이나 주제 선정이 익숙하지 않을 때는 교사가 제시한다. 주제가 선정되면,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어 토론을 하고, 제한 시간 후 찬성과 반대 입장을 바꾸어 다시 토론한다.

이 때 앞서 상대편이 말했던 까닭이나 근거 이외의 다른 까닭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토론이 끝나면 주제에 따라 더 좋은 해결 방법은 없는지 함께 생각하고 배운 점, 느낀 점, 나에게 적용해볼 점 등도 고민해본다. 이 때 교사는 일일이 토론에 관여하기보다 도움을 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또 교내 '독서 페스티벌'이나 '인문고전 읽기 운동'과 같은 각종 독서 교육 행사에 '하브루타 독서 교육'을 적용해 선암초만의 특색있는 독서 토론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독서를 더 이상 지루하고 따분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소통의 기회로 생각하게 됐으며, 고등사고력과 표현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됐다.

▲ '책읽고 하브루타' 찬반 스티커 붙이는 아이들.
▲ '책읽고 하브루타' 찬반 스티커 붙이는 아이들.
▲오감만족 독서교육 프로그램 풍성=선암초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 책과 친숙해지고, 표현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연중 다양한 독서 관련 행사와 독후 활동을 하고 있다.

4월에는 독서를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에 대해 알리는 기회를 갖고자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행사를 열었다. 기간 중 도서관에서 '도서 교환전 및 알뜰바자회', '책 속의 보물찾기', '연체자 해방의 날', '사랑의 책 엽서 만들기' 와 같은 다양한 행사도 병행해 도서관을 친숙하게 느끼고, 책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6월에 인간에 대한 이해, 공동체 정신 함양을 위한 인문소양교육 활성화를 위해 '인문고전 읽기 운동'을 실시했다. 학년별 교육과정을 분석, 인문 고전을 선정해 구입했고 도서관과 교실에 목록을 게시했다. 또 학교 도서관 내 인문 고전 도서 코너를 따로 설치해 언제든지 쉽게 대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10월에는 연중 독서 교육의 가장 큰 행사인 '선암 독서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행사 기간 중 '하브루타 독서의 날'을 지정해 하루동안 책을 읽고, 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하는 날로 운영했다. 그 후에는 학년별로 '독서 표어 만들기', '책 광고 만들기', '내가 만든 책 표지' 등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단순히 책을 읽은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또 '책 읽어주시는 교장, 교감 선생님', '친구야, 책 읽자! 사진 콘테스트', '북아트 만들기' 등의 이벤트도 진행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였다.

선암초는 이외에도 연중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독서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우선 '사제동행 아침 독서'는 아침 자습시간에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책을 읽는다. 벌써 1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으로 '선암 꿈동이'라면 누구나 입학부터 졸업까지 6년 동안 훌륭한 습관으로 길러나가고 있다.

월 2회 도서관 활용 수업은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매년 3월에 각 학급이 도서관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 월 2회 이상 도서관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선배가 책 읽어주는 날' 행사는 매 학기 말 5~6학년 학생들을 주축으로 저학년 학급에 찾아가 후배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행사로서, 독서 교육은 물론 후배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줄 수 있는 '인성 교육'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역사회·학부모와 함께하는 독서교육=선암초에는 '책마루'라는 학부모 독서 동아리가 있다. 이 동아리는 독서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책마루의 주요 활동은 매주 금요일 '사제동행 책 읽기' 시간 15분간 저학년 각 학급에 찾아가 그림책 및 동화책을 읽어준다. 학생들은 교실 한쪽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마루 엄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책마루 엄마들은 다년간의 활동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준급의 동화 구연은 물론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해 교육의 효과가 배가 된다.

책마루 엄마들의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저학년 학생들의 독서 습관 정착과 책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엄마가 책마루 회원인 아이들은 엄마가 매주 학교에 와서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책마루 엄마들 역시 금요일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책마루 회원들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매주 1회 정기 모임을 통해 독서 교육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학부모 대상 무료 강좌 개최, 외부 강사를 초빙해 자율 연수도 진행하고 있다.

선암초는 교육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독서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지역 내 공공 도서관과 연계해 '신나는 도서관 나들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학년별로 주변의 대전학생교육문화원, 서구 퍼스트 어린이 도서관, 진잠 도서관, 국립세종도서관을 각각 방문해 도서관 제공 프로그램 체험과 도서관 이용 예절 학습, 구연동화 듣기, 자유 열람 및 토론 학습 등의 활동을 한다. '신나는 도서관 나들이' 프로그램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오롯이 책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어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지난 10월 30일 선암초 도서관은 밤늦게까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바로 교육 가족과 지역 공동체 모두가 함께하는 독서 문화를 만들고자 열린 '선암 도서관 달빛 축제' 행사 때문이다. 재학생은 물론, 지역사회의 학생과 가족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매년 가을밤을 수놓는 '선암 도서관 달빛 축제' 는 가족, 친구들이 학교 도서관에 모여 책을 읽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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