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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외주업체 근로자 이 모(50)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고현장. 민주노총 제공 |
21일 충남도와 경찰,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30분께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철광석 이송 컨베이어벨트 부품 교체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이 모(5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12월 11일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김용균 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지 70여 일 만이다. 김 씨의 노제는 지난 9일 열렸다. 현대제철 당진공장만 따지면 2013년 5월 10일 하청업체 직원 5명이 아르곤가스에 질식해 사망하는 등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33명의 근로자가 각종 산업재해에 의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는 지난 18일부터 양승조 지사가 일본 출장 중인 가운데 현지 지시를 통해 당진시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상황대응에 나섰다. 사고대책반도 구성해 현대제철의 안전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는 노동계의 사고 조사 참여도 요청할 계획이다.
도는 "최근 10년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만 산업재해로 33명이 숨졌다"며 "'죽음의 공장'이라 불릴 만큼 위험한 사업장인 만큼 근본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고 현장 등 두 곳의 컨베이어벨트에 대한 작업중지와 외주업체의 시공작업 중지를 명령했다.
노동계는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두 달 전 태안화력발전소 사망사고 이후 안전점검을 충분히 했다면 최소한 비슷한 유형의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노동부는 당진제철소에 대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제철은 "조사에 적극 협조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대책 마련 및 안전점검을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숨진 이 씨는 1년 전 베트남 출신 여성과 결혼해 신혼집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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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외주업체 근로자 이 모(50)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고현장. 민주노총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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