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자연의 서정을 화폭에 담은 '바끄로전'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자연의 서정을 화폭에 담은 '바끄로전'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3-06-15 15:14
  • 수정 2023-06-15 15:1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6월 14일 오후 6시 대전시 중구 대흥동 소재 대전갤러리.

자연의 서정을 화폭에 담은 제18회 바끄로(회장 정연호) 회원들의 정기전이 문을 열었다. 19일(월)까지 전시된다.

이번 18번째 여는 정기전에는 71명의 작가가 참여해 한국화, 유화, 수채화, 서각,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작가들 대부분이 중견작가들이라 그런지 화폭에 담겨있는 의미도 다양했다.

정연호 회장은 "일상생활에서 틈틈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창작의욕과 열정으로 작업에 정진하여 이렇게 전시회를 열게 됨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회가 회원님들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가 부여되고 많은 관객들과 함께하는 나눔의 장이 되어 평온하고 여유로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노덕일 중구문화원장은 "바끄로전은 우리 화단의 보배 정연호 회장을 중심으로 70여명이 회원들이 대전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훌륭한 단체"라며 "'바끄로'는 '밖으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자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끄로'라는 음성적 표현을 고유명사화해서 단체 이름으로 하였다"라고 말했다.

전 중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은권 님은 "미술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예술의 한 분야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시대마다 변화해왔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라며 "여러분들은 이러한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현대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정수 화백과 함께 이 전시회를 둘러본 필자의 눈에 다가온 그림이 몇 점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윤은아 화백의 '닭치고' 라는 그림.

1616fe27a6e7d379124a40d141e0f476b1e91b55
윤은아 화백의 '닭치고'
눈을 부라리고 쏘아보는 수탉 한 마리를 그려놓고 제목을 '닭치고'라 표했다. 그림을 보는 순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머리에 떠올랐다.

두번째 시선을 끄는 이 그림, 송인선 화가의 '별 하나 없는 밤'.

1송인선
송인선 화가의 '별 하나 없는 밤'
어두운 밤, 빌딩숲이 배경이다. 그 빌딩숲 위에 연잎 한 닢을 그리고 그 위에 네 마리의 오리를 그렸다. 가족인 듯 싶은 오리 네 마리. 그런데 가족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제 각각이다. 옛날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던 대가족의 모습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핵가족의 모습인 것이다. 함께 살고는 있지만 생각이 다르고, 삶은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 힘든 삶을 가족 누구와도 가슴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바라보는 세계가 다를 수 밖에. 아니면 같은 핏줄을 타고난 우리 민족끼리 네 편 내 편 갈라서 싸우는 모습은 아닐까?

다음으로 시선을 끄는 작품, 정연호 회장의 '영원한 사랑'

2 정연호
정연호 화가의 '영원한 사랑'
e184e8540d67894c47cfda119a896a769d647734
바탕색을 보라색으로 하여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뤘다. 그러나 보라색은 심신이 피로할 때 무의식적으로 찾게 되는 색으로 귀부인들이 즐겨 찾는 색상의 옷감에 사용되고 있는 색이라한다. 따라서 정화백은 이 색상을 바탕색으로 그려 숭고한 우리 민족혼을 나타내려 하였을 것이고, 도자기 그림을 화폭에 담음으로써 우리 민족의 정신을 나타내려 하였을 것이다.

화폭에 담은 도자기 또한, 태토만으로 성형하여 구웠는지 알 수 없었고 유약을 발랐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달랑 도자기 한 점에 이곳 저곳 덧칠을 했기에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필자로서는 머리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에 다시 만나 차 한잔 나누며 추상화 같아 보이는 이 그림에 대하여 더 알아보도록 할 것이다.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곳이 이주영 화가의 '마음을 담다'

3이주영
이주영 화가의 '마음을 담다'
커다란 화병에 빨강색의 꽃들을 한 다발 꽂아 놓았다. 그리고 제목을 '마음을 담다'라 했다.

색에는 시대나 문화를 초월한 공통의 이미지가 있는데 색에는 각각의 특징이 있고 우리의 심리와 행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한다. 따라서 요즘은 인간의 감정까지도 컬러풀한 시대인 것이다.

이주영 화백이 사용한 빨강색은 원초적인 외침, 활력, 정열, 흥분 등 강한 에너지가 있다. 의욕이 넘칠 때, 의욕이 있기를 바랄 때, 자신감을 가지고 싶고 자기 자신을 어필하고 싶을 때, 에너지가 흘러 넘치거나 보충하고 싶을 때 빨강색을 사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날 전시회 개관식을 하던날도 이주영 화백은 빨강색의 원피스를 입고 왔다. 공격성, 분노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정열적이 모습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고 싶은 여인. 이주영 화백. 그만 해두자. 자꾸 이 화백쪽으로 시선이 쏠리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시선이 끌린 곳은 임문희 화가의 '눈물 한 방울'.

4임문희
임문희 화가의 '눈물 한 방울'
검은 바탕에 검은 보랏빛이 나는 도자기 한 점과 오래된 백자 한 점을 그리고 백자를 클로즈업 시켰다. 그리고 제목을 '눈물 한 방울'이라 했다. 낡은 백자로 보아 오랜세월 눈물을 흘리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눈물도 말라버려 한 방울 밖에 나오지 않는다 했다. 그 소중한 눈물 한 방울 도 이 도자기에 흘리고 있는 것이다.

가수 이유진은 '눈물 한방울로 사랑은 시작되고'로 1984년 제8회 MBC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임문희 화가도 이 그림 '눈물 한방울'을 현상공모에 내보내면 대상을 찾이하게 될 것이다. 왜냐고? 그대 지적인 미모의 여인이 흐르는 눈물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역시 사랑하고 싶은 여인 임문희 여인. 그 아름다운 미모를 영원히 간직하기 바란다.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이 김창유 화가의 그림, '꽃향기에 마음을 싣고'.

5김창유
김창유 화가의 '꽃 향기에 노래를 싣고'
그는 화병이 아닌 어느 금관악기 나발 부분에 튜울립 꽃 수십 송이를 담았다. 그리고 '꽃향기에 마음을 싣고'.라는 제목을 달았다. 봄을 알리는 꽃중에서 가장 도드라진 꽃은 튜울립이라한다. 꽃의 생김새가 머리의 두르는 터번과 비슷하여 이름도 튜울립이라 한다는 것이다. 색상은 빨강, 분홍, 하얀, 자주, 검정,복색 등의 다양한 색이 있는데 김 화백은 자줏빛 색을 가진 튜울립을 택했다.

낮에는 꽃잎을 열고, 밤에는 잠을 자는 것처럼 꽃잎을 오무리는 튜울립의 비밀. 그 비밀을 김 화백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줏빛 튜울립 한다발을 금관악기에 담아 사랑하는 임에게 보내려 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선을 그는 이 그림. 이미진 화가가 그린 '어느날 봄'

6이미진
이미진 화가의 '어느날 봄'
시원한 그늘 아래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를 펴고 누워 잠자고 있는 그림이다. 저만큼 발 밑에는 보던 책이 놓여 있고. 아마 임 화백은 독서를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서하다 피곤해 잠든 고양이를 자신의 모습에 의인화시켜 나타냈을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하는 경험을 즐긴다고 한다.

존 홀트는 "인간의 지적능력은 얼마나 많은 방법을 알고 있느냐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로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얼굴도 모르는 이미진 화백. 그는 독서를 통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여인이었을 것이다.

그만 자고 어서 일어나 읽던 책을 마저 읽으시지요.

김용복/ 평론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TA 2025 춘계학술대회' 디지털 전환 시대, 지산학연 협력 전략 모색
  2. 소진공, SEMAS 청년혁신협의체 발대식 진행
  3. 특허법원, 국제지식재산권연구센터 자문위원 구성 완료
  4. [부고]강용식 충남대 총동창회 상임고문 별세
  5. 세종 빛축제 또 무산 위기… 시민단체 "예산 복원하라"
  1. 대전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 심포지엄 개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호국보훈 감사 마을 캠페인
  3. 대전지방보훈청·대전참사랑의료재단 국가유공자 기부금 전달
  4.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
  5. 해수부 '본청 세종, 외청 부산' 카드...국정기획위가 받을까

헤드라인 뉴스


해수부 `본청 세종, 외청 부산` 카드… 국정기획위가 받을까

해수부 '본청 세종, 외청 부산' 카드… 국정기획위가 받을까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강준현(을) 국회의원이 해양수산부의 외청 신설 카드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 그는 대선 기간 이 같은 제안을 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부산 이전안이 속도를 내면서, 입장 보류 또는 신중 모드로 전환한 바 있다. 국정 수반인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게 읽히면서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의 반발을 떠나 시민사회와 해수부 노조, 지역 언론의 지적이 쏟아지자 다시금 이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의원은 6월 20일 오전 아름동 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외청 신설안은..

대전가원학교 건물 진동 또… 20일부터 정밀안전진단 돌입
대전가원학교 건물 진동 또… 20일부터 정밀안전진단 돌입

17일 오전 최초 진동이 감지된 특수학교 대전가원학교에 대해 20일부터 정밀안전진단이 이뤄진다. 당초 대전교육청이 자체 조사로 진동 원인을 찾으려 했으나 추가 진동이 감지되고 구성원 불안감이 커지면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19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하루 뒤인 20일부터 학교 왼편 전체 층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이 기간 학교는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17일 처음 진동이 감지된 쪽이다. 가원학교는 앞서 2024년 9월부터 10월 말까지 한 차례 이 공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바 있다. 2025년 2..

미분양 아파트 정부가 매입…건설 경기 살아날까
미분양 아파트 정부가 매입…건설 경기 살아날까

정부가 침체한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 특히 건설 경기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분양 주택 문제 해결을 정부 차원에서의 환매조건부 매입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이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 지방 도시에서 심화하는 건설 경기 침체 현상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건설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2조 7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미분양 주택 환매,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착공, 중소 건설사 유동성 지원 등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

  • `맹물` 짝퉁 화장품 유통시킨 일당 검거 '맹물' 짝퉁 화장품 유통시킨 일당 검거

  • 이른 장마 시작…차수막으로 대비 철저 이른 장마 시작…차수막으로 대비 철저

  • 취약계층에 건강한 여름 선물 취약계층에 건강한 여름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