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23일 단식을 중단했다고 한다. 단식에 돌입한 지 24일 만이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나가면서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법원 구속영장 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이다. 이러는 사이 '개딸' 등 친이재명계 팬덤은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겠다고 혈안이다. 당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사실상 내전 수준에 도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가 24일 종료됐으나 후임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이 지연되면서 사법부 수장 공백이 시작됐다.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던 임명동의안 표결은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연기됐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후 여야가 협상을 통해 10월 본회의 일정을 추가로 잡지 않을 경우 대법원장 공백 사태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거리에는 추석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와 여야 정치 공방이 혼재된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국민이 기댈 언덕이 돼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근심을 키우고 있다. 사상 초유의 '대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민주당은 물론이고, 여권 역시 정치 난맥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년 4월 총선이 6개월 남짓 남았다. '정치 실종'의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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