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삶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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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삶이 아름답다

이인상/사단법인 대한노인회 대전시 중구지회장

  • 승인 2023-12-06 16:0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이해하면 오해할 수 없고 오해하면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단어의 순서만 바꾼 것인데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런 방향으로 생각한다면 사소한 일로 오해하고 그런 오해가 쌓여 불신으로 커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은 누군가와의 만남의 연속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고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을 만나고 일반 사회에서 이웃을 만나게 된다. 사전 약속이나 나의 필요나 요구에 의해서 만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고 우연히 만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만남의 보람을 함께 하고 서로 간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오해할 일도 이해로 푼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경제적이고 금전적인 여유는 아닐지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 있었던 사례 한 가지를 제시해 보겠다.

국무총리까지 역임하신 분이 서울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 국정감사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서울대가 관악구(서울대학교가 소재한 서울시의 자치구)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라고 하는데 맞느냐" 는 질의에 총장이 답변하기를 "신림동(서울대학교가 위치한 동 이름)에서 제일 좋은 대학인 것은 맞는데 봉천동(관악구에 있는 또 다른 동 이름)에 낙성대(대학교가 아닌 지하철역 명칭) 가 있어서 어느 대가 더 좋은지는 따져 봐야겠다"고 답변했다.

물론 질문이나 답변에 큰 뜻을 두지 않았겠지만 이런 과정이 오해가 아닌 이해로 받아들여졌을 것이고 한자리에 있던 다른 이들도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두 번째는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 서 실천해 볼 것을 제언해 본다.

입구가 좁은 병엔 물을 따르기가 힘들 듯이 마음이 좁은 사람과는 따뜻하고 깊은 정을 나누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란 바로 산 위에서 기다렸다가 같이 내려가는 사람, 강가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건너는 사람 그리고 식탁에서 기다렸다가 같이 음식을 나눠 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이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 준다면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해지고 아름다워지리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예를 한 가지 들어 보겠다. 영국에서는 유치원 강당 바닥에 열십자(+)를 그려 놓고 네 귀퉁이에서 아이들에게 가운데로 가라고 한다고 한다. 그러면 자연히 가운데에서 아이들이 엉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이럴 때 서로가 상대방에게 먼저 가라고 양보하는 교육을 유치원에서부터 가르친다고 한다. 그러면 서로가 "나는 괜찮으니까 너 먼저 가라"고 하고 양보를 받은 아이는 양보해준 아이에게 "생큐"라고 말한 다음에 지나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양보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도록 한다는 게 참으로 바람직한 교육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다를지라도 길을 갈 때나 운전을 할 때나 차에 타고 차에서 내릴 때 혹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 "내가 먼저"라는 생각보다는 "상대방을 우선한다"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양보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내가 우선"이라는 익숙함에 젖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소중함을 잊어 버려서는 안되겠다.

세 번째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 대해서 얘기해 본다. 누구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중에서 남을 위해서 배려하는 시간이 3분이 채 안된다고 한다. 남을 위해 배려하는 시간이 짧은 이유는 복잡하고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나를 중심으로 우리 가족을 비롯한 자주 대하는 가까운 이웃만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처음 대하는 사람일지라도 시내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든지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타라고 혹은 먼저 내리라고 하는 것과 같이 나하고 직접 관련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진짜 배려라고 생각한다.

선조지선손(善祖之善孫) 악조지악손(惡祖之惡孫)이라고 하듯이 조상이 선한 일을 하면 그 복을 후손이 누리게 되고 반대로 조상이 악한 일을 하면 후손은 악하게 하지 않아도 악한 조상으로 인해서 그 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든 게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라서 굳이 후손에게 까지 갈 필요없이 그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 같다.

지난 여름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되었을 때 14톤 트럭 운전기사가 자신의 트럭으로 더 이상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면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준 일이 있었다. 이런 사실에 00자동차회사에서 똑 같은 트럭을 기증해 주었다고 한다. 물론 이 기사가 이런 걸 기대하고 하지는 전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선한 행동 즉 상대에 대한 배려가 바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서울에서 어떤 음식점 주인은 6 · 25 참전 용사들에게 점심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후원가들의 후원이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남을 위한 배려나 선한 행동은 뜻한 바는 전혀 아닐지라도 오래지 않아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서울 지하철 어느 기관사가 매일 안내방송으로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든 그렇지 않은 하루가 되었든 아니면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냈든 열차를 이용하는 동안은 모두 평안하시길 바라며 내리실 때는 마음의 짐은 제가 가지고 갈테니 두고 내리시라"고 안내방송을 한다고 한다. 그러자 서울 지하철 민원창구에 친절한 안내방송에 대한 감사와 함께 '기관사님도 편안하시라'는 응원 메시지가 올라온 것을 볼 때면 기관사도 너무 행복하고 방송을 하는 자신의 마음이 승객들에게 전해져서 기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남을 이해하고 남에게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면 결국은 자신이 행복해지고 기쁨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새겨볼 필요가 있겠다.

내가 타려고 했던 버스나 열차를 놓치면 다음 버스나 다음 열차를 타면 되지만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사람은 놓치면 안될 것이다. 향기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더 많아지고 그런 사람의 향기가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우리 중구지회 모든 경로당 어르신들이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이인상/사단법인 대한노인회 대전시 중구지회장

이인상 중구노인회장
이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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