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노인신문] 가정과 가족관계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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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노인신문] 가정과 가족관계의 재조명

이갑선 명예기자

  • 승인 2023-12-07 15:49
  • 신문게재 2023-12-08 10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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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선 명예기자
곰은 새끼를 사람처럼 어미젖을 먹여 키우다가 2살이 되면 새끼 곰이 좋아하는 딸기밭으로 데려간다. 새끼 곰이 신나게 딸기를 따 먹으며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 어미 곰은 딸기밭을 나와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간다. 새끼 곰이 배를 채운 다음 어미 생각이 나서 사방을 살펴 보지만 어미는 보이지 않는다. 울며불며 헤매다가 지쳐서 딸기밭 고랑에서 잠을 자고 주위를 맴돌며 어미를 찾아 며칠을 헤매고 기다려도 소용없는 일로, 끝내 어미는 나타나지 않고 어린 새끼 곰은 결국 자기대로 독립해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껴안는 따뜻함도 엄마 사랑이지만 냉정하게 버리는 마음 또한 엄마의 사랑이다. 새끼를 떼어놓고 떠나는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냐만 그래도 때가 되면 자식과의 정도 버릴 줄 아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엄마가 자식을 따뜻한 가슴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키우려 한다. 이젠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옛말이 되어버렸고 할아버지의 재력에 아버지의 관심과 어머니 정보력의 3박자가 갖춰져야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단다. 사교육에 고액 과외, 경쟁으로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에서 자식들이 부모들의 자기만족 도구로 전락하는 것 같아 참으로 씁쓸하다. 또한 사회변화에 의한 핵가족으로 가정의 모습도 변하면서 명절 때면 자식 부모 상봉 행사가 온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서로 떨어져 사는 게 익숙해져서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가운 것이 오늘날 가정의 모습이다.

안 주면 맞아 죽고, 조금 주면 졸래 죽고, 다 주면 굶어 죽고, 큰아들은 큰 도둑이요, 작은아들은 작은 도둑이란 말도 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돈 앞에서는 핏줄도 무너진다. 돈이 피보다 진한 시대다. 내 자식 잘났다고 자랑하다가, 내 자식 이럴 줄 몰랐다고 후회할 때는 이미 늦었다. 부모, 자식 간에도 되고 안 되고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금의 노년 세대는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안 놀고 모으며 아끼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그래서 모은 재산,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깔고 앉아서 재산에 대한 인식은 곧바로 부동산이었지만 이제는 부동산에 대한 생각도 바꿔야 한다.



내 집에 대한 애착도 바꿔서 주택연금도 살펴볼 때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가족에게 소외당하지 않으려면 금전 관리가 필수적이다. 가급적 금융재산을 가져서 내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어야 한다. 효도계약서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게 된 세상이다. 가족 간의 유대와 결속력이 약화 되고 개인주의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로 가정의 기본 틀을 바꾸어 버렸다. 나이 중심의 수직적 질서로부터 개인의 행복이 우선인 수평적 질서의 모습으로 변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족은 있으나 가정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 젊은 세대들은 노부모를 국가 사회가 상당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노년 세대들이 부모에게 효도한 마지막 세대요,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라고도 한다.

자식들은 빈 둥지를 지키며 경로당을 전전하다가 요양시설을 거쳐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부모 세대를 알려고 애써야 하고, 부모는 자녀 세대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이다. 이제 노년 세대는 가족 위에 군림하면서 부양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자녀의 삶과 부모의 삶이 엄연히 다름을 알아야 한다.

그래도 명절 때가 되면 부모, 자식 간 상봉 문화가 살아있어 고향을 찾는 귀향객으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오늘도 우리 노년들 행복한 말년을 위해 개혁된 의식으로 아름다운 삶을 이어가는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이갑선 명예기자(도마동침례교회 장로 / 대자연마을아파트 경로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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