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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가 개와 고양이의 포유류로 전파되면서 이로인한 사람감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소독 모습. (사진=중도일보DB) |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인 인수공통감염병 중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종간 전파가 활발해지면서 전국 주요 지자체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2023년 6월 서울 용산구 동물 민간보호소에서 고열과 식욕부진을 겪던 고양이 38마리가 나흘 사이에 폐사한 원인은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었고, 철새에게서 고양이로 전파된 사례로 조사됐다.
또 2006년 경기도 김포 개농장에서 처음 발견된 고병원성 개 인플루엔자는 인체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유전자가 진화하고 있다는 게 대전을 찾은 연구자의 설명이다.
개 인플루엔자를 국내에서 처음 보고한 서울대 수의대 송대섭 교수는 5월 27일 대전시감염병관리지원단이 주체한 세미나에 참석해 "앞서 고양이의 집단폐사는 저병원성과 고병원성 인플루엔자들이 재조합되면서 폐사율 높은 형태로 돌연변이가 이뤄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라며 "개 인플루엔자 역시 애초 조류에서 시작되었으나 포유류 전파가 쉬운 방향으로 전환되어 지금은 사람의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젖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되고, 더 나아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소의 살균하지 않은 우유를 마신 해당 농장의 고양이에게도 전파되어 폐사한 사례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소의 결핵균이 수의학 실험실에서 장기간 근무한 사람에게 감염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도 인수공통감염병의 안전지대가 더는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이에 서울과 일부 광역시를 중심으로 조류에서 기원한 동물인플루엔자 인체 감염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도심 공원에서 목격되는 야생 너구리를 중심으로 인수공통감염병 정밀 검사를 시작했고,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은 축산 농가가 생산한 우유를 모아놓는 집유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충남 도내에서도 젖소의 착유를 대상으로 조류인플루엔자 선제 검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광준 국립보건연구원 인수공통감염연구과 과장 은 "전세계 신종 감염병 중 60% 수준인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은 75%가 조류인플루엔자 등 동물에서 유래됐으며 진단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고 있으나, 치료를 향한 백신들은 연구되거나 개발된 것들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람과 가축, 야생동물의 감염병 공동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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