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역 균형 발전인가? 지방 사립대학 죽이기인가?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역 균형 발전인가? 지방 사립대학 죽이기인가?

김정태 배재대학교 글로벌자율융합학부 교수

  • 승인 2025-07-07 14:38
  • 신문게재 2025-07-08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4010801000544400020711
김정태 교수
이재명 정부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지지한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됐다.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최초 제안한 이 정책은 서울·수도권을 제외하면 이미 위기에 처한 지방 거점 국립대 10개를 선정해 서울대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키워서 대학 서열화로 인한 교육 양극화, 지방 인구 소멸, 사교육 과열 등을 해결하려는 시도다.

한국에서 대학 입시는 단지 교육 양극화 문제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인한 지방 인구 소멸, 청년 실업, 경제적 양극화, 부동산 투기, 사회 문화적 차별 등 온갖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말부터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었다. 대학 완전 평준화 방안, 국립대 협력 및 개방화 방안,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제안되었다.

그러나 교육 양극화를 해결하는데 백약이 무효인 듯하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고등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정부 투자의 부족으로 보고 있다. 사실 이 진단은 틀린 것이 아니다. 현재 국·공립대의 비중은 20% 이하이며, 고등교육 민간부담률은 OECD 평균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0.5%를 훌쩍 넘어선 0.9%에 이른다. OECD 국가 중 한국만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가 초·중등 교육 대비 적으며, 대학 발전을 개인 간, 대학 간의 무한경쟁으로 내몰아 왔다.

현재 대학 서열화는 '서울·수도권인가 아닌가' 그리고 '인기 전공인가 아닌가'라는 기준에 따라 더욱 강화되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보다는 인서울 대학의 브랜드를 좇아서 대학을 선택하고 있고, 내신과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교와 전공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입시 지옥 내에서의 상대 평가식 무한경쟁은 청년들 사이에서 능력주의 사상으로 발전, 확산되어 이제는 그 공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는 지경이다.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소극적 투자 상황 속에서, 개별 대학 간의 무한경쟁은 오히려 교육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5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 대학은 상위 100위에 서울대(38위), 연세대(50위), 고려대(61위) 등 3개 대학만 포함되어, 지난해 대비 2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10개(홍콩 5개 대학 포함), 일본은 4개 대학이 톱100에 자리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가장 먼저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미 지난 정부에서 시작된 라이즈 사업과 글로컬대학 사업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정책들은 지방 중소대학을 지역 혁신 거점으로 선정해, 지역 전체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책이다. 반면에 이재명 정부는 소수 거점 대학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려고 한다. 따라서 서울대 10개를 살리기 위해 지방 사립대 100개를 죽일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대학 지원자들의 인서울 대학 브랜드 선호 현상과 인재의 수도권 회귀 등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양질의 일자리가 준비된 서울·수도권으로 젊은 세대가 끊임없이 몰려드는 흐름을 바꾸지 않고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현재 전체 국토 너비의 11.8%밖에 안 되는 서울·수도권 안에 전체 인구의 무려 50.4%에 이르는 2606만여 명이 몰려 사는 것이다. 다들 이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좋은 정책이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는 대학 개혁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과 경제 사회 양극화까지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다. 먼저 서울·수도권 인구와 기업의 지역 분산이 선행되어야 지역의 서울대 10개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국공립대, 수도권 대학과 지방 사립대 등을 포함한 전반적 대학 생태계의 균형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과 협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통해 거점 국공립대학과 더불어 지방 사립대들이 동반 성장하여 대학 서열화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기대한다. /김정태 배재대학교 글로벌자율융합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해수부, 중국과 해운 회담으로 현안 합의
  2. 천안 수신멜론축제 6~7일 개최
  3. 해양사고 선박의 30%, 기존 행위 반복… 예방책 없나
  4. 백석대 소셜비즈니스융합전공, 고려인 후손 돕기 모금 캠페인 전개
  5.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당선자 현충원 참배! 허태정 방명록에 남긴 말은?
  1. 대전농협-보라미봉사단, 농촌 일손돕기 볼사활동 진행
  2.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시민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시민과 함께 미래 열 것"
  3. 소비자원-정수기 사업자정례협의체, 학교 정수기 안전 사용 캠페인 진행
  4. [한화에어로 참사] "더는 일터에서 목숨 잃지 않길"…합동분향소 조문 잇달아
  5. 세종시 '탄소중립' 이벤트, 13일까지 지속… 어디로 가볼까?

헤드라인 뉴스


690g 초미숙아, 세종서 100일간 치료 끝 퇴원 앞둬

690g 초미숙아, 세종서 100일간 치료 끝 퇴원 앞둬

출생 당시 체중이 690g에 불과했던 초미숙 이른둥이가 100일이 넘는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을 앞두고 있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임신 23주 5일 만에 태어난 극소저체중 이른둥이가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해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산모 A 씨는 임신 23주차에 양막이 파열돼 세종충남대병원으로 긴급 전원됐으며, 하루 만에 시작된 진통으로 체중 690g의 초미숙아를 출산했다. 아기는 출생 직후 신생아 소생술을 받은 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와 정맥영양 치료 등을..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당선자 현충원 참배! 허태정 방명록에 남긴 말은?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당선자 현충원 참배! 허태정 방명록에 남긴 말은?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6.3지방선거 당선자들이 5일 현충원을 참배했다. 허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들과 함께 현충탑에 분향하고 호국영령들에 대한 넋을 기렸다. 허 당선인은 참배 후 방명록에 "민생을 되살리고 시민주권 시대를 열어 대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당선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대전의 국회의원 7분, 5분의 구청장 그리고 시의회 구의회 민주당의 절대적인 다수당의 지위를 갖게 됐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대전의 변화, 또 시민주권 시대를 여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무거운 책임..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400년 전 절절한 사부곡(思婦曲)…당진시 '안민학 애도문' 국가보물 승격 추진

당진시가 2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내를 향한 남편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충남도 유형문화재 제243호 '안민학 애도문 및 백자명기'를 국가 지정 문화유산(보물)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절차에 나선다. 시는 6월 5일 충남도 문화유산 안민학 애도문의 국가지정(보물) 승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8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민학 애도문은 안민학 선생이 부인을 여의고(1576년 5월 10일 병자년) 관에 넣은 부장품으로서, 한글로 쓰인 16세기 애도적 내용의 편지다. 애도문은 1978년 소유자가 14대 조모인 현풍 곽씨 묘를 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 분주한 개표소 분주한 개표소

  •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당선 ‘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