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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언제나 당당하며 불합리한 세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친구는 종종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흘렀지" 라며 씁쓸해 한다.
시인 바이런은 "세월은 마음에서 열(熱)을 훔쳐 갔고 손과 발에서 힘을 훔쳐갔다"고 했다. 청년 시절엔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실버 세대가 된 우리에겐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세월은 수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성공과 실패를 선별적으로 주면서 빼앗기도 한다. 또한 책망과 칭찬을 번갈아가며 한다.
독립 운동가 길선주 선생은 그의 저서 '강대보감'에서, "천지는 일월을 몰고 일월은 춘추를 몰고 춘추는 인생을 몰아 70년의 단촉한 시기가 전광석화(電光石火)의 그림자 같이 쓰러져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을 아끼라는 말은 신약성경 골로새서 4장 5절에 나오는 말이다. 황금보다도 더 소중한 세월을 귀한 것인 줄로 깨닫고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헛되이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유수같은 세월이라고 노래한 옛시인도 있으며 물처럼 흘러가는 세월은 되돌릴 수 없다. 오는 백발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붙들 수 없다.
어정 칠월 동동 팔월, 세월은 공평하지만 사람따라 절기따라 느끼는 표현은 각각이다. 로마 속담에 세월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했다. 영국 속담에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도 했다.
나이별로 비유한 표현도 있다. 10대 시절에는 10km로 달리던 세월의 속도가 20~90대는 그와 비례한 속도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조물주로부터 위탁받은 세월의 분량이 나 자신에겐 ,행운인가, 재앙인가에 따라 구별된다고 생각한다.
귀를 열어 역사의 소리를 들어보고 눈을 떠 세월의 흐름을 보도록 하자. 임금은 임금의 세월이 있고 사대부는 사대부의 세월이 있으며 백성에겐 그에 걸맞은 세월이 주어진다. 값진 시간이 내 곁에 머물러 황홀한 석양 노을이 내 모습이 되도록 노력하자.
민상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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