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강 생태계 복원 서둘러야 한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금강 생태계 복원 서둘러야 한다

  • 승인 2014-07-10 18:48
  • 신문게재 2014-07-11 17면
강은 대지의 젖줄에 비유된다. 충청의 젖줄 금강이 곳곳에서 이상징후가 불거지고 있다. 금강에만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미호종개를 비롯해 수생물의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든 자리를 큰빗이끼벌레가 비집고 들어왔다. 충남발전연구원의 '금강 정비사업 이후 수환경모니터링 보고서'에 나타나 있듯이 수생태계 질서가 교란된 탓이다.

쉽게 정리하면 장구한 세월 흘러온 강을 단기간 뒤엎어 생태계가 인위적으로 파괴된 결과다. 수생태계가 변화 징후는 여러 차례 감지됐다. 2년 전 금강에서의 30만 마리 물고기 떼죽음은 바닥 퇴적물이 뒤집혀 용존산소가 일시에 사라진 데 따른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 부여 백제보와 공주보 근처에서 건진 흙은 뻘에 가까웠다는 보도다. 느린 유속으로 강은 호수같이 되고 말았다. 강바닥이 갯벌화되면 주변 지하수와 농업용수까지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잘못된 예측과 마구잡이 준설에 부실한 관리가 더해지면 금강은 악화될 일만 남았다. 큰빗이끼벌레만 해도 정체된 물의 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이것이 발견된 세종보 부근은 일찍부터 역한 냄새에 녹조가 확인됐던 곳이다. 신성리 갈대밭 일대는 큰고니 개체가 줄었다. 수질 관리, 유지 관리에서 순손실이 늘어날 개연성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예상되는 후속 예산을 감안하면 고가의 학습은 빨리 끝낼수록 좋다고 본다. 독일의 저명한 하천 전문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아예 보 철거를 주장하기도 했다. 금강 상류 수변공원도 관리비를 축내는 애물단지가 됐다. 4대강 사업 목적의 하나인 수질 개선과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거대한 큰빗이끼벌레도 그 표본적인 상처다. 습지 식생물과 백로를 위시한 철새 규모는 축소됐고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 흰수마자는 사라졌다. 하천 생물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됐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다. 동물과 식물이 앓으면 다음은 인간 차례 아닌가. 수생태계 변화를 엄중한 경고로 새겨야 하는 이유다.

이제 인위적 자연 조작으로 망가진 금강의 재자연화에 대한 논의를 전개할 단계에 이르렀다. 초고속 사업으로 망쳤지만 복원은 정밀한 진단을 거쳐 신중히 잘해야 한다. 영산강에서 광주ㆍ전남이 시작한 것처럼 충청권 자치단체 차원의 '금강 바로잡기' 등 자구책을 강구해야 하겠다.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이나 옹호할 단계는 벌써 지났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서산을 비롯한 서해안 '물폭탄'… 서산 420㎜ 기록적 폭우
  2. 세종시 북부권 중심으로 비 피해...광암교 붕괴
  3. [우난순의 식탐] 열대의 관능과 망고시루의 첫 맛
  4. 김석규 대전충남경총회장, 이장우 대전시장과 경제발전방안 논의
  5. [대전다문화] 아이들의 꿈과 열정, 축구
  1. 국민연금공단 대전·세종본부, 취약계층 아동 지원
  2. 세종시, 에너지 자립 스마트시티로 도약 선언
  3. [대전다문화]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사례관리 신청하세요!!
  4. 한밭대 성백상·이주호 대학원생, OPC 2025 우수논문상
  5. 초복 앞두고 삼계탕집 북적

헤드라인 뉴스


충청 덮친 ‘500㎜ 물폭탄’… 3명 사망 피해신고 1883건

충청 덮친 ‘500㎜ 물폭탄’… 3명 사망 피해신고 1883건

16일 밤부터 17일 오후까지 충청권에 5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인명사고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시간당 110㎜ 이상 기록적 폭우가 내린 서산에선 2명이 사망했고, 당진에서도 1명이 물에 잠겨 숨지는 등 충남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랐으며, 1800건이 넘는 비 피해가 접수됐다. 세종에서는 폭우로 인해 소정면 광암교 다리가 일부 붕괴 돼 인근 주민 30명이 식당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17일 충청권 4개 시·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충남 지역에만 1883건, 충북 222건, 세종 48건,..

[WHY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WHY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효과 100배? 역효과는 외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효과 100배? 역효과는 외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가져올 효과는 과연 세종시 잔류보다 100배 이상 크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객관적 분석 자료에 근거한 주장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충청 타운홀 미팅,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가 14일 청문회 자리에서 연이어 강조한 '이전 논리'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효과 분석' 지표는 없어 지역 갈등과 분열의 씨앗만 더욱 키우고 있다. 사실 이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용역(가칭 해수부의 부산 이전 효과)을 거쳐야 나올 수 있을 만한 예측치로, 실상은 자의적 해석에 가깝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 폭우 예보에 출입통제 폭우 예보에 출입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