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권 ‘주4일제 근무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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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권 ‘주4일제 근무국가’

놀다가 망한 로마제국의 교훈 되새겨야

  • 승인 2025-02-13 16:23
  • 김시훈 기자김시훈 기자
김시훈
경북본부 김시훈 기자
초대 로마제국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즉위했을 때 로마역사에는 76일의 축제일이 있었으며 로마가 멸망한 5세기 말에는 휴일이 자그마치 175일에 달했다. 이는 곧 1년의 절반을 공휴일로 정해서 놀았다는 셈이다.

당시 휴일에는 연극이 아니면 노예검투사들의 혈투가 전부였기에 수많은 젊은 노예들이 혈투를 벌이며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다시 말해 로마의 휴일은 중산층 시민에게 있어 즐거운 날이었지만 노예들에게는 목숨을 잃게 되는 최후의 날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먹고 놀기를 좋아하다가 망한 나라가 로마 대제국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주 4일제 근무'가 전국에 분포 돼 있는 국가공단 도시에 새로운 불씨를 댕겨 놓았다.



앞서 국내에 주5일제 근무가 시작 된 지가 22년 만이다. 이는 2002년 7월 전국 은행들이 주5일 근무 제를 실시하면서 공직사회에 이어 전 사업장으로 확산이 됐었다.

올 설 연휴의 경우다. 주5일제 근무에 대체공휴일이 추가되면서 하루를 건너뛰어 장장 9일간의 공휴일이 지정됐다. 경제조사에 따르면 장기휴일의 후유증이 산업체의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납기 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사업주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근로자의 경우 긴 연휴 동안 과잉소비지출이 늘어나면서 명절 끝자락에는 가계경제가 한층 어려웠다는 분석결과다.

10일, 국회본회의장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주4일제 근무'의 필요성을 띄웠다.

그는 "AI(인공지능)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주 4.5일제를 거쳐 '주4일제 근무 국가'로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온 이후 구미 국가공단 산업현장에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공단 근로자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 반해 노동집약적 산업 사업주들은 망연자실에 빠졌다.

이는 주4일제 근무가 올봄 노사 간 임금인상 협상에 새로운 마찰과 분쟁을 가속 시킬 화근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대표의 발언 자체가 양대 노총에 불씨를 던졌기 때문이다.

경제 동향에 따르면 주4일제 근무제를 놓고 '직장인 10명 중 9명은 긍정적으로 생각 한다'고 말 한 반면 부정적 견해도 많았는데 '이들의 공통된 우려는 임금의 삭감'이었다.

'투 잡을 해서 도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다'라는 국민의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는 마당에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마다하는 주4일 근무제 발상이 우리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스스로 망국의 길을 선택한 고대 로마제국의 History, 이는 금세기 대체공휴일로도 모자라 년 중 156일을 법정 공휴일로 즐기자는 대한민국 정치인의 배부른 발상과 무엇이 다를까 말이다.

'근로시간이 줄게 되면 실질임금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라는 필연적 관점에서 주4일제 근무제가 과연 타당성이 있는 발상일지, 지금 국민의 심사는 좌불안석에 빠졌다.


구미=김시훈 기자 sili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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