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별세포를 공략하여 치매와 비만을 정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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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별세포를 공략하여 치매와 비만을 정복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185회 대덕과학포럼에서 이창준 IBS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단장(생명과학 연구클러스터 연구소장) 발제하다

  • 승인 2025-05-22 16:36
  • 수정 2025-05-22 17:44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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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별세포를 공략하여 치매와 비만을 정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전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종원) 185회 대덕과학포럼이 22일 오전 7시 서구 만년로 대전콘텐츠기업지원센터 2층에서 김성현 에트리 책임연구원(대전과총 부회장)의 사회로 열린 가운데 이창준 IBS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단장(생명과학 연구클러스터 연구소장. IBS-UST 대표교수)이 ‘뇌의 별세포 공략으로 치매와 비만 정복’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창준 단장은 “별세포 속 활성화된 요소회로가 치매를 촉진하는 원리를 알아냈다”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 속 세포에서 기억력 감퇴를 유발하는 물질을 억제할 새로운 표적을 찾아내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기억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해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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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준 단장은 “뇌에 있는 '별세포'에서 암모니아를 해독할 때 활용하는 요소회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치매유발 물질이 이 회로의 활성화를 가속화해 기억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별세포는 뇌를 구성하는 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라며 “알츠하이머나 염증같은 주변 환경으로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며 만들어지는 '반응성 별세포'는 주변 신경세포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반응성 별세포에서 만들어진 마오비(MAO-B) 효소가 단백질 부패성분인 푸트레신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를 만들어내 기억력을 감퇴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정상 상태일 때 별세포의 요소회로와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해 활성화된 요소회로의 모습을 보여준 이 단장은 “평소에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자극이 없어 요소회로가 계속해 활성화하지 않지만 베타 아밀로이드가 나타나면 요소회로가 계속해 동작하며 기억력 감퇴를 일으키는 가바(GABA)를 많이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몸에 유해한 암모니아를 해독해 요소를 만드는 요소회로가 별세포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고 푸트레신과 요소회로가 연결되는 것을 알아냈다”며 “요소는 소변의 주성분으로 간에서 암모니아를 해독할 때 만들어져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고 소개했다. 또 “별세포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주입하자 요소회로를 작동하게 하는 효소인 OTC와 ARG1, ODC1의 활성과 발현량이 늘었고 합성된 요소 양도 늘었다”며 “요소회로 활성화는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조직에서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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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소회로에서 나온 ODC1이 푸트레신의 양을 늘리는 것을 발견했다”며 “ODC1이 푸트레신을 늘리면 마오비 효소를 통해 가바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다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암모니아가 다시 요소회로로 투입되면서 요소회로를 가동하면 다시 푸트레신이 늘어나고 또 암모니아가 늘어나는 증폭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베타 아밀로이드가 요소회로를 계속 돌리면 가바의 양이 늘어 기억력 감퇴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별세포에서 ODC1을 제거하자 푸트레신과 가바가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생쥐의 기억력이 회복되는 현상도 나타났다”며 “ODC1을 끊어 암모니아가 늘어나는 걸 막아 푸트레신과 가바가 늘어나는 것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기에 ODC1이 줄어들면 아밀로이드 베타가 뭉치지 못하도록 하는 반응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밀로이드 베타는 뭉칠수록 독성이 커지는데 이를 막는 효과도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별세포 ODC1 억제 조절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표적이 될 수 있음도 쥐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며

“반응성 별세포에서 ODC1을 억제하면 치매를 치료할 수 있음을 보이면서 새로운 치매 치료 방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원인으로 여겨진 아밀로이드 베타 자체를 제거하는 치료제들이 주로 개발돼왔지만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도 중증 치매가 계속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치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던 신경세포가 아닌 주변세포로 여겨졌던 별세포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요소회로와 가바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들을 공략해 새로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새로운 치매 억제제 선도물질로 요소회로 효소의 ODC1 가능성을 확인했고 전임상 시험을 통해 ODC1 효능과 독성을 확인하고 새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에 젼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희 연구팀은 2020년 별세포가 만드는 과산화수소가 치매를 유도하는 다른 원인임을 확인하고 과산화수소를 제거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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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준 IBS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단장이 특강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와 더불어 생쥐 실험을 통해 비만의 새 치료법을 밝힌 이창준 단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월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과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2008년 제정된 아산의학상의 제17회 아산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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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에트리 책임연구원(대전과총 부회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이창준 연구소장은 뇌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신경세포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알려졌던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Astrocyte)'에 대한 연구로 퇴행성 뇌질환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공로를 인정받아 3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 연구소장은 뇌의 중요 신호전달물질인 흥분성 글루타메이트와 억제성 가바(GABA)가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생성되고 분비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또 별세포의 크기와 수가 증가한 '반응성 별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로 인해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있어 별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법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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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대전과총 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한편 이창준 단장은 시카고대학 화학 학사와 컬럼비아대 대학원 신경생리학 석사, 박사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센터 부센터장,고려대학교 KU-KIST융합대학원 학연교수,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단장,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인지 교세포과학 그룹 단장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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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준 단장은 이날 뇌의 별세포를 공략하여 치매와 비만을 정복하게 된 연구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이종원 대전과총 회장은 특강에 앞선 인사말에서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자가 이창준 단장님”이라며 “대덕과학포럼은 국내와 과학기술 주요 이슈 등에 대한 심층 토론과 함께 지역 부흥과 국가 발전을 도모하는 문제 도출, 정보와 안부를 교환하는 네트워크, 지역 과학기술 발전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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