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 체육지도자 정규직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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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체육지도자 정규직 희망은 있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승인 2017-10-19 15:06
  • 신문게재 2017-10-20 10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정문현
1960년대, 춥고 배고프고 나라에 변변찮은 볼펜 하나 없던 시절에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홍보할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은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배고픈 운동선수들뿐이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 후, 공산군과 유엔군이 1953년 7월 27일 휴전조약에 서명할 때까지, 3년 32일 간의 전쟁은 전 국토를 초토화 시켜 산에 풀 한포기 나뭇조각 하나 없었으며, 사회는 극도로 혼란했고 경제는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다(GNP: 1953년 67$, 1970년 1600$)

11년이 지난 1964년 10월 10일. 대한민국은 올림픽 첫 금메달을 꿈꾸며 16개 종목에 165명의 선수단을 도쿄올림픽에 출전시켜 종합 26위의 성적을 기록하였지만, 극한의 대치를 보였던 북한과의 여러 경기에서 선전하며 체육을 통해 국민적 희망과 화학을 이루어낼 수 있겠다는 기대를 얻어했다.

이듬해인 1965년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태릉선수촌을 건립하고 본격적으로 국가 대표 선수들을 양성하였으며, 1976년에는 대통령령으로 한국체육대학교까지 설립하게 되었고, 연금과 군 면제, 포상금이 주어졌다.



그 후로 50년간, 전국의 학교와 기업, 지자체들은 국가와 지역, 학교를 위해 운동부를 육성해왔고 수많은 성과를 이루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백 명의 화려한 스포츠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스포츠 스타들의 성공적인 모습은 수많은 스포츠 꿈나무들을 운동장과 체육관으로 불러들였다. 세상의 변화를 모르는 순진한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그렇게 열심히 하면 그냥 인생이 잘 살아지는 줄 알고 오로지 한길로 훈련에만 매달려왔다.

지난 9월 12일, 정부세종청사(교육부) 앞에서 한국엘리트스포츠지도자연합회 소속 체육지도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그동안의 땀과 눈물로 얻어진 메달과 트로피 등을 부수고 버리며, 금메달 100개를 따도 변하지 않는 비정규직 현실을 규탄했다.

연합회의 주장은 "학교운동부지도자는 학교에 소속돼 학교운동부를 지도·감독하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이며, 365일 하루 8시간 전일제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2014년 5월 법제처의 학교운동부지도자의 기간제법상 무기계약 전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문과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런데 2009년 3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은 운동부 지도자의 불안정한 신분과 열악한 처우 개선 방향을 논의한 바 있고, 2017년 2월에도 대표 발의를 통해 "학교체육 선진화 결의안"을 통해 운동부 지도자 및 스포츠클럽 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확대 등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2016년 7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은 1일 "생활체육 활성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대한체육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체육지도자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2017년 1월 1일, 대구시설공단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해 주차관리원, 나드리콜운전원 등 비정규직 9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기간제법상 전환 제외 대상이었던 수영강사, 승마교관 등 체육지도자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킨바 있다. 희망은 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학교성적에만 매달리는 학교 교육은 한국의 세계적인 스포츠스타들이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체육특기자들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부족으로 학교의 팀이 자꾸 줄고 있고, 지자체도 표가 많은 인기 생활체육에 투자를 늘리며 실업팀 운영을 기피하고 있다.

체육지도자들의 수고를 귀하게 여겨 주지 않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체육계의 대응 부족과 운동부 운영의 관행에는 큰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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