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장기미집행공원 민간투자방식만이 해법인가?

  • 오피니언
  • 발언대

[발언대] 장기미집행공원 민간투자방식만이 해법인가?

대전세종연구원 이은재 책임연구위원

  • 승인 2018-03-13 13:24
  • 신문게재 2018-03-14 21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이은재
이은재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도시공원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도시지역에서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 또는 지정된 공원을 말한다. 도시공원은 시민의 휴양활동 공간으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열섬현상 완화, 대기오염(미세먼지) 저감, 동식물 서식처 제공 등 도심지 내에서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최근 국내의 많은 도시공원이 민간특례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개발 및 훼손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는 도시공원 일몰제로부터 기인한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지정된 부지가 일정 기간 공원으로 개발되지 않을 경우 공원지정 효력을 자동 해제하는 제도이다. 일몰제의 도입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내 사유지에 대한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기부채납을 통한 도시공원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2020년 7월이 되면 부지의 용도변경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런 실정에서 중앙정부는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며, 지자체는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민간특례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민간 특례사업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장기미집행 공원의 해소 및 사유재산권 보호를 위해 민간사업자가 공원의 70%를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는 주거·상업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정부와 많은 지자체에서는 공원지정 효력이 해제되어 용도변경으로 인한 녹지공간 소멸보다는 일부 개발을 통해서라도 70%의 물리적 공간을 유지하는 데에 뜻을 모으는 듯하다. 오히려 요즘에는 여러 매체에서 민간투자로 인해 공원조성에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점이 지배적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 미조성공원에 대해서는 민간투자방식을 통한 해법이 현실적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공원에 적용되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들의 소멸에 조바심이 느껴진다.

자연환경에 대해 개발의 첫 삽을 뜨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그 속도와 범위는 점점 걷잡을 수 없어지고, 이를 복원하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 사례를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특히, 도심지에 분포하는 산림형 도시공원은 최근까지 생태적 가치에 대해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민간특례사업 계획에서도 휴양적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산림이라는 기존의 토지이용 특성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는 인식이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지원 하에 각 지자체에서는 해당 도시공원에 대한 가치평가 분석을 통해 공원별 특성에 따른 해결방안을 차별화하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즉, 경관생태학적·공익적 가치를 파악하여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도시공원, 또는 공원의 일부 중요지점에 대해서는 별도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 예산이나 크라우드펀딩(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 등을 통한 도시자연공원 구역 및 보전녹지 지정·매입, 녹지활용계약을 통한 공원임차방식 등 공원으로의 활용을 위한 보다 다양한 방안 검토가 필요하겠다.

미세먼지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세먼지저감 등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가 있는 도시공원이 오히려 정부와 지자체의 떠넘기기식 대처로 개발 및 훼손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은 매우 모순적으로 보인다. 일몰제 도입이 3년도 채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라도 민간특례사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도시공원이 지니고 있는 더 많은 무형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현실적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한 때이다.

미래 세대들에게 보다 좋은 마스크를 씌어 주는 것보다는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우선적인 역할이 아닐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2.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3.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4.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5.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1. <인사>대전시
  2.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3.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4.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5.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이재명 정부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것을 둘러싸고 지역 관가에서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선 현장에선 76년 만에 독소조항 폐지 기대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환영기류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일각에선 개정안 국회 통과 때 자칫 지휘체계가 휘청이면서 오히려 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6일 대전 지역 공직사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전날 입법 예고한 국가공무원법 상의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둘..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