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구법원 뒷길로 가주세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기사에게 으레 이렇게 말했다. 목적지는 대전 중구 선화동이었다. 정확한 주소를 말하는 것보다 '구법원'이라는 세 글자가 동네를 설명하기에 훨씬 잘 통했다. 법원이 둔산동으로 옮겨간 지 한참..
2026-09-15
경찰청의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1차 후보지가 충남 아산시, 예산군, 전북 남원시 3곳으로 압축된 지 며칠 지나면 벌써 2년이 된다(9월 20일). 기약 없는 최종 승자 발표를 앞두고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구도를 크게 나누면 충남과 전북 대결로도 보인다. 그러나 경찰..
2026-09-15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면서 지방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래대응기금이 아니라 지방소멸기금이 아니냐"는 격한 반응도 나온다. 반발의 배경에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2026-09-15
"이번 태풍은 한반도에 큰 피해를 끼친 매미, 루사와 비슷한 급으로…" 한반도에 대형 태풍이 다가올 때 뉴스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여름이 지나면 태풍 걱정도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 가운데는 여름의 끝 무렵부터 9월에 찾아..
2026-09-15
그렇게 '온 우주'를 달구던 열기는 짙은 초록의 플라타너스 속에 간간이 누런 잎을 만들어내면서 어디로 가버렸나. 차가운 바람이 옷섶 사이로 그리운 사람의 잔상을 안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안부는 묻지만, 응답을 머뭇거리게 하는 다종의 전자메일. 우..
2026-09-15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도 그런 치열한 열기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가을은 예고도 없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다. 파란 물감에 흰 구름을 풀어 놓은 듯한 하늘과 제법 선선한 바람은 영화 한 편, 음악 한 곡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 주는 계절이다. 문득..
2026-09-15
2019년,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시행된 이래, 우리 사회의 직장 문화는 큰 변화의 기로에 섰다. 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관련 신고가 증가하면서, 이를 처리하는 사내 기구, 특히 '고충처리위원회' 등의..
2026-09-15
'무지를 아는 것이 곧 앎의 시작이다.' /글=소크라테스·캘리그라피=손정숙
2026-09-15
지인은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하거나, 해보기도 전에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조금 해보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역시 안 된다'며 포기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실패의 두려움, 다른 사람의 시선, 결과에 대한 확신, 힘듦 때문일까? 과정은 결코 끝..
2026-09-14
국회나 지방의회의 원(院) 구성 갈등의 성격이 정당 간 자리다툼인 점은 다르지 않다. 15일로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4일째, 7월 1일 임기 시작일로부터 76일째가 되도록 기능이 마비된 대전 대덕구의회가 그 전형적인 경우다. 지역구 의석을 4 대 4로 반분한 상태에서..
2026-09-14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속절없이 주저앉고 있다. 리얼미터가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7~11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8%로, 전주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율이 9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고, 부정..
2026-09-14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누군가 콧물을 훌쩍이거나 기침을 하면 자연스레 이런 말이 나온다. "그거 독감 아니야, 병원 가봐" 그런데 정작 감기와 독감을 정확히 구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둘은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엄연히 다른 질환이..
2026-09-14
요한복음 5장에는 베데스다라는 연못이 등장합니다. 이름의 뜻은 자비의 집, 은혜의 집입니다. 이따금 물이 끓어오르듯 솟아오르는 이 연못에는, 그 물에 먼저 들어가면 어떤 병이든 낫는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는 늘 병자들이 빼곡히 모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
2026-09-14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이었음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영화를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오래되고 이미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맷..
2026-09-14
"섬 비엔날레가 뭐다나?", "그림이 섬에 무슨 상관이 있다나?" 제1회 섬비엔날레를 준비하는 동안 현장에서 종종 들었던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반응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이 지금 섬마을 주민들이 비엔날레를 바라보는 가장 솔직한 현장의 목소리라..
2026-09-14
'네팔-티베트 홍수사망자 계속 증가, 미국'이란 군사충돌 재격화, 가자지구의 난민들, 고독사한 노인. 당신은 그 고통을 보고도 채널을 돌립니다. 혹은 잠시 화면을 응시하다가 곧 잊고 소소한 주변 일상에 빠져듭니다. 심리학자 찰스 피글리(Charles Figley)는 이..
2026-09-14
'강한 것만 남는다. 실천함이 강하고, 부지런함이 강하다.' /글·캘리그라피=손정숙
2026-09-13
국립대 등록금 무료정책은 2027학년도부터 지방국립대 신입생 6만 명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정책이다. 내년 고등교육 예산 18조 9661억원 가운데 '지역균형발전장학금' 3280억원의 약 65%인 2130억원을 투입해 지방국립대에 진학하는 신입생 6만 명의 등록금을..
2026-09-13
하루 67만 원. 대전시가 지금 이 순간에도 꼬박꼬박 내고 있는 이자다. 무슨 이자인가 하면, 대전시가 빚내서 산 버스 세 대에 대한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 나머지 두 대는 대전에 없고, 들어온 한 대는 안전인증을 받지 못해 여전히 대전시 소유가 아니다. 바로 대전시가..
2026-09-13
"조금 더 해봅시다. 힘들더라도 직접 하는 데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벌초(伐草)를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형제들이 함께 산소를 찾는 것은 집안의 오래된 연례행사이지요. 지난해 형들이 이제 일흔이 넘어서 힘이 드니 벌초대행업체에 맡기자고 했습니다. 그때..
2026-09-13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다수의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기업의 연구개발(R&D) 기능을 빼놓고 대전시를 온전히 정의하기 힘들다. 특허 심사, 기술 거래, 사업화 및 권리 보호 등 지식재산(IP) 기능과 관련 기관의 다양한 분포는 대전만의 자랑이다. 지식재산처 및 특허법원..
2026-09-13
충남대와 공주대 통합에 대한 구성원 의견을 묻는 찬반투표가 부결된 것은 통합을 위한 여정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8~10일 실시된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공주대는 찬성이 과반을 넘은 반면 충남대는 과반을 넘지 못했다.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선 양 대학 모두..
2026-09-13
유년시절 나는 여느 사내아이들처럼 자동차를 좋아했다. 1980년대 길거리에서 보이는 포니와 엑셀, 프라이드, 콩코드, 르망, 코란도, 각그랜져 등의 차종을 맞히곤 했다. 부모님의 칭찬을 받을 때면 자동차 박사라도 된 듯 뿌듯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운전면허를 땄고,..
2026-09-13
혁신신약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새로운 산업단지와 연구시설이 해법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건물이 모여 있다고 혁신이 저절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연구실의 발견이 기업의 기술로, 임상시험을 거쳐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이어질 때 비로소 클러스터는 작동한다. 대전과 오송, 세..
2026-09-13
1988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에 조카 결혼식에 참석했다. 38년의 세월이 흘렀다. 결혼식의 모습도 참 많이 달라졌다. 양가 부모가 차례로 손을 잡고 함께 입장했다. 어머님들은 촛불을 밝혔다. 신랑은 멋진 퍼포먼스를 하며 입장했다. 주례가 없이, 신랑과 신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