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백제' 부여서 다시 깨어난다

'세계유산 백제' 부여서 다시 깨어난다

1955년 '민간 주도' 시작, 올해로 '환갑'…세계유산 등재 후 '첫 행사' 행사장 시가지 이전 '도심형 축제'로…정림사지 '백제의 美' 경관 조명 '백미'

  • 승인 2015-09-16 13:16
  • 신문게재 2015-09-17 12면
  • 부여=여환정 기자부여=여환정 기자

제61회 백제문화제가 '1400년전 대 백제의 부활'이라는 주제와 '백제 다시 태어나다'라는 부제로 오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부여군과 공주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진취적인 기상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왕국 백제의 역사와 문화, 예술혼이 1400년 후 현대에서 새롭게 펼쳐진다. 사람의 나이로 비유하면 환갑을 맞이하게 되는 백제문화제는 지난 6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60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의 백제문화제는 대한민국 12번째이자 충남 최초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후 처음으로 펼쳐지는 행사로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백제문화제의 기원은 1955년 부여에서 찾을 수 있다. 부여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부여 부소산성에 제단을 설치해 백제 3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에게 제향하고 백마강에 몸을 던진 백제 여인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낙화암 아래 백마강에서 수륙재를 열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제의의 성격으로 시작된 백제문화제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발전해 왔다.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축제를 관광 상품으로서 지역의 경제적 발전, 지역 홍보, 지역의 단합, 문화 예술 향유 제공 등을 위한 중요한 방안의 하나로 여기는 상황에서 그 당시 민간주도로 시작된 백제문화제는 훌륭한 선견지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부여의 제61회 백제문화제는 지난 60회 행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60년 도약을 위해 고대 동아시아의 강국 백제를 재확인하고 세계유산 도시의 위상을 확립해 고품격 명품 축제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를 계기로 부여군에서 펼쳐지는 제61회 백제문화제는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 '교육'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재현과 전시 중심의 볼거리, 체험과 경연 중심의 놀거리, 흥미와 감동 중심의 즐길거리, 참여와 학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등을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부여 백제문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행사장을 구드래에서 부여읍 시가지로 옮기는 것이다. 그동안 구드래 둔치에서 개최되었던 백제문화제를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석탑로 등 시가지로 이전되어 백제인의 일상생활을 현재에 재현하고 유적 및 경관을 활용하며 지역상권 활성화와 연계하는 도심형 축제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행사장은 부소산성과 관북리유적, 석탑로, 정림사지가 될 예정이다. 정림사지에는 주무대와 전통무대, 전시·체험 공간, 야외전시관 등이 들어서며 석탑로 구간은 차량을 통제하여 체험장과 공연 등이 있는 문화 공간으로 꾸며진다. 그리고 부소산에는 숲속공연장과 제례교육 공간이, 관북리유적지구에는 야외공연장, 전통놀이 공간이 준비되며 구드래조각공원 옆 주차장은 굿뜨래 알밤축제 장소로 활용될 계획이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백제역사문화행렬, 계백장군 출정행렬, 백제인 대동행렬을 준비하고 있으며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부소산 산성 밟기 등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백제문화제의 시원격인 제례의 교육적 효과에 착안하여 삼충사, 궁녀사를 제례 체험장 및 교육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그 중 올해 백제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경관조명이라고 할 수 있다. 주무대가 설치될 정림사지에는 백제의 미를 표현할 수 있는 부드러운 색감의 조명을 설치하여 백제왕궁에 온 듯한 우아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신명의 거리인 석탑로 일원에는 백제 저잣거리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화려하고 다양한 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관북리 유적지구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통미가 조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사 등을 활용한 경관시설로 세계유산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백제 역사의 보고(寶庫), 부여에서 펼쳐질 제61회 백제문화제를 미리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제불전은 25일 충화 천등산 고천제 혼불 채화를 시작으로 팔충제, 삼산제가 같은 날 거행되며 백제사비정도고유제(26일), 백제대왕제(28일), 삼충제(29일), 오천결사대 충혼제(30일), 궁녀제(10월 1일), 유왕산추모제(3일), 수륙대재(3일)로 이어지게 된다.

백제대왕과 중앙관직, 지방관직 등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퍼포먼스인 백제역사문화행렬(4일)과 계백장군, 오천결사대가 나·당연합군과 맞서 싸우기 위해 황산벌 전장으로 나가는 계백장군 출정식 및 출정행렬(2일)이 펼쳐져 당시 백제군의 위용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 읍면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전설, 설화 또는 지역특산물을 소재로 펼쳐지는 주민 참여 경연 퍼레이드인 백제인 대동 행렬을 준비하고 있으며, 663년 백강부근에서 나당연합군에게 대항하기 위해 백제부흥군과 왜의 지원군이 합세해 벌였던 국제 해상전투인 '백강전투'를 주제로 당시 백강전투 시 전몰 장졸의 넋을 위로하고, 그 당시 중국 낙양시, 일본 태재부시, 신라 경주 등 4개 도시간 문화교류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자 백강전투위령제를 준비 중이다.

문화 예술 공연으로는 개막 전날 국립 오페라단 갈라콘서트를 시작으로 행사 기간 중 '사비정도 경축공연 - 다시 태어난 백제', '뮤직페스티벌', '백제, 세상에 외치다', '시와 음악회', '히든 싱어 콘서트', '한일문화교류공연 - 백제춤의 귀향', '몽골 국립 칭기즈칸 마두금 오케스트라 공연', '백제 전통 무용의 밤' 등이 정림사지 주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이 외에도 지역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예술 단체공연 및 지역전통공연 등 백제의 혼을 깨우는 문화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백제문화제 기간 중 개최되는 경연 대회로는 전국 대학생 및 일반인 대상으로 백제 토기를 만들어 보는 '백제토기 경연대회'가 치러지며 충남도 및 부여군 지역 음식을 소재로 한 음식경연대회인 '충청남도 음식경연대회(3일)와 부여군 로컬푸드 음식경연대회(4일)'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퀴즈 프로그램인 '태학박사 선발대회', '제7회 대한민국 청소년 트로트 가요제', '부여군민 노래자랑(왕중왕전), '제25회 청소년 백일장·사생대회', '학생 농악 및 사물놀이 대회'등 다양한 경연프로그램이 행사를 풍성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림사지 옆 소나무 길에 제61회 백제문화제 야외전시관을 마련해 세계유산 등재와 백제역사문화를 테마로 한 전시 공간을 준비하고 있으며, 백제문화제 60년 포스터와 부여100년 사진을 전시해 과거부터 현대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도 조성한다.

'체험! 백제문화 속으로'라는 주제의 석탑로 체험프로그램은 초가형 목재 부스로 조성된 체험장에 백제의 문화·놀이 등을 소재로 2종 27개 종목을 마련하였으며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부소산에는 숲속공연장의 초랭이상단 마당극, 야외공연장의 프린지공연, 왕가의 행렬 등 퍼레이드와 수문장 퍼포먼스 등이 펼쳐질 예정이며 부소산성 밟기 체험, 궁녀사·삼충사 헌화 및 분향 체험, 세계유산등재 축하메시지 쓰기 등 여러 체험과 전시장을 마련해 부소산을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구성했다.

석탑로에서는 버스킹 공연, 밴드, 광대, 마술, 버블쇼 등의 거리 공연과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어린이 공연극, 야간 LED 의상을 활용하는 사비 야행(夜行) 퍼레이드, 백제인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연기자들로 구성한 거리 재현극,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전래 놀이 재현 프로그램과 교류왕국 전통 마술 페스티벌 등 알차게 구성한 프로그램이 석탑로를 활기찬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백제문화제 기간 병행행사로는 굿뜨래 농식품 및 가공식품을 홍보·판매하는 '굿뜨래 농민장터 홍보·판촉행사'와 전국 생산량 1위의 부여 굿뜨래 밤 직거래 장터인 '제10회 굿뜨래 알밤축제'가 열린다. 그리고 보건소 '웰빙건강관'에서 무료 건강 체크 및 상담을 할 수 있으며 선진농업기술 분야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친환경 창조농업기술전시관', 연잎주 등 백제술 품평 및 시음을 해볼 수 있는 '백제술 품평 및 시음회', '백제의 색' 전시(국립부여박물관), 세계유산등재 유적관련 관광기념품 전시 및 백제역사유적지구 전시(부여관북문화공간)가 함께 열릴 예정이다.

많은 지역축제 중 백제문화제는 반세기가 넘는 명맥을 이어 왔으며 오늘날 국내 대표적인 역사문화축제로 성장했다. 추석 연휴와 함께 시작되는 올해 제61회 백제문화제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방문해 즐기기에 알맞은 축제가 될 것이다.



부여=여환정 기자 yhj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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