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는 숟가락질…남는 쌀 135만t, 식량안보 위협

나라를 지키는 숟가락질…남는 쌀 135만t, 식량안보 위협

탄수화물 오해와 대체식품 탓…소비 줄었는데 재고는 계속 쌓여 가격 떨어지고 직불금 지출 증가…1인당 소비 늘려야 문제 해결

  • 승인 2016-05-29 13:18
  • 신문게재 2016-05-30 11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유일하게 100% 자급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 쌀이 최근 3년 연속 풍작과 이월재고량 증가, 쌀 소비량 급감으로 공급과잉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는 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쌀 산업에 종사하는 부문과 농업·농촌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당장 쌀농사를 줄이는 것도 방안이지만 장기적으론 식량안보도 문제다.

▲쌀 재고 쌓이고 소비 주는 이중고=2015 양곡연도말 기준 정부 쌀 재고량은 135만t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권장 재고량 72만t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문제는 2016 양곡연도에는 그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990년 이후 연평균 벼재배 면적은 1.8% 줄었으나 1인당 쌀 소비량은 2.5%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연속 풍작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작년 국민 1인당 소비량은 62.9㎏으로 전년대비 3.4%나 줄었다.

UR(우루과이라운드)협정 이후 쌀 관세화 유예 대가로 도입한 의무수입량은 1995년 5만1000t에서 2014년 40만9000t으로 증가했다. 쌀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에서 의무수입량은 국내 쌀 재고 누증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쌀 과잉재고는 쌀값 하락 요인으로 농가 소득은 물론 쌀 산업에 종사하는 산지유통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쌀 재고 10만t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316억원으로 추정되며 재고증가는 수확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변동직불금 지출 증가 요인이 된다.

▲쌀 재고 해결은 소비뿐=쌀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을 늘리는 것이다.

2015년 통계청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으로 국민 1인당 1일 쌀 소비량은 172.4g이다.

1970년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36.4㎏이던 것을 감안하면 53.9%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다.

2005년 221.2g이던 국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2010년 199.6g으로 200g대가 깨진 이래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평균 밥 한공기를 100g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밥을 두공기도 먹지 않는다는 얘기다.

쌀 소비량이 급감하는 주요 원인은 쌀(탄수화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오해, 외식 및 대체식품(밀가루) 수요 증가, 젊은층의 쌀 외면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쌀 오해마세요=하지만 쌀은 밀가루 음식에 비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비만을 줄여주고 혈당량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하지 않아 당뇨 예방에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 등 성인병 예방과 더불어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 암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글루텐프리(free)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건강식이나 다이어트 제품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글루텐은 일부 사람들에게 소화장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글루텐이 없어 소화가 잘 되는 쌀은 밀을 대체하기에 가장 적합한 곡물로 미국·캐나다·유럽 등 빵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농협의 쌀소비촉진운동=전국 소비자단체가 주최하고 농식품부가 후원하는 2015년 고품질 쌀 12대 우수 브랜드 수상에서 농협 충남지역본부의 3개 쌀 브랜드가 선정됐다.

1등은 보령통합RPC의 만세 보령쌀, 10위는 서천통합RPC의 서래야쌀, 12위는 영인·둔포농협의 아산 맑은쌀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쌀의 공통점은 품종이 모두 '삼광'이라는 점이다.

충남농협은 미곡종합처리장(RPC) 연석회의를 통해 각 농협별로 2017년도 수매품종을 삼광을 비롯한 2~3개 품종으로 선정하고 2016년산 수확기 이전에 고시할 예정이다.고시하지 않은 품종은 2017년부터 수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유찬형 농협 충남지역본부장은 “우리나라 쌀 문제는 곧 농업·농촌·농민과 직결되는 것으로 쌀 자급기반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아침밥먹기운동, 밀가루 음식을 쌀 음식으로 대체하기, 젊은층 기호에 맞는 고품질 쌀 품종으로 생산하기 등 쌀 소비촉진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소중한 쌀 자급기반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건설건축자재협회 'AI 전문가 초청강연' 개최
  2. [기고]대형복합화력 증설 멈추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을
  3. 대전대 펜싱팀, 대통령배 전국펜싱선수권대회 에뻬 단체전 3위
  4. 세종시의회 100회 임시회 "힘차게 나아갈 것"
  5. 충남대-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중국서 그린바이오 인재 교육
  1. 폐교 예정 대전 성천초 주민 편의 복합시설 추진 협약
  2. 대전시감염병관리지원단, 재가노인지원기관과 보건 업무협약
  3. 한밭대 RISE 사업단, 플라즈마 표면처리 국제자격증 합격자 4명 배출
  4. 이너사이드, 현대백화점 충청점서 '유얼거트' 팝업스토어 개최
  5. 전북은행 대학생 서포터즈 5기 해단식 진행

헤드라인 뉴스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속보>20일 대전 한 병원에서 만난 조한영(49·가명)씨는 이틀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 투석을 8년간 이어왔다. 월·수·금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 4시간동안 투석을 받고 나면 체중은 많게는 3㎏까지 빠지고 어지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이 먼저 나빠졌고, 오른쪽 눈은 실명했으며, 발에도 질환이 생겨 깁스처럼 발 전체를 감싸고 목발을 짚어서야 겨우 걸음을 뗀다. 투석은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집과 병원을 오가는 병원의 교통편의 제공마저 앞으로 중단되면 혼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는 심각하게..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주말인 23~24일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무더위가 이어질 가운데 내륙 곳곳에 국지적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2호 태풍 '링링'이 동북 동진 중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본 남동쪽 해상 가장자리를 따라 규슈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23~24일)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결합해 한반도 고기압이 두터워지며 지금보다 온도가 1~2도 더 올라 폭염이 다소 강화된다. 또한, 내륙 중심에 5~40㎜의 국지적 소나기가 내리겠다. 특히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에..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